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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아마추어

부족하고 모자란, 그러나 계속하는

by 글장이


첫 번째 책을 집필할 때, 그리고 출간할 때...... 많이 망설였고 두려웠습니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초보 작가님들 많을 텐데요. 저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이런 글을 사람들이 읽어주기나 할까, 내 글솜씨로 책을 내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독자들이 비난하고 욕하면 어쩌나, 더 다듬고 수정해서 출간해야 하는 건 아닐까......


만약 그 때 제가 첫 책을 세상에 내놓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의 저는 없을 겁니다. 어쩌면 아직도 책을 낼까 말까 고민하고 주저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출간. 바로 이것이 우리가 내려야 할 가장 중요한 결단입니다. '완벽하지 않은'이라는 말이 거슬립니다. 찝찝합니다. 뭔가 성의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조급한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이 모든 부정적이고 불편한 생각을 과감히 접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완벽한 책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충 써서 막 내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렇게 해 줄 출판사도 없습니다. 자신의 수준에서, 자신의 현재 실력에서, 조금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해 집필하고 퇴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미련과 집착을 버리고 세상에 내놓을 결심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아마추어입니다. 박경리, 조정래, 시드니 셀던, 김 훈, 스티븐 킹...... 세상은 이런 사람들을 프로라고 부릅니다. 그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아마추어 작가 이은대가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합니다. 아마추어란 사실이 다행스럽고, 그래서 더 신나게 글 씁니다.


아마추어는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되니까 대충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고 했지요. 나름 최선을 다하지만, 부족하고 모자란 수준에 관해 겁 먹을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당당할 수 있습니다. 떳떳할 수 있습니다. 신나게 쓸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마추어의 특권입니다.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다울 때 가장 아름답고 멋있습니다. 아마추어가 프로의 흉내를 내는 것은 초등학생이 엄마 화장을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에 함께 하고 있는 모든 작가님들은 아마추어입니다. 스스로 아마추어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세상 편안하게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초보 작가들이 "프로처럼"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 노력은 가상하고 기특하지만, 자신이 프로의 수준이 아니란 사실에 절망하고 좌절하는 것은 절대 권할 만한 태도가 아니지요.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실력과 태도입니다. 아마추어는 프로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고, 또 일상 모든 시간과 노력을 올인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부족한 실력과 올인하지 않는 태도가 아마추어를 형편없이 취급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부끄럽게 여겨야 할 것은, 부족하고 모자란 점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노력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추어보다 더 못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저는 더 당당한 아마추어가 되려고 합니다. 실력도 부족하고,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저는 아마추어의 삶이 좋습니다.


잘했다 칭찬받으면 당연히 기분 좋고요. 못했다 욕 먹어도 아마추어라는 이유로 떳떳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늘 자유롭습니다. 신이 납니다. 저 스스로 제 삶에다가 무거운 멍에를 뒤집어 씌우지 않습니다. 아마추어니까 아마추어답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지요.


일곱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초기 작품들과 비교해 보니, 제법 많이 늘었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점점 나아지는 아마추어입니다. 성장하는 아마추어입니다. 그래서 제 자신을 대견하게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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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아마추어들께 전합니다. 프로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신이 "아름다운 아마추어"임을 인정해주는 것도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죠. 아마추어가 없었다면 프로라는 말도 존재하지 않았을 테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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