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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 이렇게 달라진다!

얻는 게 있으니까 쓰는 겁니다

by 글장이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10년 막 지났습니다. 첫 책을 출간한 지 7년이 되었고, 그 후로 여섯 권을 더 냈습니다. 세월에 비하면 출간 경험이 적은 편이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저는 하루도 글을 쓰지 않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합니다.


주변에서 종종 물어 봅니다. 어떻게 10년 동안 매일 글을 쓸 수 있었냐고 말이죠. 물론 글 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허나, 좋아하기만 해서 될 일은 아니지요. 맨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좋기는커녕 매일 종이와 펜을 집어 던져 버리고 싶었습니다.


지난 삶을 돌이켜봅니다. 변한 게 많습니다. 저도 변했고, 제 인생도 변했습니다. 모두 글을 쓴 덕분입니다. 책을 출간하고 얻은 것도 많지만, 매일 글을 쓰면서 얻은 것이 훨씬 많습니다. 얻는 게 있으니까 쓰는 것이지요. 앞으로도 매일 글을 쓸 겁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얻게 된 것들, 그리고 달라진 것들 몇 가지를 정리해 봅니다.


첫째,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과 종이에 글로 쓰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머릿속에만 있을 때는 '아는' 게 아니라,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밖으로 끄집어내지 못하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죠. 서론, 본론, 결론 혹은 기, 승, 전, 결 등 일정한 구조에 맞춰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들을 찾아 글로 쓰다 보면 비로소 체계적인 주관이 생성됩니다.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당당함'으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딜 가도 위축되지 않습니다. 누구를 만나 대화를 해도 나의 의견과 주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 심란할 때나 머리 복잡할 때, 글쓰기만큼 개운한 일 없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대부분의 문제는 글을 씀으로써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글을 쓰면, 자신이 쓴 글의 내용을 지키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글 따로 인생 따로, 아주 가관입니다. 실제로 그런 사람 많고요. 저는 두 번 다시 곤혹을 치르고 싶지 않습니다. 글을 썼으면 지키려고 노력하고,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아예 글을 쓰지 않습니다.


작정하고 나쁜 글을 써 보려고 시도해 본 적도 있습니다.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궁금했거든요. 절대로 쓰지 못합니다. 싸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글은 쓸 수가 없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사람은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글을 쓰고 자신이 쓴 글처럼 살겠다 노력하면 인생도 글도 모두 좋아질 수 있습니다.


셋째,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왜 별 것도 아닌 일로 그렇게 속상해 했을까. 왜 그렇게 짜증을 부렸을까. 왜 좋은 말로 표현하지 못했을까. 고통스러웠던 과거 모든 순간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런 마음은 현재를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 닥치면, 이 또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 것 아닌 일로 여겨지겠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나가는 데 이보다 더 지혜로운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일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책이나 블로그에 공유하는 편입니다. 제가 쓴 글을 다른 사람이 읽도록 하는 것이죠. 때로 모진 말을 던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처 받습니다. 아니, 상처 받았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전혀 상처 받지 않습니다.


같은 글을 읽어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 의도보다 더 큰 용기와 희망을 가져가는 사람도 분명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글을 싫어하는 사람들까지 모조리 안아 줄 품이 없습니다. 아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만 챙깁니다.


한 사람이라도 제 글을 읽고 도움을 받았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졌다면, 변화와 성장을 시작했다면, 털끝만큼이라도 달라졌다면, 제가 살아가는 글 쓰는 인생의 의미와 가치가 충분하다고 믿습니다. 이런 믿음 덕분에 하루 평균 200명 정도밖에 찾지 않는 '저품질' 블로그를 갖고도 자이언트라는 성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다섯째, 세상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습니다. 글 쓰는 일은 멈추는 행위입니다. 멈추면 호흡이 느려집니다. 눈동자는 커지고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립니다. 하루의 밀도가 높아집니다. 사람들의 가식과 위선이 보이고, 진심과 사랑도 보입니다. 무엇 하나 허투루 여기는 법이 없지요.


내가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구나. 배우고 깨닫습니다. 무조건 싫어하고 무조건 상처받고 무조건 좌절하는 일 없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성향과 DNA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이 훤히 다 보입니다. 그래서 저 자신의 삶에 더욱 충실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미운 사람도 있습니다. 욱할 때도 많지요. 하지만, 그런 불편한 감정을 오래 가져가지 않습니다. 글을 쓴 후로는 마음 번잡해서 뒤척이며 잠 못 이룬 적이 없습니다. 모든 순간이 배움이고, 모든 순간이 내 삶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깝고 애틋합니다. 더 소중히 여기게 됩니다. 삶은 더 좋아집니다.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섯 가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비단 이 뿐이겠습니까.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인생 실패자였지요. 그랬던 제가 글을 쓰면서 누구도 부럽지 않은 인생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닙니다. 가족 모두 평안합니다.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토록 좋으니까, 다른 사람에게도 목에 핏대를 세우고 권하는 겁니다.


시간이 없다, 바쁘다, 머리 아프다, 잘 쓸 줄 모른다...... 쓰지 못한다는 핑계와 변명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글 한 편 쓸 때마다 천만 원씩 생긴다면 쓰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 많은 핑계와 변명 모조리 사라질 겁니다. 장담컨대, 글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돈 천만 원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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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자신의 몫입니다. 누가 권한다고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저는 앞으로도 계속 글 쓰는 삶을 '보여드릴' 겁니다. 제가, 제 삶이 얼마나 더 좋아지는지 보시고, 그런 다음 선택해도 좋습니다. 쓰는 시간이 좋습니다. 쓸 수 있어 다행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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