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탄을 쏘아올리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씁니다. 강의가 없는 날에는 매일 밤 11시에도 글을 씁니다. 하루를 보내면서 조금만 틈이 생겨도 글을 씁니다. 글 쓰고 나면 항상 책을 읽습니다. 한 페이지를 읽을 때도 있고, 꽤 많은 양을 읽기도 합니다.
지난 10년간 쓰고 읽는 삶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작정입니다. 글을 읽는다고 해서 당장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는다고 해서 며칠만에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쓰고 읽다 보면 어느 새 인생이 통째로 달라져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중요한 것은, 쓰기와 읽기는 꾸준히 지속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앞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만 고르라면 '꾸준히'가 되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쓰고 읽지만 꾸준하지 못해서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꾸준히 지속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서 꾸준히 쓰고 읽는 습관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사실 저에게는 '글쓰기 습관'이 없습니다. 말장난 같지요? 정말입니다. 저한테는 '글쓰기 습관'은 없습니다. 대신, 다른 습관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맥북을 펼치고 그 위에 키보드를 장착합니다. 그런 다음 블루투스로 연결합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습관입니다. 일단 키보드만 장착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든 글을 씁니다. 모든 신경과 관심을 외장 키보드 장착에 집중합니다. 글 쓰기 전 저만의 의식, 리추얼인 셈이죠.
외장 키보드를 장착하지 않으면 글을 쓰지 않습니다. 외장 키보드를 장착하면 무조건 글을 씁니다. 그래서 제 가방은 항상 무겁습니다. 어딜 가나 외장 키보드를 가방에 넣어 다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상황이 생겨서 외장 키보드를 다루지 못하는 때가 있다 하더라도 저는 그 상황에 맞춰 글을 쓸 겁니다. 하지만, 매일 꾸준하게 오랜 시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특별한 공식이 필요하지요. 일종의 신호입니다.
저한테 글쓰기는 소중하고 숭고한 작업입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저는 글 쓰는 시간이 가장 좋습니다.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고, 존재 가치를 느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손 씻는 건 기본이고요. 노트북과 키보드를 깨끗하게 닦아 늘 새것처럼 유지합니다. 이 모든 행위가 글 쓰는 과정을 즐겁고 기쁘게 만듭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운동하기 전에 신발 끈을 단단하게 매는 것도 습관이고요. 영어 공부를 하기 전에 유튜브로 미국 드라마를 잠깐 보는 것도 리추얼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됐든, 그 일을 시작하는 신호를 한 가지 마련해두는 것이 오래 지속하는 비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매일 지속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작업입니다. 초보 작가일수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재미, 흥미, 동기를 일으켜야 합니다. 한 가지 방법을 고수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는 거지요.
어떻게든 오늘 한 편의 글을 썼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외장 키보드 덕분에 글을 썼든, 쏟아지는 비 덕분에 한 편을 썼든, 커피 향이 좋아서 포스팅 한 건을 발행했든, 글을 썼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만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힘들다, 어렵다, 귀찮다, 막막하다...... 쓰는 사람보다 힘들다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바꿔 말하면, 오늘 글을 쓰기만 하면 앞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쓰지 못할 이유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환경과 상황과 조건에는 항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것 때문에 물러나고 저것 때문에 망설이면 글은 언제 씁니까.
글쓰기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일이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도전을 하겠다 마음먹었으면, 그 다음에는 바로 실행을 해야 합니다. 신호 하나 장착하고, 오직 그 신호에만 집중하는 것이죠. 신호 뒤에 이어지는 본질은 자동으로 계속 진행해 갈 수 있습니다.
성장과 변화를 추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노력에 비해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하는 이유는, 노력보다 생각을 더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에 생각과 실행이 필요하지요. 단연코 실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야 합니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에는 물리적 양의 절대 확보가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썼는가? 쓰지 않았는가? 얼마나 썼는가? 질문할 내용은 딱 정해져 있고, 답도 분명합니다. 이 외에는 어떤 질문도 하소연도 푸념도 쓰는 삶과 관련 없습니다.
신호 하나 만드세요. 신호에 집중하세요. 신호가 떨어지면 즉시 실행합니다. 매일 반복합니다. 틀림없이 달라집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