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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

오늘 딱 하루만

by 글장이


좋은 글 쓰고 싶다, 내 이름으로 책 한 권 내고 싶다...... 선한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글을 쓰는 것이 만만치않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지요. 그렇습니다. 글쓰기/책쓰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배우고 공부하고 연습해서 일정 수준에 올라야만 특유의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죠.


시중에 나도는 수많은 광고들. 마치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이 별 것 아니라는 뉘앙스의 낚시질을 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납니다.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일을 마주할 때마다 "쉽고 빠른 방법"이라는 말에 현혹됩니다. 광고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것이지요.


어렵고 힘든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꾸준히 공부하고 연습하면 자신의 글로 사람과 세상을 도울 수 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쉽고 빠른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 게 있다고 믿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극복할 수 있었던 경험 정도는 나눌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익숙지 못한 일에 도전할 때 잘 풀리지 않거나 어렵고 힘든 순간을 자주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요. 스트레스가 심하면 그만두고 싶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도피기제'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다 때려치우고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은 심정을 일컫는 말입니다. 도피기제의 대표적인 원인이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을 하다가 전부 엎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자신의 의지나 열정의 부족이 아니란 뜻이지요. 호르몬 현상이라고 봐야 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하여 발생하는 일종의 심리 현상일 분입니다.


그렇다면, 도피기제가 발생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네, 맞습니다. 원인이 스트레스니까, 좀 쉬면 됩니다.


답이 너무 간단한가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쉼' 없이 일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몸은 계속 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지치고 힘듭니다. 몸과 마음 모두 상하게 됩니다. 그 상태고 계속 뭔가를 하면 결국 무너지고 말지요.


잠시 고개를 들고 스트레칭을 합니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좋고요.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들으며 쿵덕쿵덕 몸을 움직이는 것도 도움됩니다. 밖으로 나가 30분 정도 아무 생각없이 걷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운동도 좋은 대안이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일'에 대한 생각을 잠시 떠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글 쓰는 것이 힘들다 했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일정한 시간 동안 공부하고 노력하고 연습해야 그 힘든 것이 조금씩 줄어들지요. 다른 일도 다 힘든데, 힘들지 않은 일이 없는데, 유난히 글을 쓰는 것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 듯합니다.


이유가 있지요. 한글을 알기 때문입니다. 문자 메시지도 보내고 카톡도 하고 메일도 씁니다. 평소에 '글'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늘 다루기 때문에, 당연히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사례를 적고, 전체 맥이 통하는 핵심 메시지로 마무리하는 것. 글자 크기 10포인트, 줄간격 160%포인트, A4용지 1.5매이상. 결코 만만치않습니다. 평소에 다루는 글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마땅히 공부해야 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배우는 자세로 임하면 스트레스가 한결 줄어들 겁니다.


'글린이'에게 좋은 소식이 한 가지 있습니다. 못 써도 아무 상관없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일곱 권의 개인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현재 여덟 번째 책을 쓰고 있는데요.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이미 많은 독자들이 '기대'를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글린이'는 그런 것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아무렇게나 막 쓰라는 뜻이 아닙니다. 독자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라는 의미입니다. 독자가 초보 작가의 글을 읽을 때 얼마나 기대를 할까요? 여러분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초보 작가의 글이나 책을 읽을 때 상당한 기대를 합니까?


못 써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의 수준에 맞게 쓰면 된다는 말입니다. 글쓰기 실력이 10이라면, 정성껏 써서 15 정도로 만들면 됩니다. 다음 책을 쓸 때는 20, 그 다음에는 30...... 이렇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독자 입장에서는 응원해줄 만한 일이지요.


때려치우지 마세요. 글 쓰는 걸 때려치운다고 해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이 기다리는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는 여전히 또 다른 일을 하며 치열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글 쓰는 실력을 향상시켜 두면, 어디에서 무얼 하든 써먹을 수 있습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말고 꿋꿋하게 써 나가야 합니다. 실제로 초보 작가 티를 벗고 당당히 출간하는 작가 많습니다. 해냈다는 성취감! 자신의 이야기로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뿌듯함!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손끝으로 펼쳐낼 수 있다는 희열! 모두가 글쓰기 승리자의 몫입니다.


시작하기를 망설이는 것도, 중도에 포기하는 것도, 모두 매력 없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무엇 하나 '극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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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면,

오늘 딱 하루만 쉽시다.


시원한 밤바람 쐬며

딴 생각 실컷 하는 거지요.


그러나 한 가지!

내일이 되면

다시 쓰는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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