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증명하라!
스티브 잡스는 가장 얇은 노트북 맥북에어를 선보일 때 서류 봉투에서 꺼냈습니다. 얼마만큼 얇은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지요.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도 그는 무대 위에서 직접 시연했습니다. 아이폰 지도 검색을 통해 가까운 스타벅스 매장을 찾고, 전화 번호 확인 후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어 커피 250잔을 주문하고는 취소했습니다.
길고 복잡한 설명을 싫어했던 스티브 잡스다운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인간은 오감을 활용해 세상을 인지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시각과 청각이 대부분의 인지 능력을 차지합니다.
상황에 대한 설명을 읽는 것보다 그림으로 탁 보면 이해가 훨씬 빠르다는 얘기지요.
글도 다를 바 없습니다. '보여주는 글'을 써야 합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글보다 '보여주는 글'이 한결 명확하고, 독자 입장에서 재미와 이해도 더할 수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면 남편은 늘 무뚝뚝하게 대꾸합니다. 남편이 어떤 요구를 하면 저는 싫은 내색을 하고요. 남편은 성격이 내성적인 반면, 저는 말이 많고 활동적인 편입니다. 결혼 전에는 서로의 차이가 매력으로 느껴졌는데, 요즘은 하나하나 다툼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몇 시에 집에 와? 같이 외식할까?"
남편이 입에서 대답이 나오기까지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짧은 아침 식사 시간이 침묵으로 흘렀지요.
"늦어."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툭 내뱉는 남편의 말이 가시처럼 느껴졌습니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식탁 위에 올려둡니다. 저한테 세탁하라는 신호겠지요. 부탁한다는 한 마디면 충분할 텐데. 저는 손수건을 한 쪽으로 치워버립니다. 연애할 때는 남편의 저런 무뚝뚝함이 좋았습니다만, 지금은 같이 밥 먹는 것조차 어색하고 답답합니다.
위 파란색으로 쓴 글은 '설명식'입니다. 짧은 글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책 한 권 분량을 저런 식으로 쓰면 독자는 읽는 내내 작가가 하는 말을 '듣고만' 있어야 합니다. 수동적 자세로 독서할 수밖에 없지요. 아니, 끝까지 읽는 독자도 없을 겁니다.
위 붉은 색으로 쓴 글은 '보여주는 글'입니다. 아침 식사 자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죠. 더 구체적으로 쓰자면 남편의 표정과 밥 먹는 모습까지 묘사하면 좋습니다. 화자인 아내의 말과 행동도 더 자세히 쓰는 것이 좋겠지요.
'보여주는 글'을 독자가 읽으면 생각과 판단을 독자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의 본질이기도 하겠지요. 작가가 설명하는 게 아니라, 독자가 판단하고 공감하는 겁니다.
글쓰기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일이 마찬가지입니다.
독서해야 한다고 강조할 게 아니라 자신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낫습니다. 치유의 글쓰기 같은 소리 하지 말고, 스스로 글 쓰는 모습과 더 나아진 모습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딩 브랜딩 노래만 부르지 말고, 자신이 브랜딩 완성한 모습을 증명해야 마땅합니다. 주변에 브랜딩 얘기하는 사람들 보니까 자신조차도 브랜드가 없는 경우 허다하더군요.
감사에 관한 말만 하지 말고, 본인이 감사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글 쓰지 않는 글쓰기 강사가 넘쳐난다는 현실에 기가 막힐 지경이지요.
입으로 쫑알대지 말고 삶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보여주는 글', '보여주는 인생', 이렇게 증명하는 삶은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굳이 보여줄 필요가 있느냐 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은 그냥 제멋에 살면 됩니다. 글 쓰지 않고 강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 하나도 없습니다.
이왕 쓸 거면 '보여주는 글'을 쓰는 것이 낫고, 무슨 일을 하든 제대로 할 거면 '삶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죠.
점심 맛있게 먹었다 라고 쓰지 말고, 펄펄 끓는 가마솥 국밥에 하얀 쌀밥 한 그릇 말아 먹었다고...... 쓰는 것이 독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글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