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다가 막히면 이렇게 해 보세요

잘 쓰고 싶다는 갈망

by 글장이


술술 잘 써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초보 작가의 경우, A4용지 1.5매 분량 채우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절반 정도 쓰고 나면 내용 다 쓴 것 같고, 시작부터 막막할 때도 많습니다. 노트북 열고 키보드 위에 손을 얹었을 때 신나게 타다닥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바람을 갖기도 합니다.


글 쓰다가 막히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습니다. 주제를 선명하게 잡지 못한 경우, 뒷받침 소재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 그럴 듯한 주제이긴 하지만 '내'가 쓰기엔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경우, 생각이 다른 곳에 가 있어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 애초에 쓸 마음이 별로 없었던 경우, 공부는 하지 않고 무작정 쓰려고만 하는 경우......


왜 써지지 않는가 답답한 마음에 빠져 있는 것보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궁리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오늘은, 글이 술술 써지지 않을 때 풀어나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전혀 다른 주제의 글을 써 본다.


글을 써 본 경험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한 가지 주제의 글을 끝장내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데요. 자유롭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말만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없잖아요. 이런 말도 하고 저런 말도 합니다. 생각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도 글 만큼은 꼭 하나만 쓰려고 합니다.


글 쓰다가 막히면, 전혀 다른 주제에 관한 글을 써 보는 것이 도움 됩니다. 새로운 주제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고요. 원래 쓰던 글의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많습니다. 생각이 열린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생각이 다양해지면 글 쓰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둘째, 책을 읽는다.


이건 뭐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글 쓰는 사람 중에 책 읽지 않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체 무슨 똥배짱인 건가요?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글이 잘 안 써져요!" 하소연하는 것은, 아무것도 먹지도 않으면서 "배 고파요!" 푸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시대 독서는 선택도 아니고 필요도 아닙니다. 모든 것에 우선하는 치열한 일상이어야 합니다. 독서와 글쓰기는 같은 말입니다. 병행해야 합니다. 책만 읽는다고 해서 글을 잘 쓰게 되는 것도 아니고요. 읽지 않고 쓰기만 해서는 결코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글 쓰다가 막힌다 싶으면, 아무 책이라도 좋으니까 펼쳐 정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무조건 해결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셋째, 몸을 움직인다.


글쓰기는 아무래도 정적인 행위입니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스트레칭하면 시원하듯이, 머리와 손만 사용하는 글쓰기를 벗어나 신체 활동을 하면 창조적 행위에 도움이 됩니다.


가벼운 산책도 좋고, 땀이 흐를 정도의 달리기도 좋습니다. 헬스클럽에 가서 근육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집앞에서 줄넘기를 뛰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뭐가 됐든 머리를 비우고 몸을 움직이는 행위가 새로운 에너지를 가져다줍니다. 다시 자리에 앉으면 막혔던 글이 풀리기 시작할 겁니다.


넷째, 글 쓰는 영상을 본다.


저는 유튜브에서 "키보드 치는 영상"을 자주 찾아 봅니다. 아무 내용도 없이 그저 키보드 두드리는 모습과 타건소리만 나옵니다. 희안하게도, 그걸 멍하니 바라보고 듣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구 뜨거워집니다. 저한테는 글쓰기 마약과도 같은 영상인 셈이죠.


사람의 뇌는 연상기억장치와 같다고 합니다. 쥐어짠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지요. 외부로부터 적절한 긴장과 자극을 받으면 활성화 됩니다. 쓰다가 막히면 "글 쓰는 영상"을 찾아 유심히 보세요. 심장이 꿈틀거릴 겁니다.


다섯째, 글 쓰다가 막힌다는 말 자체를 하지 않는다.


작가 코스프레입니다. 뭘 얼마나 썼다고 막힙니까. 누가 들으면 헤밍웨이나 하루키인 줄 알겠습니다. 쓰지도 않았는데 뭐가 막힙니까. 하수도도 아니고 변기도 아니고. 어디서 들은 적 있는 그럴 듯한 표현을 자기 삶에 갖다 붙이는 허망한 쇼는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내면의 자아, 치유의 글쓰기, 상처와 아픔, 우울증, 나와의 대화...... 저는 이런 말 쓰는 사람 중에 "진짜"를 한 번도 만난 적 없습니다. 하필이면 우연히 저만 못 만난 것일까요? '내면의 자아'를 말하는 사람한테 그 뜻이 뭐냐고 물어 보면 대답을 못 합니다. 알지도 못하는 단어를 그럴 듯하다는 이유로 남발하는 것이죠.


피아노 배운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아이가 "엄마, 연주가 막혀서 힘들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헬스클럽 다닌 지 닷새밖에 안 된 사람이 "이두와 삼두 사이 지방이 쉽게 빠지지 않는군."이라고 하면 그게 말처럼 들릴까요?


뭘 하려면 제대로 배우고 빡세게 도전하는 근성부터 갖춰야 합니다. 이런 저런 핑계와 변명 따위 애초부터 입밖에 나오지 않도록 콱 막아버려야지요. 곁에서 천둥 소리 같은 일갈이 들린다 생각하고 정신 바짝 차린 상태에서 쓰면 막히는 일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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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고 싶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인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럼에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쓰고 싶다는 갈망이 결국은 모든 걸 이겨낼 거란 사실 때문입니다.


전쟁터 나가자는 것도 아니고 외계인 침공 막자는 것도 아니고, 그저 오늘 글 한 편 쓰자는 것뿐입니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글쓰기를 뻥 뚫어줄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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