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신중히 하고 글은 막 써도 된다

말과 글이 예쁜 인생

by 글장이


'글은 막 써도 된다'는 제목에 대해 의문을 갖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막 써도 됩니다. 고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횟수도 제한이 없습니다. 고치고 다듬고 수정하고 보완하고 추가하고...... 어느 정도 되었다 싶을 때까지 무한히 고쳐 쓸 수 있습니다.


반면, 말은 어떠한가요? 한 번 뱉은 말은 두 번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사과하고 번복해도, 이미 내 입에서 나온 말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듣는 사람들이 어떤 의미로 해석해버리고 나면, 각인 자체가 상당히 오래갑니다.


이런 이유로, 말은 신중해야 하며 글은 마구 써도 된다고 제목을 붙인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많은 사람이 말은 막 하고 글은 골머리를 썩여 가며 씁니다. 정반대로 실행하고 있지요.


입은 다물수록 좋고, 손은 바쁠수록 좋습니다. 말은 줄이고 글은 많이 써야 합니다. 글쓰기 코치로 일하는 사람이라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닙니다. 말과 글이 인생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존재의 본질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고요하다'이고요. 다른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입니다. 고요하고 보이지 않는 존재가 세상을 움직입니다. 강력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모든 기관은 우리 안에 있습니다. 장기들은 소리 없이 움직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아무 이상 없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 몸속에 있는 장기들이 소란을 피우거나 겉으로 다 드러나 있다면, 아마 세상 모든 인간은 큰 혼란에 빠질 겁니다.


우주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요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삼라만상은 우주의 질서에 따라 움직입니다. 우주가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아마 우리는 하루도 살아가지 못할 겁니다.


온라인 시대입니다. SNS 세상입니다. 요란합니다. 잠시도 고요하지 않습니다. 눈과 귀가 어지러우니 혼란스러울 수밖에요. 그 요란한 소리와 눈요기가 하나같이 "나 잘났다"며 외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무엇이 참인지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먹기만 하면 모든 질병이 씻은 듯 낫는다고 하고, 배우기만 하면 한 달에 수천 만원씩 벌 수 있다고 하고, 따라 하기만 하면 단박에 인생이 바뀐다고 합니다. 분명 완벽하지 않을 텐데, 그런 허점이나 미약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는 바가 없습니다.


문제는, 절실한 사람일수록 소리와 화려함에 흔들린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피부가 좋지 않습니다. 신장 때문이기도 하고, 림프종 때문이기도 합니다. SNS에 올라오는 광고를 보면 저절로 눈이 갑니다. 귀가 솔깃합니다. 저걸 먹고 이걸 바르면 씻은 듯이 나을 것만 같습니다. 마음이 흔들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짓이 절박한 사람 속이는 겁니다. 노인들 대상으로 사기 치는 인간들, 아픈 사람 대상으로 가짜 약 팔아먹는 인간들, 뭘 잘 모르는 국민들 대상으로 거짓 약속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정치인들. 전부 쓰레기입니다.


그런데요. 이런 사람들 욕해 봐야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중심을 딱 잡고 주변 소음과 화려한 모습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이죠.


생각을 해야 합니다. 보는 것도 좋고 듣는 것도 좋습니다만, 그런 다음에는 반드시 멈춰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되고, 일기는 쓰는 것도 권할 만합니다. 무엇이 되었든 하루 한 번은 멈춰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꼭 가지길 권합니다.

스크린샷 2023-03-13 082029.png

말을 줄여야 합니다. 글을 써야 합니다.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글은 막 써도 됩니다. 말은 수정할 수 없기에 한 마디를 하더라도 묵직해야 하고, 글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기에 무엇이든 쏟아내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이죠.


말과 글이 예쁜 사람은 인생도 근사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책쓰기 수업 명함 신규.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