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는 글쓰기

사건 발생 순서대로 쓰면 읽는 사람이 결론을 짐작해버립니다

by 글장이


글쓰기 경험이 부족한 초보 작가일수록 글을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쓰는 경향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이랬고, 청년기에는 저랬고, 지금은 이렇다. 이런 구성은 안전해 보이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방식입니다. 이유와 결과가 너무 뻔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제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 순서대로 나열했지요. 다 쓰고 읽어 보면 지루했습니다. 앞부분을 읽으면 뒷부분이 짐작되니까 끝까지 읽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글쓰기 코치 입장에서 초보 작가들 원고를 봐주면서도 같은 문제를 반복적으로 발견했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쓴 글은 하나같이 밋밋했고, 과거와 현재를 섞어 쓴 글이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순서대로 쓰면 왜 밋밋할까요?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면 글 쓴 사람의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지 못합니다. 현재의 성취와 과거의 바닥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읽는 사람은 그 사이 간극을 연결하기 어렵습니다. 과거 고통과 현재 기쁨이 바로 옆에서 부딪힐 때 나오는 힘이 있는데, 순서대로 쓰면 그 힘이 빠져버리는 거지요.


평면적인 시간 구성은 글 쓴 사람의 삶을 밋밋한 기록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읽는 사람이 글 쓴 사람의 성장에 깊이 빠져들 기회를 없애는 겁니다.


독자의 시선을 끝까지 붙드는 방법은, "현재와 과거를 엮어서 겹겹이 쌓는" 겁니다. 현재의 결정적인 순간에서 시작해, 그 이유를 과거 장면에서 찾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깨달음을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첫째, 현재의 강한 장면에서 문을 엽니다. 강렬한 현재의 모습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오늘 나는 1,000명 앞의 무대에 섰다" 이렇게 현재 결과를 먼저 보여줍니다. 읽는 사람은 이 사람이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을까 궁금해합니다. 현재를 질문으로 던지는 단계입니다.


둘째, 현재와 반대되는 과거로 확 넘어갑니다. 현재의 화려함과 다른 과거의 어두운 지점을 바로 다음에 놓습니다. "10년 전 오늘, 나는 고시원의 좁은 침대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컵라면을 뜯고 있었다." 시간 사이의 차이가 클수록 읽는 사람이 느끼는 충격이 커집니다.


셋째,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 고리를 놓습니다. 그냥 시간만 옮기는 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꿰뚫는 핵심 느낌이나 물건을 연결 장치로 씁니다. "그때의 컵라면 냄새와 지금 강연장의 열기는 다르다. 나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었다." 이런 식으로 잇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과거와 현재의 오가기가 그냥 회상이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하는 연결로 느껴집니다.


넷째, 현재로 돌아와서 그 시간의 뜻을 마무리합니다. 읽는 사람이 과거 이야기를 통해 글 쓴 사람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그 시간이 무슨 뜻이었는지 짚어줍니다. "10년 전 그 눈물 젖은 컵라면이 없었다면, 오늘 내 목소리에 이토록 단단한 확신이 실릴 수 있었을까" 과거와 현재가 만나서 하나의 큰 메시지로 모일 때 글이 완성됩니다.


과거와 현재를 섞으면 뭐가 달라질까요? 글이 입체적으로 변합니다. 평면적으로 그저 나열만 할 때는 느낄 수 없던 긴장감이 생깁니다. 읽는 사람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에서 나오는 불꽃을 따라 글을 읽게 됩니다. 이 구성이 읽는 사람을 끝까지 붙드는 힘입니다.


글 쓴 사람의 변화가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현재와 과거를 나란히 놓으면, 설명하지 않아도 읽는 사람은 그 사이의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나는 많이 변했다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10년 전과 지금을 옆에 놓는 게 훨씬 강렬합니다.


읽는 사람이 자기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글 쓴 사람이 10년 전을 이야기하면, 읽는 사람도 자신의 10년 전을 떠올립니다. 글 쓴 사람의 개인 이야기가 읽는 사람의 이야기와 겹쳐지는 순간입니다. 이 겹침이 공감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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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다른 과거의 장면 하나를 찾습니다. 교차 구성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겁니다. 시간의 차이가 클수록 글의 농도가 짙어집니다. 지금 쓰고 있는 글의 주제를 놓고, 오늘의 나와 다른 과거 장면 하나를 떠올려 보면 됩니다. 그 장면을 지금과 나란히 놓는 것이 입체적 구성의 기본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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