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내 마음의 평온을 위하여

by 글장이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실은 주변 사람의 말 한 마디에 상처를 받는 민감하고 소심한 이들이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그런 부류였고요. 남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받는 것은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입맛도 떨어지고 의욕도 상실합니다. 한 마디로, 일상 생활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죠.


먼저, 상처를 받는 이유를 알아야 하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다는 기대 심리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성이죠. 좋은 말을 듣고 싶다는 기대가 워낙 큰 탓에 조금만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멘탈이 무너지는 겁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상처 받은 경험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부모 또는 선생님으로부터 위압적인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사람은, 자신의 작은 실수나 잘못이 타인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여깁니다. 인생 자체를 조심조심 살아가게 됩니다.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자기 비관을 합니다. 그런 와중에 곁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넌 문제가 있어!"라는 말을 들으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죠.


감옥에 있으면서 사람에 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심리학 관련 서적도 셀 수 없이 읽었고요. 그런 과정을 통해 저 스스로 상처입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고 연습했습니다. 어떻게든 삶을 다시 일으켜야 하는데, 쉽게 상처받는 습성을 가지고는 도저히 남은 인생 살아갈 방법이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으로부터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더 이상 자신을 힘들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사람에 대한 애착을 좀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제가 아주 냉정하고 독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것만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사고방식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선택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내게 상처를 주겠다는 의도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만의 성향인 거죠. 그 사람은 그 말과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타인의 말과 행동에 너무 많은 의미를 갖다 붙이곤 합니다.


사랑에 목이 마르면 사람을 갈구하게 됩니다. 사람을 갈구하다 보면 반드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만나게 되고요. 평생 갈 것처럼 만나고 사귀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이별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오는 사람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가는 사람 쿨하게 보내주는 것이 상처를 받지 않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둘째, 언제 어디서 누구와 있든 그 모든 상황을 '공부'로 삼아야 합니다. 상처를 받을 게 아니라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학습용 경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저렇게 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 사람의 내면에는 어떤 마음이 있을까? 사람이 화가 나거나 뭔가 못마땅할 때는 이런 분위기가 연출되는구나. 저 사람의 심리는 어떠한가? 불안한가? 초조한가? 아니면 나한테 어떤 경쟁의식을 느끼는 것인가? 어쩌면 방금 한 말은 나한테 하는 말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


상대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으면 자신만 손해입니다. 허나, 그 모든 상황과 분위기와 감정 따위를 공부로 활용하면 무조건 자신에게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그 순간의 분위기를 잘 학습했다가 나중에 제가 쓰는 글에 활용하곤 합니다.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말도 못 합니다.


셋째, 철저하게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력을 '다른 사람 하는 말에 맞장구를 쳐 주는 정도'라고 착가하고 있습니다. 공감은 그 사람 상황이나 말에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그 사람이 되는 것이죠.


누가 나에게 모진 말을 하더라도 그 순간의 나는 '나'가 아니라 '상대방'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말을 하는 이유, 그런 말을 하는 감정, 그런 말을 할 때의 심정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온전히 그 사람이 되어 보는 겁니다. 이해하고 받아주란 뜻이 아닙니다. 그저 나와는 다른 머리와 가슴으로 세상을 보는 연습을 하자는 겁니다.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다 보면 자신이 엄청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상처는 줄어들고 생각하는 힘은 커집니다. 사고 자체가 확장된다는 뜻이죠. 이렇게 내면이 점점 단단해지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공감의 최고봉은, 누군가 나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해도 그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행복?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린 아이나 나이가 많은 노인일수록 쉽게 상처를 받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서 더 큰 상처를 받지요. 오늘 저는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처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니까 당연히 상처를 주는 겁니다. 우리가 무슨 엄청난 수행자는 아니기 때문에 매 순간 말과 행동을 반듯하게 할 수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면 지금보다는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이 훨씬 줄어들 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한테 상처를 많이 주기도 했습니다. 상처받고 힘들 때마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남한테 주었던 상처, 결국은 이렇게 고스란히 돌려받게 되는구나.


네, 그렇습니다. 자기 입에서 나간 말은 반드시 자기 귀로 돌아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탓에 깨우치지 못할 뿐이지요. 좋은 말만 하면서 살아도 인생 짧습니다. 미움과 시기와 질투와 분노로 소중한 삶에 상처를 입히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크린샷 2023-01-19 오전 8.57.50.png

마음 편안하고 아무 문제 없을 때는 누구나 따뜻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감정이 격해질 때입니다.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고 마구 뱉는 말들, 결국은 후회로 돌아옵니다. 내 마음 평온한 게 최고입니다. 이 모든 공부와 연습을 하는 이유는, 내 마음을 위해서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책쓰기 수업 명함 신규.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