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주인공처럼
지구를 지키려는 주인공에게는 반드시 외계인의 침공이라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영화나 소설의 스토리를 이끌어가기 위해 작가가 장면이나 사건을 연출하기 때문이죠.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주인공의 주변에서는 늘 노래와 관련된 일이 생깁니다. 꽃을 좋아하는 주인공에게는 주변 모든 것이 꽃과 관련 있습니다.
주인공의 의도, 특성, 성향, 습관, 취미, 목표 등에 따라 주변 상황이나 환경, 사건 등도 연관성을 갖게 되는 것이죠. 신데렐라는 파티에 가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마법사가 나타난 겁니다. 영화 범죄도시의 주인공 마석도 형사는 나쁜 놈 잡는 형사이기 때문에 주변에 악당들이 출현하는 것이죠.
모든 스토리에는 주인공이 있고, 그를 중심으로 일련의 사건이 펼쳐지는데요. 사건은 모두 주인공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살면서 외계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벤저스의 세상에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외계인이 출현합니다. 어벤저스가 주인공이고, 그들이 세상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려는 사람들은 글감이 마땅치 않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뜻이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작가라는 정체성을 갖지 못한 때문입니다. 주인공이 되지 않은 탓입니다. 연관된 사건이 일어나지 않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겁니다.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작가가 되어야 합니다. 글을 써서 작가가 되는 게 아니라, 작가가 되어 글을 써야 합니다. 일단 글 쓰는 존재가 되고 나면, 일상에서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글쓰기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가족과 밥을 먹어도 쓸 거리가 생기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도 글감이 떠오릅니다.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종일 글쓰기와 관련 있는 사건과 상황이 발생할 테고, 머릿속으로는 끝도 없이 글쓰기를 생각하게 될 겁니다.
작가가 주인공인 인생 영화 한 편을 찍는 것이죠. 주인공은 어딜 가도 글쓰기만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은 글쓰기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일어나는 사건들은 죄다 주제 또는 소재가 됩니다. 주인공은 영화의 주제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오직 글쓰기라는 주제만 다룹니다.
때로 주인공의 글쓰기를 방해하는 사람이나 사건도등장합니다. 영화니까요.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인공이 맥없이 무너져서야 되겠습니까. 어떻게든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상당한 위기를 맞기도 하고, 그러다가 결국은 모든 것을 이겨내고 한 편의 글을 완성합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쓰기 싫고 귀찮고 어렵고 힘든 일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뭔가 새로운 생각과 이벤트가 필요합니다. 이제부터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스스로 각본을 만들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죠.
힘들다,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말입니다. 그럴 바엔 차라리 가상의 시나리오를 써서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되기만 하면, 일상 모든 순간에 글쓰기와 관련된 일들이 펼쳐질 테니 말이죠.
주인공은 단 하나도 허투루 여기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생겨도 글쓰기, 저런 일이 생겨도 글쓰기, 누구를 만나도 글쓰기, 어떤 일을 해도 글쓰기...... 한 편의 영화는 이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아무 생각 말고 주인공이 되어 봅시다. 내가 만드는 영화, 내가 주인공이 되고 내가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