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결정짓는 "요약하는 힘"
핵심을 꿰뚫는 습관
지금은 물론이고 가까운 미래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요약하는 힘"이라고 확신합니다. SNS 시대, 인터넷 시대, 온라인 시대, 인공지능 시대 등 현대 사회를 지칭하는 다양한 표현이 있습니다만, 요약력이야말로 이 모든 키워드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각종 영상은 '요약본'입니다. 영화, 드라마, 책, 강의 등은 물론이고 자신의 일상이나 느낌 또는 감정까지 모두가 '요약본'으로 제시됩니다. 길게 늘어지는 유튜브 영상은 아무도 보지 않을 겁니다. 결국 사라질 테지요. 간단 명료하게 요약된 영상이 인기를 끄는 겁니다.
책 읽고 핵심 요약하면 서평이 됩니다. 영화나 드라마 보고 핵심 정리하면 평론이 되지요. 하루를 요약하면 일기가 됩니다.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요약하면 논문이 됩니다. 누군가를 향한 내 마음을 요약하면 연애편지가 되고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횡설수설한다는 뜻은 작가 스스로 요약이 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요약되지 않았다는 말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의미와 상통합니다. 무슨 일이든 확실하게 알아야 요약이 되거든요. 그러니, 글이 산으로 간다 싶을 때는 잠시 멈추고 자신이 무엇에 대해 쓰고자 했는지 처음부터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읽기 힘든 이유는 요약하지 않으면서 읽기 때문입니다. 한 챕터씩 딱딱 끊어 핵심을 요약해 가면서 읽어야 독서 효과도 커집니다. 요약이 되지 않으면 다 잃고도 남는 게 없지요.
모임이나 회의도 똑같습니다. 요약하지 않으면 나중에 무슨 말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회의록을 작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제가 무엇인지, 어떤 안건이 제시되었는지,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래서 결론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기록하고 정리하고 요약해야만 함께 한 시간이 의미가 있습니다.
요약력이 개인의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라 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일상 생활에서 요약하는 힘을 키울 수 있을까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밑줄을 제대로 그어야 합니다.
책 읽을 때 밑줄 긋는 사람 많습니다. 밑줄을 긋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밑줄을 어디에 긋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꼭 기억하고 싶은 부분, 공감되는 부분 등에 밑줄을 그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이 어디에 밑줄을 긋냐 하면요. 자기 생각과 일치한다 싶은 부분에다 밑줄을 긋습니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부분에다 줄을 그을 필요가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조금만 그럴 듯하다 싶으면 죄다 밑줄을 그어버리기 때문에, 나중에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요약할 수가 없는 겁니다. 독서 자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요약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밑줄을 극도로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밑줄의 횟수는 한 페이지에 한 번씩입니다. 한 챕터를 다 읽고 나면, 자신이 그은 밑줄 중에서 딱 세 개만 뽑아내야 합니다. 한 챕터당 세 개의 밑줄 정도라면, 핵심을 정리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밑줄의 횟수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아무데나 마구 밑줄을 그어 핵심을 정리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아 보자는 게 중요한 것이지요.
둘째, 일기를 써야 합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있었던 일을 죄다 적는 게 아니지요. 오늘 하루를 대변할 만한 키워드를 찾아야 합니다. '고단'이라는 키워드가 정해졌다면, 오늘 있었던 힘들고 지친 일 위주로 일기를 쓰면 됩니다. '자존감 바닥'이라고 키워드를 정했다면, 어떤 내용으로 일기를 쓰게 될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이렇게 키워드를 정하고 하루를 요약한다는 마음으로 일기를 쓰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그저 그런 하루'가 점점 사라집니다. '대수롭지 않은 일상'이 하나씩 없어집니다. '의미와 가치가 있는 하루'가 늘어납니다.
셋째, 번호를 매기면 도움됩니다.
글을 쓸 때, 메모할 때, 강의할 때, 번호 매기는 습관 가지길 권합니다. 첫째, 둘째, 셋째...... 식으로 정리하면, 읽는 사람도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쓰는 사람도 더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3"이라는 숫자가 중요합니다. 이왕이면 어떤 주제든 세 가지로 정리하면 좋습니다. 하나는 불안하고 둘은 양극이지만, 셋은 균형 있고 안정적입니다.
익숙지 않은 사람이 '요약하기'를 시작하면 어색하고 힘들고 귀찮습니다. 그냥 읽기에도 바쁜데 언제 요약까지 하면서 읽겠습니까.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언제 일기 쓰며 요약까지 하겠냐는 말이죠. 쉽고 만만한 일을 해가지고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없습니다. 한 계단 도약하려면 무조건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합니다.
요약 잘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이 올 겁니다. 어쩌면 이미 왔을 수도 있고요. 지금부터라도 핵심을 꿰뚫는 요약력 꼭 키우시길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