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대가리? 그딴 건 필요없다!
글쓰기/책쓰기 관련 강좌를 들은 적 없습니다. 돈도 없었고, 그럴 만한 기회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습니다. 혼자서 막무가내로 공부했습니다. 책 읽고, 따라 쓰고, 내가 쓴 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다른 작가의 글과 비교하고 분석하고, 그러면서 고쳐 쓰고, 다시 읽고, 또 수정하고...... 이런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몸으로 익혔습니다.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열두 번씩 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글쓰기 공부를 시작한 곳은 감옥이었습니다. 무엇 하나 마땅한 게 없었지요. 할 수 있는 거라곤 글 쓰는 것밖에 없는데, 유일한 희망이 삐걱거리니까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세상에 나와 막노동판에서 삽질하면서도 매일 새벽과 늦은 밤 시간을 이용해 글을 썼습니다. 가슴은 답답하고 속은 상했지만, 하루도 멈추지 않았지요. 저의 이런 경험을 세상에 전하고 싶었습니다. 출간을 준비했습니다.
눈에 뵈는 게 없다는 말은 그럴 때 쓰는 거였습니다.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출판사가 내 원고를 받아줄까? 나의 글이 책이 될 만한 가치가 있을까? 저는 그런 생각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겁대가리가 없었던 것이지요.
다행히 첫 책은 무사히(?) 출판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그러고는 바로 두 번째와 세 번째 책을 집필했고, 어렵지 않게 모두 책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7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어땠을까요? 생각 같아서는 석 달에 한 권씩 척척 집필해서 '라이팅 머신'답게 마구 책을 낼 것 같았습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에는 서서히 걸림돌이 생기기 시작했지요. 글쓰기 코치니까 더 잘 써야 한다, 독자를 위한 책을 내야 한다, 문장도 더 세련되게 다음어야 한다, 출판사에 손해도 끼치지 않아야 한다, 남들이 내 글을 읽고 뭐라고 할까, 어느 정도는 팔리는 책을 써야 한다......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내가 글을 쓸 때마다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마음 먹었더라면, 아마 지금쯤 훨씬 더 많은 책을 출간했을 거라고.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손끝이 지릿했습니다. 초심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것이구나.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 환장한 사람처럼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일곱 권의 개인 저서와 세 권의 전자책을 출간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눈에 뵈는 게 없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마음 속에 부담을 잔뜩 안은 채 쓴 글이나 초심으로 겁없이 쓴 글이나 별 다를 바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 글이나 막 써서 책 내도 된다는 말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저는 지금 태도를 강조하는 겁니다. 책 한 권을 집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허나, 우리는 초보 작가입니다. 모든 요소를 다 고려해서 완벽한 원고를 쓸 수는 없습니다. 얼마나 정성을 담는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가,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어떻게 독자를 도울 것인가. 이 정도 생각이면 충분합니다.
볼링을 칠 줄 압니다. 에버리지 150 언저리를 오갑니다. 웬만한 사람들과 즐기기에 부족함 없습니다. 볼링 점수가 가장 많이 나왔던 때는 단연코 첫 날이었습니다. 태어나서 볼링공을 처음 잡아 보았지요. 그날, 제 점수는 무려 200점에 육박했습니다. 던지면 다 넘어갔지요.
자세도 몰랐고 스텝도 몰랐고 점수 계산법도 알지 못했습니다. 정해진 레인에 공을 굴려 핀을 많이 쓰러뜨리기만 하면 된다는 무식한 생각으로 던졌습니다. 그날도 저는, 어떤 부담이나 긴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이니까요. 어떤 일을 처음 하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모두 가졌습니다.
그 후로 동작을 배우고, 볼링에 대한 개념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수는 어땠을까요? 네, 맞습니다. 당연히 떨어졌지요. 뭘 좀 알고 나니까 어깨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한참을 연습한 후에야 지금의 에버리지까지 점수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두려움과 불안함에 초조해 하고 계신가요? 괜찮습니다. 처음이니까요.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두 가지 권리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실수해도 되고, 실패해도 되고, 잘 못해도 되는 권리입니다. 두 번째는, 조금만 잘해도 크게 기뻐할 권리입니다. 이 두 가지 권리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누리지 않는 사람만 손해입니다.
이미 시작했다고요? 그래서 뭘 좀 아는 시기라고요? 그래서 부담이 더 심하고 압박도 많이 받습니까? 그렇다면, 초심으로 돌아가세요.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처음의 특권을 누리면 됩니다.
실수하면, 실패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기분이 썩 좋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인생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도전해 보았다는 경험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성공보다는 실패담이 더 극적인 효과를 전할 수 있습니다. 실패 경험 있는 놈한테 배울 게 더 많습니다.
성공하고 싶다면, 오늘 그 일을 처음 하는 것처럼 한 번 덤벼들어 보길 바랍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려 애쓰지 말고, 그냥 닥치는 대로 한 번 해 보는 겁니다. 패기가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천 년 만 년 살 것 같습니까? 우리, 사실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멋대로! 신나게! 한 번 도전해 봐야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