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아는 것만 써도 충분하다

진실한 글쓰기

by 글장이


글 쓰는 사람이 지켜야 할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독자가 작가를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신뢰할 수 없는 글은 공허하지요. 어떤 내용을 써도 소용없습니다. 저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믿을 수 있어! 이런 생각을 가진 독자가 많을수록 작가는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흔히 글에는 진실을 담는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거짓말을 지어내 글을 쓰는 사람은 없을 테지요. 허구의 이야기인 소설조차도 작가의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진실한 글인데도 좀처럼 신뢰가 쌓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작가 스스로 진실 여부 판단하는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진실한 글에 대한 세 가지 정의와 그런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할 방향에 대해 정리해 봅니다. 반복 연습해서 솔직담백한 글로 승부를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정확한 것만 써야 합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멋지게 성장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요?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말인지 하나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런 글의 특징은, 노력하지 않고 성장하지 않은 사람조차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점입니다. 신뢰할 수 없는,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글입니다.


작년 10월부터 6개월 동안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한 시간씩 공부했습니다. 밤 10시부터 두 시간씩 아침에 공부한 내용을 복습했습니다. 지난 주에 치른 토익 시험에서 750점 받았습니다. 이전 점수에서 무려 120점이나 올랐습니다.


실제로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자신의 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생각만 열심히 한" 사람은 쓰려고 해도 쓸 만한 게 없지요. 독자한테 뭔가 보여주긴 해야겠는데 막상 구체적으로 실행한 게 없으니 "열심히"라는 말로 퉁치는 겁니다.


정확한 것만 써야 합니다. 두루뭉술 대충 감 잡고 넘어갈 거라는 생각으로 표현하면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세요. 경험을 있는 그대로 써야만 믿음을 쌓을 수 있습니다.


둘째, 결심이나 각오, 다짐 따위는 신중하게 써야 한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다.


말 때문에 심각한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글을 쓴 작가가 앞으로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을까요? 절대로 그런 일 없을까요? 그저 순간적인 다짐일 뿐입니다. 아마도 이 글을 쓴 작가는 앞으로 살면서 또 무슨 일이 있으면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가 분명 있을 겁니다. 사람이 어떻게 앞으로의 일에 대해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나의 한 마디 때문에 상처받은 그 사람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그 순간에 왜 하필이면 그런 말을 했을까. 말은 뇌를 통해 입밖으로 나온다고 하는데, 나의 뇌가 순간 멈췄던 것은 아닐까.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데, 나는 죽을 때까지 갚지 못할 빚을 진 셈이다. 40년 묵혀 온 습관이라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노력해야 한다. 첫째, 조금이라도 말을 줄여야 한다. 둘째, 매일 저녁 '오늘 내가 한 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셋째, 하루에 세 번 이상 반드시 '좋은 말'을 한다. 이것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새롭게 정한 나의 말 규칙이다. 말 때문에 후회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너무 아프다.


말 때문에 후회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보여주어야 하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생각인지, 자신이 얼마나 고민하고 궁리하고 있는지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앞으로 ~하겠다"라고 달랑 쓰는 글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빨리 쓰고 끝래려고 하지 말고, 엉덩이 딱 붙이고 신중하게 눌러 써야 진심을 담을 수 있습니다.


셋째, 자기 생각을 일반화하지 않는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 두 페이지 책을 읽는다. 2년째다. 아무리 업무가 많은 날이라도 정신이 맑은 채 일하기 때문에 피곤한 줄 모른다.


위 두 글을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첫 번째 문장은 원칙을 말하고 있습니다. 근거도 없고 사례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무조건'입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미라클 모닝을 외쳐대니까 작가도 그냥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쓴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글은 어떤가요? 작가 본인의 경험담을 썼네요. 몇 시에 일어나 무엇을 하는지, 그래서 어떤 점이 좋은지 구체적입니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글은 일찍 일어나지 않는 사람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글입니다.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몇 시에 일어나 무엇을 하고, 그래서 어떤 점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쓴 작가에게는 믿음이 갑니다.


단순히 자기 생각을 일반화하는 글보다는 구체적인 경험담을 쓰는 글이 좋습니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느즈막히 일어나는 사람 중에도 성공한 사람 많겠지요?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면 반론에 대응하기 힘듭니다. 산에 직접 올라가 본 경험 있는 사람이 산에 대해 말할 때 당당한 법입니다.


약 3년간 막노동 현장에서 육체 노동을 한 경험 있습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제가 작업 현장에서 일을 시작하면 불안하고 초조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럴 때 제게 큰 힘이 되어주었던 사람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선배 일꾼이었습니다. 10년 이상 노동을 한 사람 곁에 딱 붙어서 그 사람 시키는 대로 빠릿하게 움직이면 크게 욕 먹지 않고 하루를 보낼 수 있었지요.


세상에서 가장 듬직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네, 맞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사람입니다. 경험 많은 사람은 눈치 보지 않습니다. 경험 많은 사람은 꾸미거나 과장하지 않습니다. 경험 많은 사람은 여유가 넘칩니다.


자신의 경험을 쓰십시오. 하나씩 차근차근 정성 담아 써야 하고요. 과장하지 말고 담백하고 솔직하게 풀어내야 합니다. '많이 아팠다'고 쓰지 말고, '주사 바늘이 팔을 뚫고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고 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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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쌓는 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10년째 매일 글 쓰고 있고, 7년째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뒤에서 저를 흉 보고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 많습니다. 속상하지 않습니다. 그 동안 많은 분들이 곁에 왔으니까요. 지금처럼 계속, 한결 같은 모습으로 시간을 쌓으면 진심을 전할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조급해 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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