누구와 함께 하고 싶은가

내 삶의 궁극적인 목적

Dec 5. 2025

사장의 한 마디에 전무와 이사가 깍듯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저는 권력이란 것이 대단한 거란 사실을 깨달았지요. 이후로 저는, 권력 있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또한 권력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었고요.

돈 많은 사람의 여유와 힘을 본 적도 있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권력이고 뭐고 다 필요없구나. 돈 많은 놈이 최고구나! 이후로 저는, 돈 많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저 또한 돈만 많으면 그만이란 생각으로 살았지요.

어떤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자신이 지향하는 삶이라 여기면 틀림이 없습니다. 권력가와 함께 하고 싶다면, 자신도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고요. 돈 많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면, 자신도 돈을 추구하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큰 실패를 겪으면서, 권력도 부질없고 돈도 부질없단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권력과 돈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무너질 때, 주변 사람들도 함께 잃게 되는 겁니다.

저는 지금, 글 쓰고 책 읽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주변에 독서와 글쓰기를 삶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그런 삶을 추구합니다.

읽고 쓰는 삶은 완성도 없고 무너짐도 없습니다. 끝도 없이 배우고 익히며, 조금씩 더 나아지는 것뿐입니다. 때로 내가 많이 부족하구나 느끼기도 하고요. 또 때로 이전보다 많이 늘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채워지는 느낌. 이런 기분이 좋아서 계속 읽고 쓰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가. 어떤 삶을 추구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결국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라는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저 스스로 묘지 앞에 새길 문장을 적고 싶어서 자주 고민합니다. 이런 고민이 지금을 살아가는 태도를 바르게 잡아주곤 하지요.

SNS만 열었다 하면, "한 달에 얼마를 벌 수 있다!"라는 광고가 꼭 한 번 이상 눈에 띕니다. 더 눈이 가는 것은, 그런 광고 아래에 끝도 없이 달리는 댓글입니다. 다들 정보를 원한다고 남깁니다. 관심 많다는 뜻이겠지요.

의문입니다. 정말로 그 일을 하면 한 달에 수억을 벌 수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광고하는 사람은 대체 뭐가 아쉬워서 그런 광고를 열심히 하고 있는 걸까요? 사람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데 열심인 것 같지만, 그것이 과연 진실인가 꼭 묻고 싶습니다.

과거 큰 실패 끝에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돈은 반드시 정도를 걸어야만 얻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당당하게, 한 치의 속임도 없이 벌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돈이 오래 지속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하는 이가 누구냐고, 그를 왜 존경하느냐고 물었던 적 있습니다. 충격적인 대답을 들었지요. "돈 많잖아!"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달라진다 하지만, 돈이 많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존경한다는 건 참으로 실망스러운 대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자신도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돈만 많으면 전부인 그런 삶을 추구한다는 뜻이 될 테지요.

돈 많던 사람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습도 보았고요. 힘들고 어렵게 살던 사람이 끝내 자수성가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돈은 삶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이 바라는 궁극적인 인생의 목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든 순간을 근사하게 여기고 응원할 수 있는 삶이어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