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들보다 딱 10%만 더 알면 강사가 될 수 있습니다
강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고민이 있습니다. 내가 과연 남을 가르칠 자격이 있나. 박사 학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분야에서 수십 년을 일한 것도 아닌데, 누군가 앞에 서서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게 부담스러운 것이지요. 이 마음이 커지면 공부만 하다가 정작 강의 한 번 못 해 보고 포기하게 됩니다.
저는 더했습니다. 글쓰기 강의를 시작하기 전, 나보다 잘 쓰는 사람은 세상에 널렸는데 내가 뭘 가르치나 하는 생각. 게다가, 저는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이라는 루저의 수식어를 달고 있었지요.
그런데 막상 첫 강의를 진행하고 보니, 제가 했던 걱정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수강생들이 원하는 건 구름 위의 천재가 아니었습니다. 자신보다 딱 한 걸음 앞서가면서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면 충분했던 것이지요.
전문성에 대한 부담이 생기는 이유는 강사를 그 분야의 꼭대기에 선 사람으로만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하고, 세상 모든 지식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움츠러들 수밖에 없습니다. 수강생들이 원하는 건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가르치려는 대상이 되는 사람들보다 딱 10%만 더 알고 있어도 충분히 좋은 강사가 될 수 있습니다.
첫째, 쉬운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문 지식이 너무 깊으면 오히려 초보 수강생과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초보자가 뭘 모르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반면 이제 막 그 단계를 지나온 사람은 입문자가 겪는 어려움과 궁금증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수강생들이 이해하기 쉬워했던 설명은, 책에서 읽은 이론이 아니라 제가 직접 겪고 쉬운 말로 바꿔서 전한 경험이었습니다. 10% 더 공부해서 알아낸 쉬운 비유와 설명 방식이 수강생에게는 최고의 강의였던 겁니다.
둘째, 수강생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너무 대단한 전문가의 강의를 들으면 감탄은 하지만, 정작 해 볼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나보다 조금 앞서간 강사가 해내는 과정을 보면 나도 조금만 하면 저 정도는 되겠다는 힘이 생깁니다. 이게 10% 공식의 핵심입니다.
셋째, 강사 스스로가 가르치면서 더 강해집니다. 가르치는 게 최고의 공부라는 말은 진짜입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채워 넣는 마지막 10%의 지식이 강사의 실력을 크게 올려줍니다. 완벽해진 뒤에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가르치면서 완벽해지는 길을 택하는 겁니다.
그래도 지식이 부족하다 느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걱정된다면 강의 범위를 좁히면 됩니다. 넓고 얕은 지식을 뽐내려 하기보다, 아주 구체적이고 작은 주제 하나를 정해서 그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알려주는 방식을 택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전체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 하나로 팔로워 늘리는 법'처럼 범위를 좁힙니다. 이렇게 하면 내가 가진 지식만으로도 충분히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수강생의 만족도도 훨씬 올라갑니다.
저도 처음에는 글쓰기 전체를 가르치려 했습니다. 그랬더니 강의가 얕았습니다. 범위를 좁혀서 초보 작가가 첫 책을 내는 과정에만 집중했더니, 그때부터 강의가 단단해졌고 수강생들의 만족도도 확 달라졌습니다.
자격은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습니다. 지금 유명한 강사들도 첫 무대에서는 전문성 걱정에 목소리가 떨렸을 겁니다. 전문성이란 단순히 지식의 양이 아니라, 내가 아는 걸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값지게 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부족함을 부끄러워하며 숨기기보다, 내가 먼저 겪은 시행착오를 나누겠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수강생들은 강사의 학력이나 경력보다, 나를 바꿔줄 딱 하나의 방법에 더 집중합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소한 노하우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이 반드시 어딘가에 있습니다.
대중보다 딱 10%만 더 알면 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첫 강의안을 써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강의는 '나 뽐내기'가 아닙니다. 나의 경험과 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행위지요. 돕겠다는 본질만 놓지 않으면, 우리는 이미 훌륭한 강사가 될 자격 충분합니다.
단, 건방 떨고 자만하는 건 움츠러드는 것보다 더 나쁜 태도입니다. 늘 부족하다 생각하며 부지런히 공부하는 자세. 그러면서도 무대 위에서는 당당하게 수강생들을 돕는 태도. 이 균형을 잘 잡는 것이 멋진 강사의 출발점이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