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글을 잘 쓰고 싶고, 자신의 이름으로 책도 내고 싶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이, 성별, 직업을 떠나 누구라도 쓸 수 있다고 늘 강조합니다. 지난 7년 동안 519명의 작가를 배출했습니다. 이미 증명된 사실이니까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죠.
경험이 부족한 작가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세 가지 메시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글을 쓰는 동기이며, 둘째는 글 쓰는 방법이고, 셋째는 글 쓰는 시간입니다.
다양한 책에서 강조하는 동기와 방법, 그리고 시간에 대한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글을 써 본 제 경험에 비추어보자면,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이 가장 효과적이고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게 볼 때는 말이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성장 환경이 다릅니다. 책을 쓰는 데 마땅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돈 많이 벌고 싶은 마음에 책을 쓰겠다는 사람도 있을 테고, 마케팅과 브랜딩을 위해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세상과 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쓰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이든 상관없습니다만, 단지 '책을 내고 싶어서 책을 쓰는' 경우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동기는 중요합니다. 자신을 계속해서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이지요.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포기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근본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왜 책을 쓰려 하는지 이유조차 모르고 시작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하겠다는 식이죠. 책 한 권 달랑 쓰고 사라지는 작가가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명확한 동기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나는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우리를 움직이게 만듭니다.
대형 서점에 가 보면, 글쓰기/책쓰기에 관한 책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유튜브에도 글쓰기/책쓰기에 관한 영상이 수백 가지도 넘게 올라와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방법'을 찾겠다고 한다면 세 살 아이부터 여든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그것을 찾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방법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첫째,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둘째,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셋째, 끝까지, 끝까지 참고 견뎌야 합니다.
'쓰기' 자체는 정적인 행위입니다. 쓰려는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번잡합니다. 그냥 조용히 앉아 쓰면 될 것을, 소란스러워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차분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난리법석을 부리는 것은 글쓰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쓰기 전에도 조용해야 하고, 쓰는 동안에도 조용해야 하며, 쓰고 난 후에도 조용해야 합니다. 자리에 앉아 입을 다물면 쓸 수 있습니다. 막힐 때마다 참고 견디면, 끝까지 쓸 수 있습니다.
"책 한 권 쓰는 데 얼마나 걸립니까?"
7년 전에도 이 질문을 받았고, 요즘도 매달 개강할 때마다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많은 사람이 '시간'에 대해 관심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질문에는 의미가 있지요. '빨리 끝내고 싶다'는 욕구가 담겨 있습니다. 오래 걸려도 상관없다면, 이런 질문을 할 필요조차 없겠지요.
만약, 책 한 권 쓰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하다면, 아무 책이나 한 권 골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베껴 타이핑 쳐 보길 권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단순히 키보드만 두들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 보고, 자신이 책을 쓸 때는 그보다 3~5배 더 걸린다 생각하면 비슷하게 맞아떨어질 겁니다.
책을 출간한 작가들을 초대해 강의를 듣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공통점이 있지요. 그들은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당당합니다. 자신감 넘칩니다. 이유가 뭘까요? 네, 맞습니다. '먼저 경험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든 한 번 해 보고 나면,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 전해줄 뭔가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세상은 이것을 '성장'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잘난 것도 없고, 머리가 똑똑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일반인들에 비해 조금 더 많이 좀 더 오래 써 보았다는 것이 제가 가진 최고의 무기일 뿐이지요. 굳이 한 가지 덧붙이자면, 더 많이 더 오래 쓰는 동안 꽤 많이 읽었다는 사실입니다.
자기만의 '쓰는 동기'를 분명히 합니다. 자리에 앉아 침묵을 지킵니다. 그러고나서, '완료' 개념을 무시한 채 참고 견딥니다.
경쾌한 키보드 소리에 온몸을 맡깁니다. 작가니까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