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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방법보다 강력하다

절실함과 필요성

by 글장이


어떻게 써야 하는지 관심 갖는 사람은 많습니다. 왜 쓰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말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동기가 불확실한 상태에서는 방법을 찾기가 힘듭니다. 무슨 일이든 이유가 분명한 사람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습니다.


지금 당장 글을 쓰라고 하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A4용지 두 장을 쓰면 천만 원이 생긴다고 하면 누구나 다 쓸 겁니다. 돈 몇 푼이 나를 움직이는 강렬한 동기가 되는 셈이죠. 그렇다면 더 큰 이유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목표가 중요하다는 말은 이런 차원에서 비롯됩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 왜 가려고 하는가? 이 두 가지의 답이 명확하다면, 방법은 어떻게든 생기게 마련입니다.


맨 처음 글을 쓰려고 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감옥이었으니까, 저한테 제대로 알려줄 사람도 없었지요. 그럼에도 저는 써야만 했습니다. 글 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작가가 되는 것만이 다시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으니까요.


절실했습니다. 문법? 구성? 문장력? 그런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글을 쓰고 책을 내서 작가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살아가기 위한 마지막 수단! 그것이 제가 글을 쓰는 이유였습니다.


강의 시간에 꽤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시작했느냐고 말이죠. 솔직히 말하면, 그 처음과 시작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닥치고 ' 썼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커다란 바닷가재가 있습니다. 옆에는 후크를 비롯해 각종 도구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요. 난생 처음 바닷가재를 먹게 되었는데, 어떻게 먹어야 할지 난감합니다.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느 부위를 가장 먼저 뜯어야 할지...... 옆 사람한테 물어 보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사흘을 굶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눈에 뵈는 게 없을 겁니다. 바닷가재 먹는 법 따위는 찾아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먹는 거지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닷가재를 분해하고 파헤쳐서 맛있게 먹을 겁니다.


절실함이 동기가 되면 방법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그 방법을 몰라 고민 중이라면, 스스로 절실함부터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 전, 오프라인 강의를 하던 때 있었던 일입니다. 주로 강남에서 진행했거든요. 일산에 사는 어떤 여자분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더군요. 강북에서 강의를 해 달라고 말이죠. 저는 몇 가지 이유를 제시하면서 당분간은 강남에서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정중하게 답변했습니다.


그 여자분은 마지막에 이렇게 댓글을 달았습니다. "저는 절실해서 요청하는 건데 왜 들어주지 않느냐. 너무하다."


강남 교육장에는 전라도 광주에서, 전주에서, 창원에서, 부산에서, 조치원에서, 심지어 제주에서 오신 분도 참석했습니다. 일산에서 강남까지? 대체 무엇이 절실하다는 뜻일까요?


절실한 사람은 절실하다는 말조차 하지 않습니다. 당장 그 일을 하기 바쁘죠. 자신과 자신의 인생,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나아갑니다. 그들의 곁에 가면 말 걸기조차 부담스럽지요. 온통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등 뒤로는 아우라가 펼쳐집니다. 그런 사람들한테 방법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저절로 알게 되고, 최선의 방법도 찾게 될 테니까요.


새해를 앞두고 목표를 세우는 사람 많을 겁니다. 남들 보기에 그럴 듯한 목표 세우지 말고, 자신에게 절실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방법은 몰라도 됩니다. 꼭 이루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인지. 아울러, 이 모든 것을 왜 바라고 꿈꾸는지.


빈 종이에 가득 채워 적어 봅니다. 순서도 상관없고 한계도 없습니다. 그런 다음, 자신이 적은 수많은 내용을 이루는 데 얼마나 걸릴 것인가 항목마다 기한을 적어 봅니다. 마지막으로, 그 중 3개만 골라 다시 빈 종이에 정리하는 것이죠. 이것이 새해 목표를 세우는 순서입니다.


무엇을 바라는지 명확하고, 왜 바라는지 분명하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역시나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이루어질 테니 지금은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사람들은 방법을 궁금해 합니다. 방법을 찾으려고 애씁니다. 아니, "쉽고 빠른 방법"이라고 해야 더 맞겠네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난 수 년 동안 방법을 찾고 방법대로 했는데도 왜 삶이 극적으로 바뀌지 않았는가 말이죠. 방법이 핵심이 아니란 뜻입니다.


왜? 라고 물어야 합니다. 내가 이 일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 답할 수 있다면, 꿈을 이루는 건 시간 문제라고 확신합니다.

화면 캡처 2022-12-21 091319.png

대구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흔치 않은 눈이 내리는 걸 보니, 아마 좋은 일이 생길 건가 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책쓰기 수업 명함 신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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