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나를 만든다
매일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글을 씁니다. 책을 집필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항상 뭔가를 끄적이곤 하지요. 일기도 쓰고 독서노트도 씁니다. 낙서도 하고 메모도 하고 혼자서 칼럼을 써 보기도 합니다. 목표는 쓰는 것 그 자체입니다.
새벽에 쓴 글을 가지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저 물리적인 양을 늘여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의도가 전부입니다. 습관이 되고 나니까, 제법 수월하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민하는 시간보다 쓰는 시간이 많으니 덜 힘들기도 하고요.
그렇게 매일 글을 쓰니까, 그 동안 쓴 양이 제법 많아졌습니다. 책을 읽는 것 못지않게 제가 쓴 글을 읽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얻는 것도 많습니다. 각오하고 다짐했던 일 중에는 이루지 못한 것도 많아서 반성도 하게 됩니다. 순간적인 감정에 치우쳐 화를 냈던 이야기를 읽으면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종이책 개인 저서 일곱 권을 냈고, 전자책도 세 권 출간했습니다. 그 중에는 제법 잘 썼다 싶은 글도 있고, 많이 부족하다 싶은 글도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제법 잘 썼다 싶은 글을 몇 편이라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글을 씁니다. 근심이나 걱정 거리가 있을 때도 개의치 않고 씁니다. 가족끼리 불화가 생겨 집안 분위기가 엉망일 때도 글을 씁니다. 이제는, 세상 그 무엇도 저의 글 쓰는 시간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저를 기쁘게 합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글을 쓰기 위해 따로 결심을 하거나 준비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시간이 되면 글을 씁니다. 몇 줄 끄적이는 게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갖고 사례와 근거를 뒷받침하여 논리적으로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제 저는, 한밤중에 일어나 당장 한 편의 글을 써야 한다고 해도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매일 시간을 정해 두고 일정한 양의 글을 쓰는 습관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적어도 글을 쓰겠다는 사람한테는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 줄 겁니다.
첫째, 물리적인 양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해도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전부 잘 썼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잘 쓴 글도 있고 부족한 글도 있게 마련이지요. 잘 쓸 수도 있고 못 쓸 수도 있으니 많이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많이 쓸수록 잘 쓴 글이 나올 확률도 높아질 테니까요.
둘째, 글감이나 문장력에 대한 고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쓰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글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게다가, 자꾸 쓰고 읽어야 문법이나 문장력도 키울 수 있는 것이지요.
셋째, 자동으로 쓸 수 있습니다. 습관은 내가 만드는 것이지만, 한 번 만들고 나면 습관이 나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출근 시간 지하철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 쳐다보면서도 쉽게 갈아탈 수 있지요. 습관이 된 덕분입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습관적으로 쓰면 편합니다.
덧붙이자면, 어떤 목적도 갖지 않고 글을 쓴다고 했습니다만, 누적된 글은 언제든 책으로 낼 수도 있고 기고할 수도 있습니다. 활용을 목적으로 쓰면 부담스럽지만, 다 쓴 글을 모아 활용하는 건 어렵지 않거든요. 순서를 바꿔 생각하고, 매일 일정한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한다면 반드시 어떤 결실이라도 맺을 수 있을 거라 장담합니다.
글을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입니다. 바로 이 태도가 다작과 양작을 결정짓는 요소지요. 생각날 때만 쓰고, 기분 좋을 때만 쓰고, 가슴 뜨거워졌을 때만 쓰려고 하면 실력도 늘지 않을 뿐더러 자기 만족이나 희열도 느끼기 힘듭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곧 생각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자신과 삶에 대해 생각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인생의 깊이가 얼마나 달라질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겁니다.
글 쓰며 살고 싶다면,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매일 일정한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은대는 그 시간에 글 쓰고 있다, 세상이 다 알 정도로 예외를 두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