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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

by 글장이


순서에 맞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승,전,결', '서론, 본론, 결론', '발단,전개,절정,결말' 등이 모두 순서에 관한 이론입니다. 글이 진행되는 순서는 논리와 직결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뒤죽박죽 섞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글의 종류에 따라서도 순서가 달라집니다. 회사 보고서의 경우에는 배경, 취지, 현상, 대안, 예상 효과 등의 순으로 쓰는 것이 보통입니다. 상품 기획안은 시장 상황, 경쟁사 동향, 신제품 특징, 강점, 예상 점유율 등의 순으로 진행되겠지요.


순서에 맞게 글을 쓰면 독자가 이해하기 쉬울 뿐 아니라, 글을 쓰는 작가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글 쓰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대부분의 초보 작가들이 순서를 허투루 여기거나 아예 생각지 않습니다. 수첩 하나 옆에 두고 순서를 정리한 후에 글을 써 보길 권합니다.


일상을 쓸 때는 어떤 순서가 좋을까요? 딱 정해진 방법은 없습니다. 제가 주로 쓰는 방식을 정리해 봅니다. 도움되면 좋겠습니다.


글을 시작할 때는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읽을 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독자는 자신이 관심 있는 내용의 글만 읽습니다. 어떻게 해야 관심을 끌 수 있는가. 지금 읽고 있는 이 글에서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가 알려주는 것이죠. 이 포스팅도 제목과 첫 문장에 '순서'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글 쓰는 순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겠지요.


다음으로, 정의나 배경을 설명합니다. 글 쓰는 순서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첫째, 둘째 등 표기하면서 정리하는 것이죠. 명확하고 깔끔해야 눈에 잘 들어옵니다.


셋째,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이론을 좋아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대부분 사람은 타인의 살아있는 경험을 신뢰합니다. 재미도 느끼고요. 어떤 주제가 되었든 글 쓰는 사람의 경험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넷째, 메시지 정리입니다. 글을 쓰면서 명확한 메시지를 정리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 많은데요. 무책임한 소리입니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없다면, 그 글은 횡설수설이라고 고백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나는 '나열할테니' 네가 알아서 요약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쓴 내용을 정리해서 핵심을 간추려 주어야 합니다.


저도 처음 글을 쓸 때는 순서에 대해 생각지 않고 손 가는 대로 마구 썼습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싶은 거였죠.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읽으면 눈에 쏙쏙 들어오고, 고개도 끄덕여지고, 밑줄도 긋게 되는데, 제 글은 어느 부분이 중요한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일기는 쓰기 편했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가 봤더니, 일기는 하루를 보낸 시간순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일게 되었지요. 순서에 맞춰 쓰니까 아무래도 수월했던 겁니다. 그 후로 글쓰기에 순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다양한 템플릿을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장력이 향상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순서에 맞게 글을 쓰는 것은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잘 쓴 글 한 편을 골라 옆에 두고, 그 글의 순서를 그대로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내면 됩니다. 이러한 연습 과정을 거치면 나중에는 다른 글을 보지 않고서도 자신만의 순서를 잘 지킬 수 있습니다.


글의 종류에 따라 순서 다양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도 수많은 글쓰기 순서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글을 쓰면서 다양한 순서와 구성을 다뤄보는 노력이지요. 글쓰기 실력은 쓰면서 키워야 합니다. 실력 다 쌓고 글 쓰겠다는 사람 치고 시작하는 사람 못 봤습니다.


순서에 자신 없다면, 일단은 그냥 막 써도 됩니다. 말과 달리, 글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지요. 처음부터 순서에 맞게 써도 되고, 생각나는 대로 마구 쓴 다음 나중에 순서에 맞춰 재배열해도 됩니다.


한 편의 글을 쓸 때 순서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만 인식하고 있으면 된다는 뜻입니다.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것과 그냥 쓰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이왕이면 독자가 읽을 때 쉽고 편하고 논리적이면 더 좋겠지요.


건물 지을 때 순서 무시하면 어떻게 될까요? 운동할 때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어찌 될까요? 요리할 때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맛이 있겠습니까? 무슨 일이든 지켜야 할 순서가 있습니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진행해야 제대로 성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성공도 마찬가지입니다. 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금방 무너지고 맙니다.마음이 조급하고 결과에만 연연하면 순서를 대충 여기게 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반짝 성과는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인 성장은 결코 이뤄낼 수 없습니다.


욕심내고 달려들다가 인생 몽땅 날려버렸습니다. 순서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는 조금 늦더라도 반드시 순서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오래 걸렸습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탄탄한 인생 만들었습니다. 과정 하나하나에서 보람과 가치를 느꼈기 때문에 오래 걸린 그 시간들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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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제를 정합니다. 그런 다음, 첫 문단에는 어떤 내용을 쓸 것인가 결정하고요. 두 번째 문단, 세 번째 문단에는 각각 어떤 내용을 채워 넣을 것인가 메모합니다. 마지막 단락에서는 메시지를 어떻게 강조할 것인가 정리합니다. 노트북 열자마자 무턱대로 글 쓰지 말고, 빈 종이에다 하나씩 메모하고 낙서하고 스케치해서 순서를 정리한 후에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순서를 확실하게 지키겠다 생각하는 순간, 마음은 한결 차분해집니다. 이것이 순서를 지키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가장 큰 효과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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