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부터 하나씩
온라인으로 강의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컴퓨터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방송 장비에 대해서는 더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지요. 이창현 강사를 비롯해,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 몇 있었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무난하게 잘 진행했습니다. 늘 감사한 마음 품고 살아갑니다.
문제는, 시작할 때는 물론이고 급할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다 보니, 정작 저 자신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일이든, 전문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대해 기본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른 조치가 가능하지요. 평생 남의 도움만 받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또 그 사람을 부르면 되지 뭐, 안일하게 생각하다가는 결국은 곤혹을 겪게 됩니다.
두 달쯤 전인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뭘 잘 모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버튼'이 뜨는 걸 보고는 그냥 눌러버렸지요. 크게 달라진 것은 없구나 싶어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마이크 상태가 좀 이상했습니다.
온라인 줌(ZOOM) 강의를 할 때, 마이크를 세 개 사용합니다. 하나는 노트북 내장 마이크이고요. 다른 하나는 데스크용이며, 나머지는 이어 마이크입니다. 각각 사용하는 용도가 다르고, 이렇게 했을 때 입체적인 음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나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업그레이드 이후, 마이크 두 개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켜졌다 꺼졌다 저절로 마구 작동했고, 수강생들한테 선명하게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온라인 강의는 음향이 생명입니다. 화질이 좀 떨어져도 소리가 명확하면 수강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거든요.
거의 매일 강의가 있는데, 마이크 상태가 불량한 채로 진행할 수는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기만 하면 즉시 달려와 저를 도와주시던 이창현 강사님이 발목을 다쳤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도움을 청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싶었지요. 위문차 그의 집에 방문했습니다. 그 동안 저를 도와준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저는 혼자서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어젯밤, '강점 코치 공저 프로젝트' 2차 퇴고 안내 강의를 마친 후 마이크 시스템을 체크했습니다. 밤 10시가 넘어 시작했지요. 작심하고 문제를 해결해야겠다 덤벼들었습니다.
용어부터 시작해 잘 모르겠다 싶을 때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뒤지며 샅샅이 찾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았습니다.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겠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컴퓨터와 마주앉아 씨름을 한다는 건 엄청난 스트레스와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일입니다.
시간은 어느 새 새벽 두 시를 훌쩍 넘어가고 있었지요. 하나씩 체크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일일이 상태를 확인하면서...... 세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회생활 잘하려면 가정부터 챙겨야 합니다. 수학 잘하려면 구구단부터 외워야 하고요.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늘 하루부터 충실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기본이 가장 중요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일단 자신이 어느 정도의 기본을 알고 있어야 도움도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죠.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남의 도움에만 의지하다가는 정작 혼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얼어붙고 맙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기본을 공부해야 합니다. 기본에 철저해야 합니다. 기본에 확실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 대해 하나하나 파고들다 보니, 기술이란 게 엄청난 것이란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제 머리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도 없는, 딱딱 맞아떨어지는 시스템 구축과 기반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지요.
현대 사회 문명이란 것이 인간을 이토록 편리하게 만들었는데도, 저는 '감탄하기'를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하는 분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대단합니다!
글쓰기/책쓰기 강의를 하면서 수많은 수강생을 만났습니다. 알아서 척척 잘하는 사람 있는가 하면, 몇 번을 반복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메일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고, 한글 파일도 다루지 못하며, 카페 가입도 힘들어합니다. 그럴 때마다 설명을 하기는 하지만, 제 속마음은 타들어갑니다.
왜 이해를 못할까?
왜 내가 하는 말에 집중하지 않는 걸까?
왜 맨날 딴소리일까?
이런 생각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제대로 가르쳐줘도 집중하지 않고 연습하지 않아서 못알아듣는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마이크 시스템을 바로잡느라 새벽 두 시까지 끙끙대다 보니, 그제야 그들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람마다 자기 분야라는 게 따로 있습니다. 저는 글을 조금 쓸 줄 압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고작 글쓰기 하나 좀 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답답함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습니다. 제버릇 하루아침에 고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는 매 순간 '마이크'를 떠올리며 겸손할 줄 알아야겠다 다짐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을 때, 이를 이겨내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기본으로 돌아가 하나씩 천천히 매듭을 푸는 일입니다. 조급한 마음 내려놓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으로는, 무엇이 되었든 그 날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감정에 치우쳐 다 때려치우겠다는 생각 절대 금물입니다. 사흘만 지나면 달라질 감정 때문에 중요한 일을 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두 시간 자고 일어났습니다. 모니터를 하도 뚫어져라 쳐다보았더니 눈이 네모가 된 것 같습니다. 마이크 시스템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짜잔! 속이 다 시원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