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쓰다
흔히 인생을 한 편의 영화에 비유하곤 합니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등장하고, 사건이 펼쳐지며, 결말을 맺지요. 왕자님을 만나거나 지구를 구하는 일은 여간해선 일어나지 않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영화 스토리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영화 주인공처럼 살 수 있을까요? 새벽에 알람이 울립니다. 그냥 끄고 더 자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벌떡 일어나 하루를 맞이하는 것이 좋을까요. 영화 속 주인공이라면 당연히 벌떡 일어날 겁니다.
매일 꾸준히 책을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실천하기가 힘들지요. 영화 속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그냥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독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정당화 할까요, 아니면 어떻게든 매일 책을 펼쳐 읽을까요. 당연히 책을 펼쳐 읽을 겁니다.
어떤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두려움과 불안으로 망설일 때도 있고 과감하게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요?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면서 머뭇거릴까요, 아니면 용기를 내어 도전할까요. 네, 맞습니다. 당연히 도전하겠지요.
영화 속 주인공을 동경하면서, 영화처럼 살고 싶다 하면서, 현실에서는 단역처럼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성장과 성공을 갈망하면서, 영화 속 주인공의 승리와 성취를 부러워하면서, 실제로는 패배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영화 속 주인공은 대범합니다. 작은 일에 짜증 부리지 않고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칩니다. 누군가의 한 마디를 곱씹으며 오늘 하루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실수와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섭니다. 별 것도 아닌 일로 좌절하고 절망하며 신세 한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저는 작가입니다. 글을 씁니다. 책도 냅니다. 제가 쓰는 글을 누군가 읽고 더 나은 삶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런 제가, 제게 주어진 삶을 소홀히 여기고 매 순간 허투루 인생을 대한다면 누가 제 글을 믿고 읽어주겠습니까.
완벽한 삶을 살자는 게 아닙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인류를 구하자는 게 아니지요. 적어도 제게 주어진 하루와 순간에 당당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 보자는 의미입니다.
영화는 감독이 만듭니다. 인생은 내가 감독입니다. 영화에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인생에서는 내가 주인공이죠. 영화는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됩니다. 내 인생 시나리오는 내가 씁니다. 아니다 싶으면 바꿔 쓰면 됩니다. 인생 시나리오, 인생 전개, 인생 결말, 인생 주인공의 생각과 말과 행동, 모두 내 두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제 인생 영화 중반부에 접어듭니다. 한창 흥미진진한 순간이지요. 저는 제 인생 영화를 '재미없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고군분투하면, 영화는 감동적일 수밖에 없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