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글쓰기 스타일, 어떻게 찾을까?

문체를 발견하는 3단계 방법

by 글장이


첫 번째 단계는 좋아하는 글을 모으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가 왜 중요할까요? 내가 어떤 문체를 좋아하는지 모르면, 내가 어떤 문체로 쓰고 싶은지도 알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취향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글의 취향을 말해보라고 하면 답하지 못합니다. 어떤 글이 좋은지는 알겠는데, 왜 좋은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자기 문체를 찾기 어렵습니다. 기준이 없으니까요.


이러한 이유로, 자기만의 문체를 찾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좋아하는 글을 모으는 작업입니다. 책에서 마음에 와닿은 문장, 블로그에서 발견한 좋은 단락, 신문 칼럼에서 인상 깊었던 한 편. 이런 것들을 한 군데에 모아둡니다.


저는 노트에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계속 쌓아갑니다. 처음에는 뒤죽박죽이었는데, 수많은 문장을 모으다 보니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은 대부분 문장이 짧았고, 일상의 작은 장면에서 시작했으며, 거창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담담하게 끝났습니다. 저는 그런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이걸 알고 나니 제가 써야 할 방향도 같이 보였습니다.


이 작업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잘 쓴 글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 문장을 모아야 합니다. 객관적으로 훌륭한 글과 내 취향에 맞는 글은 다릅니다. 문학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글이라도 내 마음에 와닿지 않으면 그건 내 문체의 재료가 되지 않습니다. 모으는 기준은 오직 하나, 이 글을 읽었을 때 내 마음이 움직였느냐입니다. 이 기준으로 꾸준히 쌓아두면 어느 시점에서 자기 취향의 윤곽이 드러납니다.


두 번째 단계는 좋은 글을 따라 써보는 과정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 가끔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따라 쓰면 내 글이 아니라 남의 글이 되는 거 아니냐고 말이죠. 그런 걱정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따라 쓰기는 단순히 베끼기가 아닙니다. 좋아하는 글의 구조와 리듬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런 식입니다. 마음에 드는 한 편의 글을 고릅니다. 그 글의 문장 길이, 문단 구성, 어휘 선택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주제를 같은 구조로 써봅니다. 예를 들어 그 글이 짧은 문장 세 개로 시작해서 긴 문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면, 내 주제로도 같은 리듬을 따라갑니다. 내용은 전혀 다른데, 호흡은 비슷하게.


이 작업을 여러 작가의 글로 해 보는 거지요. 어느 작가의 구조는 손에 잘 맞고, 어느 작가의 구조는 영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이 감각의 차이가 중요합니다. 손에 잘 맞는 구조가 결국 내 문체의 기초가 됩니다.


피아노를 배울 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만든 곡을 연습합니다. 바흐도 치고 모차르트도 치고 쇼팽도 칩니다. 이 과정에서 손의 움직임을 익히고, 리듬의 감각을 몸에 새깁니다. 그 토대 위에서 나중에 자기만의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부터 자기 곡을 만들려고 하면 기본기가 쌓이지 않습니다. 글도 똑같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문장을 따라 써보는 과정이 자기 문체의 기본기를 만들어줍니다.


이 단계에서 많은 분들이 겁을 냅니다. 내 문체가 오염될까 봐 걱정합니다. 안심해도 됩니다. 이상한 일이지만, 여러 작가를 흡수할수록 오히려 누구와도 닮지 않은 자기만의 무언가가 나옵니다.


한 작가만 따라 하면 그 작가의 아류가 되지만, 스무 명을 따라 해보면 그 스무 명 중 누구와도 똑같지 않은 혼합물이 만들어집니다. 그 혼합물이 내 문체의 초벌이 됩니다. 흡수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내 감각에 집중해서 쓰는 습관을 들이는 일입니다. 앞의 두 단계를 거치고 나면, 이제는 자기 안으로 눈을 돌릴 차례입니다. 내가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가, 나는 어떤 장면에 반응하는가, 내가 어떤 단어를 입버릇처럼 쓰는가. 이런 것들을 관찰하면서 글에 의식적으로 담아보는 작업입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같은 주제로 세 번 쓰기' 연습을 오래 지속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기분에 대해 쓴다고 가정해 봅시다. 첫 번째는 누군가의 문체를 따라 씁니다. 두 번째는 신문 기사 스타일로 씁니다. 세 번째는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고 내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씁니다.


이 세 편을 나란히 놓고 보면, 세 번째 글에 내 진짜 감각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어떤 리듬, 어떤 표현 습관, 어떤 관점이 있습니다. 그것이 내 문체의 씨앗입니다.


이 씨앗을 의식적으로 키워가면 됩니다. 내가 자주 쓰는 비유, 내가 자주 사용하는 문장 구조, 내가 자주 돌아오는 주제. 이런 것들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더 발전시켜나가는 겁니다.


문체를 찾는다는 건 결국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다른 누군가처럼 쓰려고 애쓰는 대신,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에 반응하고, 어떤 리듬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가. 이 감각이 문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때 문체라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니 문체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 가깝습니다. 자기 자신을 얼마나 정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습니다. 문체는 조급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만난 작가들을 보면, 자기만의 문체가 선명하게 드러나기까지 대개 3년에서 5년이 걸렸습니다. 저도 비슷했습니다. 그동안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흔들리는 시간이 있었고, 그 흔들림 자체가 문체를 만드는 재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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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글이 별 특색 없는 것 같다는 고민이 든다면, 그건 오히려 좋은 신호입니다. 자기 색을 갖출 가능성 충분하다는 신호니까요. 위 과정을 충분히 거치면, 자연스럽게 내 글이 '내 글처럼' 보이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때까지 꾸준히 쓰면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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