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볼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지금부터 변화
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있습니다. 대한문화출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에 출판되는 책은 약 1만 5천부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루입니다. 엄청난 양이지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막노동꾼이 책을 출간했으니, 지금 돌이켜보면 무모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책 쓰고 출간할 때, 이런 통계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제가 첫 책을 준비할 즈음에도 이런 자료는 아예 찾아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었고요. 괜한 통계로 위축될 이유가 없지요. 저는 그저 제 이야기를 책으로 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출간 당시에 아무 생각이 없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초보 작가들이 갖는 대부분 생각을 똑같이 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내가 끝까지 쓸 수 있을까
내 이야기에 관심 가지는 독자가 있기나 할까
독자들의 비난과 손가락질만 받는 건 아닐까
내 글을 책으로 내줄 출판사가 있기나 할까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을 필요가 있을까
괜히 이런 이야기를 써서 가족이나 지인들한테 상처만 주는 건 아닐까
별 생각이 다 들었고, 그런 생각은 급기야 두려움과 불안함과 초조함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투고할 때도 떨렸고, 출간일이 다가올 때는 불면증에 걸릴 지경이었지요. 서점에 제 책이 진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갔습니다. 2016년이니까, 코로나 사태가 생기기도 전인데 말이죠.
이렇게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굳이 출간을 강행한 이유는 돈 때문이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인생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지요. 그 때만 해도 마음이 급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책 출간해서 돈 많이 벌었을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막노동 일당 외에 인세 조금 더 생겼을 뿐입니다. 저는 여전히 육체 노동을 해야 했고, 책을 내기 전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오면서 깨달은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돈에 대해서입니다. 없다 없다 하면서 조급한 마음을 가지면 곧 죽을 것처럼 돈이 급해집니다. 매 순간 마음이 들썩이고,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지요.
그런데, 생각을 바꾸면 또 이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집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뭐 죽기야 하겠어. 여유를 갖고 살다 보니 기회를 만나기도 했지요.
돈 벌겠다는 욕심으로 책을 내긴 했지만, 출간 이후 돈보다는 인생에 대해 배운 게 훨씬 많았습니다.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지요. 그렇게 조금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니까, 인생도 차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탐험의 끝은 출발점으로 되돌아와 그곳을 비로소 처음으로 보는 것이다. - T.S. 엘리엇
돈에 집중할 게 아니라 삶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자님 말씀 같지요? 그런데 진짜입니다. 달라진 제 삶을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도 한때는 돈 돈 하면서 살았거든요. 분명 돈을 좇으며 뛰었는데, 결과는 늘 돈에 쫓기며 살았던 겁니다.
다르게 느낀 후부터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세상에 처음 나온 사람처럼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고, 덕분에 매일 글도 쓸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강조하는 강의 내용도 모두 여기에서 비롯된 겁니다. "땅으로 내려와 두 발로 딛고 살아야 한다,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 가져야 한다, 느리게 살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돈을 좇지 말고 돈이 나를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이다, 세상 가장 소중한 존재는 자신이다......"
돈, 성공, 부자...... 이런 단어들이 자신의 인생보다 앞에 있으면 안 됩니다. 눈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귀가 완전히 닫혀 있어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합니다.
누가 봐도 망할 게 뻔한 장사를 호기롭게 시작하는 사람 있습니다. 얼마 못 가 망합니다. 왜 모두가 뻔히 볼 수 있는 사실을 정작 당사자는 보지 못하는 걸까요? 눈이 달아올라 있고 귀가 닫혀 있어서 그렇습니다. 멈추지 않으면 절대 달라질 수 없습니다.
힘들고 어렵다면, 지금까지 해 오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다르게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도 달라집니다. 마음만 조급하고 생각과 행동은 그대로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다르게 볼 수 있으면,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김승호, 백종원, 캘리 최...... 모두가 '다시' 시작해 지금에 이른 사람들입니다.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다르게 보아야 합니다. 지금까지와는,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오늘을 살아내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