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아니라 정성과 태도입니다
유튜버 '쯔양'은 먹방 전문입니다. 그녀의 방송을 본 적 있는데요. 저 같은 사람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양의 음식을 싹 해치우는 걸 보고 혀를 내둘렀지요. 푸드 파이터에 등장하는 외국인들처럼 덩치가 어마어마한 것도 아닙니다. '작은 소녀'에 가깝지요.
의사들은 먹방 전문가들이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도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일반인들과 다른 왕성한 소화력이 그 동력이라 할 수 있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그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소화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른 속도로 먹어도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지요. 만약 제가 그렇게 먹는다면, 아마 한 끼만에 탈에 나고 말 겁니다.
책도 소화를 제대로 시켜야 하는 음식과 같습니다. 사람마다 책 소화력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쯔양처럼 엄청난 양의 책을 읽으면서도 다 이해하고 소화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책 한 권을 다 읽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책 소화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음식 종류마다 소화되는 시간이 다르듯이, 책도 장르마다 종류마다 난이도가 다릅니다. 쉽게 하루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는가하면, 일 년을 붙잡고 있어도 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이 있게 마련입니다.
라면 같은 음식은 후루룩 빨리 먹어도 그 맛을 다 알 수가 있습니다. 반면, 산채비빔밥이나 버섯 전골 같은 음식은 천천히 곱씹고 음미하면서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알 수가 있지요. 책도 다르지 않습니다. 빨리 읽어도 다 이해되는 책이 있고, 오랜 시간 묵묵히 음미하며 읽어야 하는 책이 있습니다.
책 소화력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책 종류마다 난이도가 다릅니다. 책마다 음미하는 속도가 다릅니다. 그러니, 무조건 하루 한 권!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마땅치 않습니다.
독서는 승부나 경쟁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책을 얼마나 빨리 읽든 상관없이, 나만의 속도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 동안 열 권 읽는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 한 페이지를 읽고, 한 가지를 제대로 실천하고, 그래서 더 나은 하루를 만들 수 있다면, 대체 뭐가 문제이겠습니까.
속도에 연연하지 말고, 읽는 행위 자체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나는, 이 책 한 권을 통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읽어야 합니다. 뭐 재미로 읽어도 아무 문제 없고요. 그 또한 자신의 선택에 달린 것이지요.
단, 이것 하나만큼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주변에 책 읽는 사람들 보면, 한두 장 읽다가 스마트폰 확인하고, 또 한 페이지 읽다가 카톡 보내는 그런 사람 허다한데요.
독서 속도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책 펼쳐놓은 채 딴짓만 열심히 할 거면 아예 읽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괜한 시간 낭비만 될 뿐이니까요. 책을 읽을 땐, 책에 집중해야 합니다. 책 읽는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책을 대하는 정성과 태도가 중요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