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무이한 존재
글 쓰는 사람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이 '비교 심리'입니다. 다른 사람의 글과 비교합니다. 다른 작가와 비교합니다. 다른 인생과 비교합니다. 바로 이 비교가 나 자신을 지치게 만들고 좌절하게 만듭니다.
서로 다른 두 가지를 비교하는 것이 뭐가 그리 나쁘겠습니까. 하지만, 작가들이 하는 비교는 근본부터 잘못된 요소가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비교 많이 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경쟁 한 번 제대로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이나 그들의 글과 비교했었지요. 하지만, 비교할수록 저 자신이 초라해졌습니다.
삼성 TV와 엘지 TV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삼성 TV와 엘지 세탁기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요. 비교 대상이 마땅치 않습니다.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쓰는 글이 에세이라면, 다른 에세이와 비교해야 타당합니다. 너무 당연한 소리 같지요?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쓰는 글의 장르조차 생각해 보지 않는 사람이 많고요. 무조건 베스트셀러와 비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교가 아니라 욕심입니다. 국밥 파는 사람이 옆집 삼겹살이랑 자꾸만 맛을 비교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자신이 쓰는 글의 장르부터 명확히 하고, 다음으로 해당 장르에서 빛을 본 작가들의 글을 꾸준히 읽는 것이 더 나은 글을 쓰는 방법입니다.
중학생 성적과 고등학생 성적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동학년 시험으로 성적을 내고, 동학년 평균으로 수준을 가늠해야 마땅하지요.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은 유치원 수준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자꾸만 대학생들과 비교합니다. 당연히 초라하게 부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요. 성장하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한 계단씩 찬찬히 밟아 나아가는 성실함부터 챙겨야 합니다.
그럼에도 '대단한 작가'와 굳이 비교를 하고 싶다면, 그들의 초기 작품을 구해 읽으시길 권합니다. 오랜 시간 공부하고 연습해서 지금에 이른 최근작과 비교해 봐야 좌절만 더할 뿐입니다. 같은 수준에서 비교하면서 조금씩 앞서갈 수 있도록, 그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삼성 전자 수원 공장에서 한창 조립 중인 휴대전화 부품과 시중 대리점 스마트폰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부품은 부품끼리 비교해야 하고, 완성품은 완성품끼리 비교해야 합니다.
초보 작가들의 경우, 이제 막 쓰기 시작한 초고와 거장들의 작품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백날 비교해 봐야 마음만 다칩니다. 적게는 수 개월, 많게는 수 년 동안 갈고 닦아 완성시킨 그들의 작품을 이제 막 글 쓰기 시작한 자신의 몇 줄과 비교하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세상 모든 책은 지난한 퇴고의 과정을 거친 작품입니다. 비교하길 원한다면, 자신의 책이 서점에 진열되는 순간에 하십시오. 그런 다음, 부족한 점 찾아 공부하고 연습해서 다음 책 내면 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마치 비교가 할 만한 것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비교'라는 것이 무조건 해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비교를 해야겠다면, 위 세 가지 기준을 철저히 지켜서 해 보라는 뜻이지요.
더 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감히 언급조차 하기 힘든 절대 존재입니다. 실수가 없지요. 실패가 없습니다. 신은 완전무결한, 인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런 신이 우리 인간을 만들었다면, 아마 비슷한 개인은 한 명도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애초에 우리 모두는 각자의 독특한 개성과 나름의 장,단점을 타고 났을 테지요. 비교 대상도 다르고, 수준도 다르고, 공정 과정도 다릅니다. 무엇 하나 비교할 만한 기준 자체가 없다는 뜻입니다.
나보다 잘난 놈 보고 있으면 배만 아프고, 나보다 못한 사람 보면 기고만장해집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비교는 백해무익입니다. 순간적인 만족? 자극? 됐고요. 그냥 비교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도 비교하고 싶어서 마음이 근질근질하다면,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 됩니다. 어제보다 무엇이 나아졌는가. 어제보다 무엇이 좋아졌는가. 어제보다 얼마나 더 노력했는가. 어제보다 못한 점은 무엇인가. 이렇게 '어제의 나'와 비교하는 습관을 가지면, 무조건 성장하고 성공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뒤에서 다른 사람 험담하는 것 다음으로 나쁜 것이 다른 사람과의 비교입니다. 소중한 인생입니다. 비교하지 말고 비상(飛上)해야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