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에서 벗어나 맑은 인생으로
스마트폰과 SNS, 숏츠 영상에 푹 빠지는 이유는 결국 즐거움 때문입니다. 술자리, 모임 등에 쉴 새 없이 나가는 이유도 즐거움 때문입니다. 회사 방침이나 조직의 규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식에 참여하는 경우도 없지 않겠으나, 그 외 대부분은 즐거움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겁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즐거움은 대단히 큰 동기가 됩니다.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서, 건강을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성장이나 성공을 위해서. 이런 목적으로 행하는 모든 일에 대해 어렵고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즐거움이 덜하기 때문이겠지요.
아쉽게도, 즐거움의 많은 영역이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술, 도박, 여색, 낭비, 영상이나 미디어, 각종 모임 등은 행위 그 자체로만 즐거울 따름입니다. 행위가 끝나고 나면 후회합니다. 그러고는 다시 기회가 생기면 또 즐거움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지요.
술을 진탕 마셨습니다. 어쩌다 만취한 게 아니라, 술만 마셨다 하면 정신을 잃었지요. 일 년 중 300일 취해 있었으니, 중독도 그런 중독이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숙취에 시달리며, '괜히 마셨다. 앞으로는 술을 좀 줄여야겠다' 다짐했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 되면 다시 또 술 생각이 났습니다.
그야말로 알코올 중독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돈과 시간, 그리고 저의 모든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았습니다. 술에 취한 정신으로 무슨 올바른 판단과 선택과 결정을 내릴 수 있었겠습니까.
제 실패의 8할은 술 때문이었습니다. '술 때문에'라는 핑계가 아니고요. 술을 마실 때마다 제 안에 있는 본성이 그대로 튀어나왔다는 뜻입니다. 제 안에는 늘 분노, 조급함, 질투, 시샘, 폭력성, 불안함,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했거든요. 술을 마시면 간신히 막고 있었던 저의 이성이 해제되고, 제 안에 가득한 부정적 감정이 마구 튀어나왔습니다.
술 마시고 지갑이나 핸드폰 혹은 옷이나 가방 잃어버린 건 뭐 셀 수도 없을 정도이고요. 택시 기사나 길거리 오가는 사람들, 그리고 식당 종업원이나 사장들과 시비가 붙어 싸움박질했던 경우도 수없이 많습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지요.
한밤중에 비틀거리며 도로 건너다가 죽을 뻔했던 적도 여러 차례입니다. 추운 날씨에 대리 기사 가고 난 후 차에서 그대로 잠들어 객사할 뻔했던 적도 많습니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건강은 갈수록 나빠졌고, 가족에게 걱정 끼친 건 말도 못할 정도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 준 것도 일일이 손에 꼽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것이지요. 지금 돌이켜봐도 끔찍합니다.
2019년 9월 8일. 서울에서 작가탄생 300호를 기념하는 축제의 장이 열렸습니다. 대표 인삿말을 하는 자리에서 저는, 마이크를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30년 넘게 퍼마셨던 술을,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끊겠습니다!"
6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단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술자리를 일부러 피한 것도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과 어떤 자리에서 어울리더라도, 제 앞에 갖은 종류의 술이 널려 있어도, 누가 정중히 "딱 한 잔만"을 권해도, 저는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참은 것도 아니고, 억지로 피한 것도 아니고, 술 생각이 간절했던 것도 아닙니다. 저는 금주를 선언한 후, 제 삶을 술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다행히, 이런 마음이 자연스럽게 혀를 묶어 처음부터 술을 단호히 끊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 좋아하던 술을 어찌 단번에 끊을 수 있었는가. 손발이 오그라드는 얘기일 수도 있겠으나, 저는 그 이유를 단연코 독서와 글쓰기라 말합니다. 취미가 아니라 제 업이니까 매일 치열하게 읽고 쓸 수밖에 없었는데요. 술을 끊고 나니 무엇보다 시간이 남아돌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시간을 읽고 쓰기에 할애하게 된 겁니다.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읽고 썼습니다. 일 년에 한 권씩 꾸준하게 책을 출간했고, 강의는 월 평균 25회나 진행했으며, 매월 진행하는 강의 자료를 어김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만들었습니다. 술 마시던 시간을 모조리 자기 성장과 계발에 쏟아부은 겁니다. 삶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지끈거렸던 머리가 어느 순간부터 맑고 개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 머리가 이렇게 가벼울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숙취가 전혀 없으니, 하루를 온전히 내 것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요. 저는 이제 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로 이 글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술을 퍼마셨던 이유는, 현실을 잊고 마냥 즐거움에 빠져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오직 술에 취한 그 순간만 즐거웠을 뿐, 나머지 시간은 괴롭고 불행했습니다. 그래서 밤만 되면 또 술을 찾았던 거지요.
지금은 다릅니다. 책 읽고 글 쓰는 데에는 술 취해 정신 잃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내 안을 가득 채우고, 깊이 사색하며, 내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고차원적 재미가 가득합니다. 술은 마시는 순간만 재미 있지만, 독서와 글쓰기의 재미는 행위가 끝난 후로도 오래 지속됩니다.
쓰다 보니 마치 제가 무슨 조선 시대 선비인 양 뉘앙스가 흘러가는 것 같은데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도 한참 부족한 초보 독서가이자 초보 작가일 뿐입니다. 다만, 매일 읽고 쓰는 시간이 술에 취해 정신 잃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고 재미 있고 즐거움 가득하단 사실을 전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모임도 많고 술자리도 많을 테지요. 혹시, 과거 저처럼 술 때문에 힘들다는 사람 있다면,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제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자기 삶을 피폐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눈치 주고, 성과에 불이익을 주는 관계라면, 그런 사람들과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편이 자기 인생 위하는 길입니다. 실제로 지금은 그런 사람들 많지도 않을 테고요. 어쩌면 스스로 "어쩔 수 없다"라는 핑계로 술자리를 즐기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세상에는 술 말고도 즐거운 일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술 마시는 사람은 오직 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중독 아닌 중독으로 세월을 낭비하는 꼴이지요. 이번 기회에 술을 딱 끊고, 전혀 새로운 즐거움과 전혀 새로운 인생을 한 번 만들어 보길 권합니다.
술 자체가 나쁜 거라고 말하긴 힘들겠지요. 적당하게 한두 잔 마시는 게 뭐 그리 큰일이겠습니까. 다만, 절제하지 못하는 게 문제입니다. 내가 술을 마시면 아무 문제 없지만, 항상 술이 나를 마시니 감당을 못하는 겁니다.
술을 마시면 나만 망가지는 게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가족, 주변 사람들 모두 함께 피해 입습니다. 내가 술을 끊고 맨정신으로 삶에 집중하면, 주변 사람들 다 좋아집니다.
과거 오랜 시간 술을 퍼마시며 허공에 날려버렸던 제 인생에 대한 후회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내 소중한 삶을 그따위 알코올에 적셔 휘발하지 말고, 온전한 정신으로 공부하고 성찰하며 진짜 인생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조금씩 읽다 보면, 독서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란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자기 이야기를 몇 줄씩 쓰다 보면, 글쓰기도 충분히 행복한 행위임을 느끼게 될 겁니다. 읽고 쓰는 삶으로 숙취를 벗어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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