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글 쓰는 두 가지 방법

많이 웃지 못했음을 후회하지 않도록

by 글장이


무슨 일이든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재미가 있으면 능률도 오르고, 습관으로 만들기도 쉬우며, 다른 핑계 없이 계속 하고 싶다는 욕구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하는 것이 재미있으면 몸 만들기 쉽습니다. 피아노 치는 게 재미있으면 누가 말려도 매일 연주할 겁니다. 공 차는 게 재미있으면 주말 조기축구회도 나가는 것이죠.


반대로 재미가 없으면 무슨 일을 해도 별 효과가 없습니다. 설령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낸다 하더라도 계속 그 일을 하고 싶지는 않겠지요. 언제든 다른 기회가 있으면 돌아서게 될 겁니다.


심각하게 살아가는 사람 많습니다. 민족 정서의 영향이기도 하고, 성장 환경에서 비롯된 성향이기도 할 테지요. 인상 팍팍 쓰고 살아갑니다. 책을 읽을 때도 미간에 주름이 지고, 글을 쓸 때도 누가 말 걸면 죽여버릴 것 같은 표정을 짓습니다. 실실 웃으면서 뭘 하면 "이게 장난이냐?"라며 쏘아붙이기도 합니다. 인상 쓰고 하든 웃으면서 하든 결과는 비슷한데도 말이죠.


오래 전의 저는 사뭇 진지했습니다. 웃을 줄 몰랐죠. 인상을 쓰고 이를 악물고 분위기를 무겁고 어둡게 만들어야만 제대로 일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옆에서 웃으면 그 사람은 놀고 있는 거라고 여겼지요.


큰 실패를 겪은 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웃어도 된다'는 명확한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의 끝자락을 움켜쥐고 계신 분들이 한결같이 '많이 웃지 못했음'을 후회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웃음이란, 코미디 프로를 시청하면서 배꼽을 잡고 쓰러지는 것만 일컫는 게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 창문을 열고 맞이하는 시원한 바람에도 웃을 수 있고요. 플랫폼에 서서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웃을 수 있습니다. 글을 쓰다가 문득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도 미소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나 사건이 생기기 전에 미리 웃는 태도입니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서 베란다 창문을 여는 것이지요. 플랫폼에 서기 전에 이미 웃고 있어도 됩니다. 웃으면서 노트북을 열어도 되고요.


"왜 웃냐?"는 질문만큼 어리석고 삐딱한 말이 또 없습니다. 그냥 웃는 것인데 말이죠. 웃는 모습을 보면 좋다고 여겨야 하는데, 상대가 웃으면 기분 나쁘다고 생각을 하니 이 얼마나 어이없는 현상입니까.


비웃음이 있고 맑은 웃음이 있습니다. 이조차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웃음 자체가 메말라 있으니 차라리 인상 팍팍 쓰며 살아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으면서 살아야 합니다. 저는 웃음으로 삶을 바꾸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서 일합니다. 재미를 느끼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드는 것이죠.


웃으면서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작가가 직접 '글 쓰는 재미'를 만드는 두 가지 태도를 소개합니다.


첫째, 누구의 허락도 필요치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부분 초보 작가들이 자신의 글에 자신감을 갖지 못합니다. 경험도 부족하고 배운 적도 없으니 당연한 현상이지요. 그러나, 쓰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해서 글쓰기에 어떤 조건이나 누군가의 승인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내 멋대로 써도 됩니다. 배우고 익히고 연습하면서 조금씩 수정하고 다듬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들, 컴퓨터 게임 많이 하지요? 밤새도록 합니다. 그런데, 프로 게이머가 되겠다며 절차를 밟는 아이들 입에서는 '힘들다, 어렵다'는 말이 쏟아집니다. 자유롭게 신나게 게임을 할 때는 좋았는데, 이것 저것 지켜야 할 것이 많고 룰을 따라야 하고 승리에 대한 압박을 받기 시작하니까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재미의 시작은 '자유'입니다. 마음껏 쓰면서 하나씩 배워야 합니다. 그러니까, 글을 잘 쓰기 위한 단계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되는 것이죠. 일단 쓴다. 그리고 배운다. 고쳐 쓴다. 이를 반복한다.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는 두 번째 방법은, 오늘 쓰는 한 편의 글이 어떤 목적을 가지는가 선명하게 떠올리는 것입니다. 설명할 것인가, 주장할 것인가, 전달할 것인가, 공감을 유도할 것인가, 설득할 것인가, 행동으로 옮기게 만들 것인가. 모든 글은 목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글에 목적성을 부여하면 쓰는 과정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식당에 가서 칼국수를 먹고 왔는데 그 맛이 잊히질 않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글을 썼다고 칩시다. 누군가 그 글을 읽고 군침을 흘리며 해당 식당에까지 다녀왔다면 말할 것도 없이 성공이지요. 목적을 분명히 하고 글을 쓰고 실제로 목적이 달성되는 경험을 하고 나면, 그 때부터는 옆에서 말려도 글을 쓸 겁니다.


오늘 내가 쓰는 글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글 쓰기 전에 30초만 생각해도 충분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 과정을 귀찮아해서, '난 그냥 내가 좋아서 쓰는 거야'라고 자기 위안을 삼는데요. 지금부터는 목적을 갖고 한 번 써 보길 권합니다. 몇 번만 해 보면 전혀 다른 글쓰기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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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생을 살면서 비로소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무슨 일이든 자꾸만 적극적으로 하게 되고, 두려움도 사라지고, 실수나 실패를 해도 좌절하게 않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훨씬 많이 웃습니다.


많이 웃으며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결과가 더 좋다는데 굳이 인상 쓸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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