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번 좋은 일
누가 제 글을 읽고 잘 썼다고 하면 기분 좋습니다. 그러나, 반응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인사를 할 뿐입니다. 누군가 제 글을 읽고 삐딱한 댓글을 달면 기분 별로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습니다. 무시하거나, 잘 알겠다 간단한 답변만 남깁니다.
제가 무슨 도인이라 그런 게 아닙니다. 감정 컨트롤을 잘해서도 아닙니다. 저는 제 글의 가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으로 치자면 억만금을 준대도 제 글의 가치만큼은 팔지 않을 겁니다.
당신 글이 그렇게 대단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제 글을 사랑합니다. 한 줄 한 줄 정성을 다해 씁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을 다시 살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가치는 만드는 것입니다. 둘째, 가치는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가치를 만든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주체가 나 자신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이 가치 있다고 말한다고 해서 가치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요. 다른 사람이 가치 없다고 우긴다 해서 가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만드는 겁니다. 내가 가치 있다고 믿으면 가치 있는 것이죠. 다른 아무런 조건도 필요없습니다.
가치를 지킨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만 원짜리 지폐는 구겨져도 만 원의 가치 여전합니다.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여덟 평짜리 원룸 사무실은 부동산 가격의 변동과 상관없이 저한테 큰 가치를 지닙니다. 아버지는 무슨 말씀을 하셔도 내 아버지이고, 어머니는 어떤 행동을 해도 내 어머니입니다. 가치의 상실 여부는 나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내가 지키면, 가치는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글에 대해 형편없다고 말하는 사람 많습니다. 제가 읽어 본 후에 나름 괜찮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습니다. 7년 동안 542명의 작가를 배출하고, 수많은 이들의 글을 검토한, 전문가인 제가 좋다고 하는데도 믿지 않는 것이죠.
자신의 글이 가치 없다고 여기는 이상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미 스스로 형편없다 여기는 글인데 누가 그 글을 가치 있다고 생각해주겠습니까.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베스트셀러 작가 되어서 큰돈 벌겠다는 심보로 집필한 거라면 차라리 가치 없다고 여기는 편이 낫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누군가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을 주겠다는 선한 마음으로 쓴 거라면, 그 마음 자체만으로 이미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치를 만들고 지키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공부해야 합니다.
글은 반드시 점점 나아져야 합니다. 공부하지 않고 쓰면 매번 비슷한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해야 나아집니다. 글이 나아지면 인생도 좋아집니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이 글쓰기 공부를 하지 않을까요? 자신이 글을 제법 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아이러니죠. 자기 글이 형편없다고 여기면서도 스스로 제법 글을 쓴다는 오만을 품고 있는 겁니다. 공부는 하지도 않고, 글은 잘 쓰고 싶고, 자신이 쓴 글은 매번 엉망이라고 하소연하고. 최악입니다. 글도 인생도 결코 좋아질 수 없습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책도 읽고 연습도 하고 고쳐 쓰고 다시 쓰면서 글쓰기 개념을 익혀야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수시로 생각하는 것이죠. 치열한 반복 연습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 쓰게 되면, 그 때부터는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글감과 영감이 있는지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가치를 만들고 지키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자기 확신입니다. 스스로 믿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사이에는 신뢰가 있고요. 신뢰가 깨지면 사랑도 무너집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자신에 대한 신뢰가 확고해야 합니다.
'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데, 많은 사람들은 잘 쓰고 못 쓰고만 따집니다. 어떤 게 잘 쓴 글인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잘 써야 한다고만 생각합니다. 제가 "못 써도 된다"고 말하면 막 화를 냅니다. 세상이 그런 게 아니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말이죠. 세상이 어떤데요? 글을 잘 써야만 하는 세상인가요? 혹시 본인 자격지심 아닌가요? 무엇이든 잘해야만 하는 세상이라면, 그래서 지금까지 무엇을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여지껏 잘 살아와놓고, 왜 글쓰기 분야만 언급하면 베스트셀러 어쩌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써도 됩니다. 헤밍웨이 될 거 아니잖아요. 그냥 주변 사람 도와주세요. 힘들고 어렵고 살기 막막해서 매일 좌절하고 무너지고 무릎 꿇는 사람 천지입니다. 세상은 베스트셀러 써야 하는 곳이 아니고요. 나보다 어려운 사람한테 마음 돌려야 하는 곳입니다. 당신의 글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지, 당신은 아마 상상도 못할 겁니다.
셋째, 가치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습니다. 입밖으로 꺼내야 합니다. 나는 가치 있는 존재다, 내 글은 누군가를 돕는다, 나는 작가다, 글 쓰는 삶이라 감사하다, 오늘도 가치 있는 글을 쓴다...... 좋은 말이 얼마나 많습니까. 매일 큰 소리로 반복하면 효과 만점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좋은 말은 커녕 나쁜 말만 하고 있습니다. 내 글은 엉망이다, 답답하다, 한심하다, 속상하다, 화가 난다, 불만이다, 기분 나쁘다, 재수 없다, 나만 이렇다,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긴다, 실력이 늘지 않는다, 머리 아프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인생 될 일도 안 되겠다 싶습니다. 똥무더기 잔뜩 쌓여 있는데 똥파리밖에 더 꼬이겠습니까.
머릿속을 꽃밭으로 만들어야 나비와 벌이 모여들지요.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하세요. 좋은 말만 해야 합니다. 컵에 담긴 흙탕물을 깨끗한 물로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깨끗한 물을 계속 갖다 붓는 것뿐입니다. 컵 밖으로 물이 철철 넘쳐흐를 때까지 맑고 깨끗한 물을 사정없이 쏟아부어야 합니다.
하루에 글을 한 편씩 쓰면, 좋은 일 하나를 매일 반복하는 셈입니다. 사람이 좋은 일을 하면 당연히 복을 받겠지요. 인생을 좋게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매일 좋은 일을 하는 것이고, 글 쓰는 사람한테 좋은 일이 쓰는 것 말고 또 있겠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