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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한 장면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

덮으면, 끝나면, 지나가면 그만이다

by 글장이


<북두신권>과 <드래곤볼>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 친구들이 학교에 가지고 온 만화책을 돌려가며 읽었습니다. 주인공의 어마무시한 실력, 악당을 쳐부수는 짜릿한 장면들, 아슬아슬한 위기.... 흥미진진한 만화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문제는, 만화를 다 읽고 책을 덮었는데도 그 장면들이 계속 눈앞에 아른거린다는 사실이었죠. 수학시간에도 권법이 휙휙 지나가고, 영어시간에도 손오공이 수퍼사이야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제 성적은 어땠을까요? 네, 맞습니다. 대학 입시에 떨어졌습니다. 공부한답시고 앉아 있어도 머릿속에 계속 만화 내용만 떠다녔으니 성적이 좋았을 리 없겠지요. 그렇게 저는 재수를 했습니다.


아무리 흥미진진하고 인상적인 장면이라 하더라도, 만화는 만화고 영화는 영화이며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상상의 영역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만화, 영화, 드라마의 한 장면을 탁 놓지 못한 채, 현실에서도 계속 그 장면들을 떠올리며 집중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가 많습니다. 인생 잘살기 위해서는, 공상과 현실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만화, 영화, 드라마 외에도 우리의 현실 감각을 빼앗아가는 치명적인 공상이 하나 더 있지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과거'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들입니다. 만화책을 탁 덮는 순간 현실로 돌아와야 하듯이, 지나간 과거는 잊고 현실을 살아야 합니다.


지난 주에 친구가 던진 한 마디, 작년에 어머니와 다퉜던 일, 5년 전에 아버지한테 서운했던 일, 10년 전에 나를 힘들게 했던 사건들. 이 모든 상처와 아픔은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만화 속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한 편일 뿐입니다.


지나간 일 자꾸 떠올리며 "지금도 힘들다"라고 말하는 것은, 만화책을 덮고도 여전히 드래곤볼을 떠올리는 상황과 다를 바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야 할 시간은 오직 '지금'입니다.


물론, 한 번씩 과거 일이 떠오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일어난 일을 떠올릴 때마다 여전히 아프고 힘들다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 영화 한 장면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드라마 한 장면을 떠올리며 슬퍼하면서, 그러면서 현실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태도는 공상에 빠져 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전과자 파산자입니다. 법정에서 파산 선고를 받던 순간, 법정에서 구속되던 순간, 감옥에 들어서던 첫 날.... 사업 실패와 더불어 제게 일어났던 모든 순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저는 매일 의식적으로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딱 하나뿐입니다. 과거와 현실을 분리하기 위함이죠. 의식적으로 상처와 아픔을 떠올리면서, '그래! 이미 다 지난 일이야!'라고 생각과 다짐을 반복합니다. 그러고나서, 지금 제 앞에 주어진 일들에 집중합니다.


만약 제가 과거 실패와 참담했던 시간들을 놓지 못한 채 살았더라면, 지금도 여전히 술에 빠져 흥청망청 인생을 낭비하고 있었을 테지요. 아니, 어쩌면 더 이상의 희망을 갖지 못할 정도로 망가졌을 수도 있을 겁니다.


과거에 고통 하나 시련 하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고난과 역경 겪으며 여기까지 왔을 테지요.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겁니다. 과거에 얼마나 고생했는가 하는 것은 지금의 삶에 하나도 중요할 게 없지요.


옛날 얘기 꺼내며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이는 없을 겁니다. 다들 그런 사람 보며 '꼰대'라 하지 않습니까. 나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간 일 들추며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것도 '꼰대'나 다를 바 없습니다.


당당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그것이 지나간 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지금 내 삶에 아무런 도움 되지 않는, 만화와 영화와 드라마 내용일 뿐이지요. 잠시 만화책을 펼칠 수는 있겠지만, 만화 내용 때문에 지금을 제대로 살지 못한다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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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얼마나 아팠습니까? 이런 질문은 인생에 하나도 도움 될 게 없습니다. 지금 어떤 목표를 향해 무엇을 하며 살아갑니까? 나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이런 것이지요. 오늘, 그리고 지금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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