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을 쓰다, 나의 길을 가다

남 눈치 보지 말고

by 글장이

맨 처음 블로그에 글을 올렸을 때, 사람들 반응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후로 몇 달째 매일 글을 썼지만 세상의 냉정한 모습만 정확히 보게 되었지요. 글 쓰기도 싫고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제 글을 읽어주고 '좋아요' 눌러줄 거라 기대했지만, 결과는 쓸쓸하기만 했습니다.


블로그 마케팅, 블로그 글쓰기, 방문자 수 늘이기, 키워드 잡기, 네이버 로직 파악하기 등등 주변 수많은 유혹(?)에 마음 솔깃했습니다. 흉내도 몇 번 내 보았습니다. 역시 반응이 있더군요. 방문자 수도 조금씩 늘기 시작하고, 댓글도 많아졌습니다.


문제는, 글 쓰는 게 하나도 재미없더란 사실입니다. 매일 무슨 중노동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 쓰고 난 후에 읽어 봐도 내 글 같지 않았습니다. 공장에서 벽돌 찍어내는 기계처럼 느껴졌습니다. 희열? 쾌감? 그런 건 하나도 느낄 수가 없었지요.


내용 측면에서 글쓰기 순서를 구분하자면 총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단계는 나의 글을 쓰는 것이고요. 2단계는 독자의 필요와 욕구를 읽는 겁니다. 3단계는 두 단계의 교집합을 골라 쓰면 됩니다.


그렇습니다. 내 글을 먼저 써야 합니다. 내 경험과 지식과 느낌을 먼저 쏟아내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다른 사람 위하는 글을 어떻게 쓰겠습니까.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도 충분히 압니다. 제가 딱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남들의 시선에 나를 맞추는 일은 끝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불평할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그들은 늘 지적질할 손가락을 장착하고 살아갑니다. 내가 어떤 글을 어떻게 쓰든, 그들의 공격은 계속됩니다. 실력이나 진정성 따위는 아무 소용 없습니다. 남들에게 맞추지 마세요. 그들의 입맛부터 고려할 거라면 차라리 이상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게 나을 겁니다.


내 글을 어느 정도 쓰고 나면, 다른 사람의 필요와 욕구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를 알고 나면 다른 사람이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들의 곤란과 문제 중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만 골라 짚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훨씬 솔직하고 당당한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초보 작가가 범하는 큰 오류 중 하나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독자가 바라는 글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눈을 가린 채 운전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무지하고 위험한 짓이죠.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조급증 때문입니다. 베스트셀러 쓰겠다고 눈이 시뻘게져 있습니다. 빨리 책 써서 작가가 되고 돈 벌고 성공하겠다는 심정으로 그냥 마구 덤비는 겁니다. 주제가 무엇인지, 경험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메시지를 무엇으로 잡을 것인지, 구성은, 문체는, 문장력은, 문법은 아예 공부할 생각도 없습니다. 어디서 주워들은 공자님 말씀으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것이죠. 오죽하면 책을 낸 작가한테 그 책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면 엉뚱한 답변을 할 지경이겠습니까.


세상이 인정하는 성공보다 나의 성공이 먼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고 정한 기준보다 내가 정한 기준이 먼저입니다. 가장 먼저 '내'가 되어야 세상도 타인도 도울 수 있는 것이죠.


책보다 글을 먼저 써야 합니다. 하루를 보내면서 있었던 일과 생각 따위를 찬찬히 적어 봐야 합니다. 매일 꾸준히 일기를 쓰면,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알아가게 됩니다. 일기가 사람을 강하게 만들고, 또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도 만들어준다는 사실. 놀랍지 않습니까!


사촌 동생 중에서 제가 이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언을 구하는 녀석이 있는데요. 곧 죽어도 책만 쓰려고 합니다. 작가가 꿈이라고 하면서 아무 글도 쓰지 않고 오직 책만 쓸라고 합니다. 작가는 글 쓰는 사람 아닌가요? 습작은 아예 생각지도 않고, 그저 책으로 나올 목차만 쓰고 있으니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요. 딱 책만 쓰려고 합니다. 온갖 폼 다 잡고 비싼 커피 마셔 가며 잘 써지네 안 써지네 알아먹지도 못할 말만 늘어놓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인줄 알았습니다.


'내 글'을 써야 합니다. 무엇을 보았는가. 무슨 소리를 들었는가. 어떤 경험을 했는가.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는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 그래서 인생이나 사람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는가. 그냥 이런 글을 매일 조금씩 써 보는 것이죠.


글 쓰는 걸 싫어하면서 글 쓰는 걸 좋아한다고 합니다. 글을 한 줄도 쓰지 않으면서 작가가 꿈이라고 합니다. 독서도 하지 않으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거라고 합니다. 자기 생각이나 주관은 전혀 없고,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들만 짜깁기해서 책 내려고 합니다. 거품이고 겉치레입니다.


'나의 글'을 써야 책을 낼 수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써야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내 모습'으로 살아야 나의 인생이지요. 저는 제 아들이 다른 사람 기준에 맞춰 발버둥치면서 살아가는 꼴 절대로 보기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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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가장 멋진 글은 '나의 글'입니다. 세상 가장 멋진 길은 '나의 길'입니다. 자신을 믿는 마음이 글쓰기보다 먼저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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