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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보기, 해결책을 찾는 방법

인생에는 늘 다른 방법이 있다

by 글장이


도대체 뭘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또 그 일을 할 수 있기나 할런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종일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 견딜 수가 없었지요.


교도소 복도에 걸려 있는 문장 하나를 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면 어떤 감정이나 걱정도 사라진다고 적혀 있더군요. 달리 방법이 없어서 책을 읽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한 번도 책을 손에 잡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낯설고 신기한 행위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책을 읽는구나 싶었지요. 달리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재미를 붙여 계속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정도라면 나도 얼마든지 쓸 수 있겠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는 듯했습니다. 그래! 글 쓰면서 작가로 살아가면 되겠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는 일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지요.


다음날부터 노트와 볼펜을 잡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적었고요. 매일 감옥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이나 수감자들의 일상을 기록했습니다. 주제? 소재? 그딴 건 아예 몰랐습니다. 초등학생 일기 쓰듯이 마구 적었을 뿐입니다.


일주일쯤 지났을 때, 저는 노트와 볼펜을 집어던졌습니다. 잘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글을 쓴다는 게 별 것 아닌 줄 알았는데 현실을 달랐지요.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먼저, 내가 쓰면서도 뭘 쓰고 있는 지 알 수 없었고요. 다음으로, 문법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또한, 책을 읽을 때와는 달리 내가 쓴 글을 읽어 보니 재미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 가닥 희망으로 여겼던 글쓰기가 도저히 접근하기 힘든 벽으로 느껴지자 저는 절망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지요. 글마저 쓸 수 없구나.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글 쓰는 것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요. 좋아질 거라는 기대 자체를 하지 않고, 글 쓰면서 잘 살게 될 거라는 희망도 버린 채, 그냥 그렇게 매일 뭔가를 끄적이게 되었습니다.


두 달쯤 지났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겪은 일이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이었죠. 제가 읽은 책에는 고난과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힘을 얻었던 것이고요. 그렇다면, 저도 제가 겪은 일들을 써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누군가 저와 같은 일을 겪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니, 아마 많은 이들이 주저앉아 삶을 포기할 거라고 짐작하게 되었지요. 네, 맞습니다. 멀쩡하게 떵떵거리며 잘 살다가 하루아침에 전과자 파산자가 되었으니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런 일을 겪는다면 대부분은 절망하게 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제가 이 일을 견뎌내고 극복하면 저는 특별한 존재가 될 터였습니다. 그냥 주저앉아 절망하고 좌절하면 남들과 똑같은 사람이 될 것이고요.


'특별한 이야기'를 쓰면 책이 될 거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지요. 당시 저한테 특별함이란, 그저 견디고 또 견디는 것뿐이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하루를 버텼습니다. 특별해지기 위해서죠. 그리고, 그 특별한 이야기를 하나씩 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한 상황을, 저의 지금을, 그리고 저의 앞날을 다르게 보기 시작하자 기운이 솟았습니다.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죽을 생각만 했던 제가, 하루아침에 싱글벙글 의욕 넘치는 사람이 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그야말로 한 순간이었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머릿속 생각 하나 바꾼 것이 전부였습니다. 기존에 생각하던 삶의 모습을 조금 다르게 본 것이죠. 그게 전부였습니다.


이런 경험 덕분에, 저는 누군가 "변화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물을 때마다 지금 당장 가능하다고 답변합니다. 많은 사람이 변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문제는, 변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믿는 사람들이 실제로 변화한 경험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겪어 보지 못한 채 하는 말은 믿을 게 못 됩니다. 저는 직접 경험해 보았습니다. 변화는 한 순간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찬물에 손을 넣으면 손이 시리고, 뜨거운 물에 손을 집어 넣으면 앗 뜨거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네, 맞습니다. 한 순간이죠. 찬물에서 뜨거운 물로, 뜨거운 물에서 찬물로...... 눈앞에 있는 물통만 바꾸면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지금 내 앞에 닥친 모든 문제와 시련과 고통...... 내 힘으로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는 그런 일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실제보다 과장하는 자신의 생각 때문에 막막한 경우도 많거든요.


첫째,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둘째,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분 좋은 상상을 합니다.

셋째,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 봅니다. 생각보다 최악이 아닐 수 있다는 느낌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이 일이 과연 내 인생을 뿌리뽑을 만큼 심각하고 대단하고 엄청나고 불가능한 일인가 짚어 봅니다.

다섯째, 지금 내가 생각했던 네 가지와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떠올려 봅니다.


위 다섯 단계를 반복 실천하면 문제를 대하는 사고방식이 바뀌게 됩니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 문제는, 실제 문제라기보다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다르게 보는 습관이 필요한 것이죠. 어차피 해결 불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다르게 접근해 본다고 해서 손해 볼 일은 없을 테니까요.


다르게 보는 습관의 또 다른 장점도 있습니다. 바로 주제나 글감을 떠올리기 수월하다는 사실인데요. 익숙한 사고방식으로는 글 쓰기가 힘들지요. 무엇이든 '당연하다'는 생각은 글쓰기 최대의 방해꾼입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덥다'고만 생각하면 쓸 거리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조금 다르게. 인생과 뜨거움, 사랑과 뜨거움, 열정, 노력, 땀의 가치, 나무 그늘의 소중함, 청춘, 여름 노래...... 무엇이든 좋으니까 '조금 다르게' 보고 생각하는 습관을 키우면 글 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정면에서만 보면 직사각형인 것 같습니다. 위에서만 보면 정사각형이라고 확신하지요.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전체를 보면 직육면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통찰력이라 하는데요. 다르게 보고 비틀어 보고 옆에서 보는 습관은 통찰력을 기르는 데에도 효과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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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같은 눈으로 여러 곳을 다니는 게 아니라, 똑같은 풍경도 여러 개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힘이라 했지요. 다르게 보는 눈, 다르게 보는 습관으로 인생 문제도 해결하고 일상도 신선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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