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승부를
아들의 말입니다. 수능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에서, 자신이 바라는 대학에 꼭 가고 싶은 심정을 저리 표현하는 것이지요. 아빠로서 아들의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떤 일의 결과를 기다릴 때, 우리는 '간절함'이란 단어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아들이 수능 시험의 결과를 기다리는 심정은 간절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것은 단지 기대 혹은 욕심에 불과하지요.
간절하다면, 정말로 간절하다면, 아들은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 합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 책을 내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서 '간절하다' 표현하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들이 매일 꾸준히 글을 쓰지는 않더라는 사실입니다.
책을 출간한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출간한 책이 많이 팔리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하는 사람 꽤 많은데요. 세상은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반응하는 경우 결코 없습니다. 간절하다면 움직여야 합니다.
간절함은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져야 합니다. 자신의 입으로 간절하다 말할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보면서 저절로 간절하구나 느낄 정도가 되어야 하지요. 세상이 그를 간절하게 보아야 마음이 하늘에 닿는 법입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매일 글을 쓰고 공부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눈만 뜨면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고, 틈만 나면 끄적거려야 하고, 피곤에 지쳐 쓰러질 지경이라도 한 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입만 떼면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어딜 가나 글과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누어야지요.
출간한 책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출간하기 전부터 SNS를 꾸준히 하면서 주변 독자를 확보해야 합니다. 책 표지 사진도 지속적으로 공유해야 하고, 관련 내용을 여기저기 전송하면서 "내가 책을 쓴 작가다"라는 사실을 최대한 알려야 합니다. 보통일 아닙니다. 일상을 통째로 바쳐 자신의 책을 홍보해야 겨우 기본량이 팔리는 세상입니다.
흔히 말하는 마케팅, 쉽고 빠른 홍보 방법...... 글쎄요. 물론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그것이 100%라면 왜 이리도 많은 사람이 모객과 홍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일까요? 정답이 없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여는 일입니다. 무슨 묘법이 있겠습니까. 그저 부지런히 발품 팔고, 시시때때로 자신의 책을 알리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겁니다.
이 모든 노력이 세상과 타인에게 '간절함'으로 다가가는 것이죠. 하루에 글을 한 줄도 쓰지 않는 사람 입에서 간절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이고요. 내가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는데 많이 팔리길 기대하는 것도 욕심일 뿐입니다.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넌 맨날 글만 쓰냐? 이런 말을 들을 정도가 되어야지요. 제발 네 책 얘기 좀 그만할 수 없냐? 이런 말 들어야 미친 사람 되는 겁니다. 간절함이란 이럴 때 쓰는 표현입니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이 질문에 간절함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독할 정도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다른 사람 눈치 보고, 다른 사람 한 마디를 곱씹으며 괴로워하고, 쉽고 빠른 묘법 찾으며 시간 다 보내고...... 이런 태도는 간절함이 아니라 시간 낭비입니다.
변화와 성장을 원한다면, 간절하게 원한다면, 생각과 말과 행동을 잠시도 쉴 틈 없이 일치시켜야 합니다. 누가 봐도 저 사람 미쳤구나 생각할 정도로, 한 번쯤을 그렇게 살아서 무엇이든 확 이뤄버리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보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