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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으면 그 인생 고달프다

진짜 막 즐겁고 행복한

by 글장이


걱정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매일 술만 마셨습니다. 돌이켜보면, 걱정이 많아서 술을 마신 건지 술을 많이 마셔서 걱정이 많았던 것인지 분간하기 힘듭니다. 보통은 걱정이 많아서 술을 마신다고 말하잖아요. 걱정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왜 술을 마셨을까요? 순간적인 회피였지요. 도망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 시절의 저를 '비겁한 인간'이라고 부릅니다.


걱정 많았던 때는 또 있습니다. 감옥에 있을 때입니다. 매일 걱정을 했습니다. 밥 먹고 걱정만 했습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울렁거렸지만, 그럼에도 걱정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걱정하지 말아야지 결심하면서도 어느 새 또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출소 직후, 약 두 달 동안에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했지요. 저는 종일 집에 있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밥만 축내는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걱정병'에 걸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제 인생에서 걱정을 가장 많이 했던 시절을 꼽아 보니 이렇게 세 개 정도가 나왔네요. 아쉽기도 하고, 그 시절의 제가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아무튼 마음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러다 문득, 위 세 가지 내용에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걱정이 가장 많았던 세 번의 시간들. 저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살았습니다.


술만 마시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걱정이 많았습니다. 다음 날 일어나 숙취 때문에 빌빌거리고 자빠져 있으니 또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감옥에 있을 때, 허구헌날 가만히 앉아 있으니 걱정이 많을 수밖에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니 머릿속은 온통 걱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출소 직후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았지요. 가만히 앉아 있고 누워 있으니 걱정 말고는 달리 할 것이 없었던 겁니다.


움직이는 사람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행동하는 사람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실행하는 사람은 걱정할 틈이 없습니다. 마라톤 경기 중에 걱정하는 선수 없고, 농구 경기 중에 걱정하는 사람 없고, 시험 치르고 있는 학생 중에 걱정하는 사람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그 일을 하는 동안'에는 걱정을 할 수가 없는 것이죠. 우리가 하는 걱정은 늘 '그 일을 하기 전이나 후'에 일어납니다.


걱정이 많은 사람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당장 그 일을 하면 되고요. 마땅히 할 일이 없다면 산책이나 운동이라도 해야 합니다. 몸을 바삐 움직이면 "걱정"이 "아이디어"로 바뀝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때부터는 실행에 탄력을 받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걱정은 점점 사라집니다. 어느 순간 자신을 돌아보면 아무 걱정 없이 실행에 몰입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술 마시면서 회피하던 시절, 감옥에 앉아 머리가 뽀개지도록 걱정만 하던 시절, 출소 후 집에 누워 근심만 했던 시절...... 그 많은 시간 동안 수도 없이 반복했던 걱정들은 제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걱정했던 시간 다 모아서 다시 쓸 수 있다면, 아마 저는 지구를 구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아니다 싶은 것은, 틀렸다 싶은 것은, 최대한 빨리 직시하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 동안 살면서 걱정 많이 해 봤지 않습니까. 도움이 되던가요? 상황이 달라지던가요? 아무런 도움도 변화도 일으키지 못한 채 그저 마음만 아프고 괴로울 뿐입니다. 그렇다면, 걱정이 도움되지 않는 해악임을 명확히 알았을 테고, 이제는 바꿔야지요.


걱정은 우리의 의식을 부정적으로 흐르게 하고, 말과 행동을 움츠러들게 만들어 모든 일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걱정 많은 사람은 일도 제대로 못합니다. 걱정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걱정은 백해무익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무슨 도인도 아니고, 걱정을 하나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다만, 지금 내가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무엇이든 실행하는 습관을 의도적으로 키워야 합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는 게 마땅한 태도니까요.


글쓰기/책쓰기 수업에 참여하는 우리 작가님들 중에도 걱정 많은 사람 꽤 있습니다. 걱정의 종류는 다양합니다만, 특이한 것은 '쓰지 않는 사람'들이 걱정을 더 많이 하더란 사실입니다. 또한, 쓰기 전에 걱정하고 다 쓴 후에 걱정하는 사람은 있어도 쓰는 중에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글 쓰는 것에 대해 걱정이 된다면, 지금 당장 책상 앞에 앉아 뭐라도 써 보세요. 그럼 걱정은 사라질 겁니다. 머리 아프지 말고 손목이 아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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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없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실행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진짜 막 즐겁고 행복한, 그런 첫 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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