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글쓰기
글 쓰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두려움을 품고 있습니다. 글이란 게 본디 타인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추고 숨기려면 글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나의 생각, 느낌, 주장, 의견, 경험, 가치관, 세계관 등을 세상 사람들한테 공개하는 것이죠. 공감을 일으키거나 설득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나아가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이 글을 쓰는 목적이지요.
글을 쓰는 자신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생각을 정돈하는 것은 물론이고, 흔히 말하는 치유를 경험할 수도 있고요. 스스로 위로하고 힘을 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을 위한' 글이라면 일기를 쓰는 편이 낫습니다. 위에서 말한 타인과 세상을 위한 글을 쓰다 보면 자신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말하는 글쓰기에는 타인과 세상, 그리고 자신까지 모두를 위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좋겠지만, 세상이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요. 때로 독설을 듣기도 하고 모진 댓글을 받기도 합니다. 블로그에 포스팅 한 편만 올려도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접하게 되는데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것이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을 쓸 때는 용기와 배짱이 필요합니다.
쉽게 상처받는 사람들 있습니다. 독자가 조금만 삐딱한 얘기를 해도 얼굴이 시뻘게지고 심장이 떨립니다. 이런 경험을 한 번만 해도 다시는 글을 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정성껏 글을 썼는데, 사람들 반응이 없거나 지적만 당한다면 당연히 멘탈이 무너질 테지요.
용기와 배짱은 글을 쓰는 데 꼭 필요한 태도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용기와 배짱을 가질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당당하게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첫째, 공부해야 합니다. 뭘 제대로 알아야 자기 주장을 펼칠 수가 있습니다. 글쓰기 공부 하나도 하지 않은 채 마구 쓰기만 하면 문법을 비롯해 헛점이 많이 생길 테고, 부족한 점이 많을수록 독자로부터 비판을 받게 됩니다. 완벽한 글은 없겠지만, 적어도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야 타인의 평가에 대응할 수가 있습니다.
둘째, 논리가 필요합니다. 어떤 글이든 논리가 튼실하면 강해집니다. "돈 욕심 부리다가 인생 실패했다. 욕심 버리고 돕겠다 마음 먹으니 오히려 돈이 생기더라. 이런 내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돈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기를 바란다." 흐름이라고도 하고 맥락이라고도 합니다. 순서와 구성에 맞게 글을 쓰면 논리가 생기지요. 논리적인 글을 쓰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생각 근육을 단련해야 합니다. 어떤 현상 하나를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이 있는데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릅니다. DNA가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교육받은 정도가 다르고, 세상 보는 눈이 다릅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생각의 유연성이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유연해야 아집이 사라집니다.
넷째, SNS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글 한 편 써가지고 온라인에 공개하려고 하면 손을 바들바들 떠는 사람들 있습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다양한 생각을 접수하는 창구로 활용하면 됩니다. 이렇게 보는 사람도 있구나. 그거면 끝납니다. 속상해 하지 말고, 싸우려 들지 말고, 그냥 그런 사람 있구나 마음을 여는 것이지요. SNS는 글쓰기 맷집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도구입니다.
다섯째, 다른 사람의 다른 생각을 인정하되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위 첫 번째 항목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었지요. 실력을 쌓고 있는 사람이 타인의 말에 흔들리면 공부하나마나입니다. 그건 네 생각이고!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강인함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한 가지 더 당부하고 싶습니다. 공부도 하지 않고 실력도 쌓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고 정성도 기울이지 않는 사람이 자기 중심만 지키려 하는 것은 그저 아집에 불과합니다. 똥고집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배우려는 마음 없이 수준도 형편없으면서 무조건 자기만 옳다고 고집부리는 사람은 평생 글을 써도 나아지지 않을 겁니다.
10년 넘게 매일 글 쓰고 있습니다. 칭찬과 인정도 받아 보았고, 쓴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타인은 그 누구도 내 인생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툭툭 던지기만 할 뿐, 나만큼 진지하게 내 삶을 고민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한, 사람이 열이면 생각도 열 가지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공감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어떤 글을 써도 똑같더란 사실이지요. 제 글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 생각이 다양한 겁니다. 공부하고 연습하기만 하면, 그 많은 다양한 생각들을 전부 수용하고, 학습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겁 먹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글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사람은 아마도 자신의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일 겁니다. 확신합니다. 글 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 글 흉 보지 않거든요.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고개를 숙여야지, 매일 열심히 글 쓰는 사람이 대체 왜 고개를 숙입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