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짜리한테 구구단을 강요하다니

너무하다 못해 잔인한 행위

by 글장이


"일본에 살고 있는 서른 다섯 주부 다나카씨는 자신의 세 살 된 아들에게 구구단을 강요했다. 더듬거리며 잘 외우지 못하는 아들에게 고함을 질렀고, 그것도 못하냐며 구박했다. 아들은 대꾸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울먹이며 바닥만 쳐다 보았다."


위 글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너무하다를 넘어 잔인하다는 생각까지 들지요. 고작 세 살입니다. 구구단이라니! 자신의 아이가 마치 세기의 천재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입니다.


말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어린 아이의 심정은 어떨까요? 엄마가 자신을 몰아붙이는 통에 정신이 아득할 겁니다. 사랑만 듬뿍 받아도 모자랄 나이에 그토록 모진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너무나 안됐고 불쌍합니다.


위에 쓴 글은 제가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저런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가상으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왜 저런 글을 썼냐고요? 주변에 비슷한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모두 3~4세 어린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을 수도 있고, 아직 이도 제대로 나지 않은 정도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글을 잘 쓰려고' 애쓰는 것은 세 살짜리 아이가 구구단을 외우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잘 쓰지 못하는 자신을 몰아붙이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일이든 단계가 있습니다. 배우고 익히고 연습하는 단계가 있고, 심화 단계가 있으며, 자유자재로 마음껏 펼치는 단계가 있지요. 시작은 늘 어렵습니다. 불안합니다. 잘 못합니다. 어색하고 어설프고 모자랍니다. 당연한 얘기지요.


시중에 수많은 글쓰기/책쓰기 관련 도서가 있습니다. 대부분 '글 잘 쓰는 방법'에 관해 나름의 주장을 펼치고 있지요. 배울 점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방법'보다 우선하는 태도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친절해야 한다!


보듬어주고 안아주어야 합니다. 초보니까요. 시작이니까요. 처음이니까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는 단계입니다. 그런 '아기'에게 압박과 부담과 스트레스를 주면 공황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SNS 시대입니다. 나 빼고 전부 잘사는 것 같습니다. 다들 뭘 배우고, 잘하고, 성과를 내고, 돈도 잘 벌고,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조급해집니다.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나도 당장 뭔가를 잘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해져야 합니다. 지금 내 모습 있는 그대로 괜찮다 주문을 걸어야지요. 하나씩 천천히 제대로 배우고 익히면 됩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삶이 평온해집니다.


급하게 서두른다고 해서 되는 일은 없습니다. 열흘 만에 살 빼고 일주일만에 책 쓰고 한 달만에 몇 억을 번다는 소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계단을 건너뛰는 사람은 반드시 발을 헛디디게 마련입니다. 인생 통째로 날리고서야 깨달은 진실입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다 보니 개인이 삶에서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들을 잊고 살게 되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첫째,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하나씩 차근차근 배우고 익히며 연습하고 반복해야 합니다.

셋째, 탑을 쌓아올리는 데에만 급급하지 말고, 중간에 흙과 시멘트가 견고하게 굳어질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넷째, 결과 지향적인 삶에서 벗어나 매 순간 나의 모습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다섯째, 실수와 실패가 많아야 제대로 된 삶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세 살짜리 아이가 구구단을 술술 외우는 모습이 멋진가요? 저는 징그러울 것 같습니다. 시작하는 사람, 출발하는 사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과 멋짐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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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려도 괜찮다, 못써도 괜찮다...... 초보 작가만의 특권입니다. 자신의 마땅한 권리를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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