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권의 개인 저서와 세 권의 전자책을 썼습니다. 책을 열 권쯤 쓰면 감정에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도 출간할 때마다 설렘과 두려움 가득합니다. 내 경험과 감정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이 감동적인 일이죠. 하지만, 세상의 평가를 기다리는 동안 초조한 것도 사실입니다.
혹시라도 누군가 내 책에 대해 비난과 손가락질을 하면 어떻게 하나. 이런 생각에서 완벽히 자유로운 작가가 몇이나 될까요.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여전히 저는 잘 극복할 겁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불안한 마음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인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은 책을 쓰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출간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지요. 변화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세상과 독자들의 악평을 두려워하기만 했다면, 아마 지금까지 한 권도 출간하지 못했을 겁니다. 책을 써서 출간하는 일이 여전히 두렵긴 하지만, 저는 앞으로도 계속 저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을 작정입니다.
2016년 5월 15일. 김해 율하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대구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창원 터미널에 도착했고, 거기에서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김해 장유로 이동했지요. 꽤 긴 이동 시간 동안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내 강의를 듣고 형편없다고 하면 어쩌나. 배울 게 하나도 없다며 환불을 요구하면 어떻게 할까. 총 3주차 수업 진행하는데, 첫 수업만 듣고 나머지 불참하면 어쩌지. 온라인에 악평을 남기면 그 감당을 어찌 해야 할까.
7년째 강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대부분 수강생이 행복한 후기를 남겨줍니다. 그런 후기를 읽을 때마다 아직도 울컥합니다. 감동이지요. 마음 속 깊이 감사한 마음 간직하며 강의합니다.
물론, 듣기 거북한 평가도 있습니다. 대놓고 형편없다고 말하는 후기는 드물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다는 평가는 종종 받고 있습니다. 냉철하게 받아들일 때도 있지만,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를 때도 있습니다.
만약 제가 불편한 후기에 위축되어 강의를 그만두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글쎄요. 상상하기조차 싫습니다.
약 3년간 인력시장에서 막노동을 했습니다. 출소 후 앞길이 막막하고, 다섯 식구 생계를 유지해야 했기에 달리 방법이 없었지요.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하는데, 전과자 파산자 신분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인력시장을 검색해 찾아갔지요.
이미 여러 번 말씀드린 바 있지만, 맨 처음 인력시장을 찾았을 때 세 번이나 그냥 돌아왔습니다. 근처까지 갔다가,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아 뒷걸음질 쳤던 것이지요.
다칠까 봐 두려웠습니다. 낯선 곳에 발을 들이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평생 '노가다' 하면서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어디 한 군데 다쳐서 불구가 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내 인생, 이대로 바닥에서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만약 제가 그런 두려움에 휩쓸려 육체노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시절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장 먹고 살 걱정 해결할 방법조차 없었을 겁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위험'이 따릅니다. 불안, 초조, 실패, 타인의 반응 등 온갖 다양한 '위험 요소'가 곳곳에 스며 있지요. 아무런 위험도 없는 일은 돈이 되지 않거나 가치가 없는 일입니다. 돈도 되고 가치도 있는 일에는 반드시 크고 작은 위험이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네, 맞습니다.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꺼이 위험에 맞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목표 의식입니다.
나는 이 일을 왜 하려고 하는가?
이 일은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일을 통해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
나는 이 일을 통해 누구를 도울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져 답을 고민할 필요가 있지요. 어떤 일이든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용기와 기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길에서 술 취한 사람과 시비 붙을 때는 용기 따위 필요없습니다. 그런 건 용기가 아닙니다. 허나,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고민할 때는 다릅니다. 온갖 어려움과 위험이 존재하더라도 인생 목표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아가는 것이죠.
쉽고 만만한 일을 찾아 빨리 끝내려는 사람 많습니다. 돈도 안되고 가치도 없는 일에 매달리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기꺼이 어렵게 해야지요. 불안하고 두렵지만,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로 덤벼야 합니다.
힘들었다, 어려웠다. 그러나 해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멋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