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세상에서
시중에는 글쓰기/책쓰기 관련 도서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찾아 봐도 수많은 방법론이 떠돌고 있지요.
예를 들면, 어떤 책에서는 문장을 짧게 쓰라고 하고, 또 어떤 책에서는 문장의 길이 따위는 아무 상관 없다고 합니다. 부사와 형용사를 가급적 쓰지 말라는 책이 많지만, 간혹 꾸미는 말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도 글쓰기 실력이라고 강조하는 책도 있습니다.
철저하게 구성에 맞춰 집필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작가도 있고, 손 가는 대로 마구 써야 한다고 말하는 작가도 있습니다. 첫 문장에서 승부를 걸라고 조언하는 책도 있고, 퇴고할 때 고쳐도 되니까 일단은 대충 쓰라고 하는 책도 많습니다.
이제 글을 한 번 써 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초보 작가들은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 것일까요? 누구 말이 맞습니까? 어떤 책이 정답일까요?
비단 글쓰기/책쓰기 뿐만 아닙니다. 연애, 취미, 습관, 루틴, 인간관계, 공부법, 독서 등 모든 분야에서 이토록 다양한 작가와 책과 생각이 넘쳐납니다. 그 중에서 무엇이 옳은지, 어떤 것이 타당한지, 마땅한 걸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미 머리가 터질 지경입니다.
'개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독립적 존재인 개체를 다른 개체와 구별할 수 있게 하는 독자적인 제특성'이라고, 네이버 어학사전에 깔끔하게 정의되어 있네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개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나'는 '너'와 다르다는 말이지요.
작가는 모두 다릅니다. 각자의 개성이 있습니다. 생각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공부한 정도가 다르고, 그들의 선생이나 멘토도 다릅니다. 열 명의 작가가 글쓰기/책쓰기에 관해 똑같은 이론을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질문을 하면, 열 개의 답이 나오게 마련이지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것입니다. 글을 써 보면 압니다. 어떤 사람은 높임말로 쓰는 게 편하고, 또 어떤 사람은 평어체로 쓰는 게 만만합니다. 구성을 잡고 쓰는 게 수월한 사람도 있고, 마구 써내려가는 게 쉬운 사람도 있습니다.
글을 쓰든 책을 읽든 그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확신입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을 믿고 꾸준히 나아가면 그에 따른 결실을 만나게 마련이지요.
맨 처음 제가 글쓰기/책쓰기 강의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비웃기만 했습니다. 막노동판에서 삽질하는 놈이 무슨 강의냐, 전과자 강의를 누가 듣겠냐, 누가 글 쓰는 걸 배우겠다고 돈을 내겠냐, 책은 아무나 쓰는 거냐...... 더 기가 막힌 건,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의 눈빛이나 말투가 강경했다는 사실입니다.
맞습니다. 당시 제 모습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삶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미 4년 넘게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공부도 철저히 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제가 쓴 글을 골백 번도 더 고쳐가면서 배우고 익혔습니다. 자신 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믿었습니다. 한치의 의심도 없었습니다.
세상에는 저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 천지입니다. 세상에는 저보다 강의 잘하는 사람 차고 넘칩니다. 그들과 비교하며 의기소침했더라면, 저는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을 겁니다.
자기 확신은 빈틈이 전혀 없는 믿음입니다. 부지런히 공부하고 실력을 쌓는 것이 기본 전제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시간도 걸립니다. 그러나, 한 번 길을 트고 나면 확고한 자기 믿음을 갖출 수 있습니다. 그 후로는 계속 밀어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주변에 온갖 거슬리는 말들이 난무할 겁니다. 때로 비방과 욕설도 들릴 테고, 도저히 견디기 힘든 모멸과 수치를 당할 때도 많을 겁니다. 괜찮습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견딜 수 있습니다. 자기 확신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비밀병기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드는 강렬한 믿음이지요.
인터넷과 SNS, 유튜브 등을 통해 하루에도 수백만 정보가 마구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주변 이야기에 흔들리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들도 모두 각자의 개성대로 말하고 씁니다. 모든 것은 '참고할 만한' 내용 뿐입니다. 중심은 언제나 '나의 생각'이어야 합니다.
생각을 제대로 한 적이 없으니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 허다합니다. 멈춰야 합니다. 가만히 멈춰 서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TV도 딱 끄고, 스마트폰도 엎어놓고, 인터넷도 끊어버립니다. 밖에다 기준점을 찍고 그걸 잡느라 헤매지 말고, 자기 안에 있는 점을 찾아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글쓰기와 책읽기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멈추고, 고요하게, 그리고 깊이 생각하는 시간. 바로 이것이 자기 확신을 갖는 유일한 길입니다.
다른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 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 태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나'입니다. '나의 인생'입니다. 자신을 믿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