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방법, "싹 다 쏟아낸다, 절반은 지운다"

기본과 원칙

by 글장이


기본과 원칙을 따르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러했고, 우리 수강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기본과 원칙을 능가하는 '비법'이 있다고 믿고, 그것을 찾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은 특별하지 않다고 여기고, 원칙을 준수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본 지키는 것을 특별하지 않다고 여기는 습성은 자기 인생을 허투루 여기는 태도나 같습니다. 특별한 인생 잘 없지요. 사람 살아가는 게 다 비슷한데, 글만 특별하게 쓰려고 하니 힘들 수밖에요. 있는 그대로 자기 삶을 쓴다고 생각해야 글쓰기를 조금 가까이 둘 수 있습니다.


원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유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쉽고 빠른 방법이 있을 거라 믿는 것이죠. 10년 넘게 매일 글 쓰고 있습니다. '쓰는 방법'에 관해 책도 샅샅이 읽고 고민과 연구도 많이 했습니다만, 글 쓰는 '빠르고 쉬운' 방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원칙 지킨 덕분에 자이언트 만들었습니다. 시간 좀 걸렸지만 흔들리지 않습니다. 지난 시간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공들이는 과정 자체가 인생 큰 의미와 가치가 되었습니다.


글 쓰는 기본과 원칙은 다양하고 많습니다. 오늘은 딱 한 가지만 소개하려 합니다. 초고와 퇴고에 관한 내용인데요. 아마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원칙만 지켜도 글 쓰고 책 내는 데 어려움 절반으로 줄어들 거라 자신합니다.


"초고, 싹 다 쏟아낸다! 퇴고, 절반은 지운다!"

먼저, 초고 집필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백지를 앞에 두고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면 별 게 다 나옵니다. 주제와 상관없는 횡설수설도 나오고, 아버지 얘기 쓰다가 어머니 얘기 쓰다가 헤어진 첫사랑까지 쓸 때도 있지요. 이럴 때 초보 작가는 공황 상태에 빠집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초고는 어디까지나 초고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초고는 책이 아닙니다. 완제품이 아니란 뜻입니다. 초고의 목적은 오직 끝내는 것뿐이며, 초고의 존재 이유는 그저 퇴고를 위한 전단계에 불과 합니다. 초고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횡설수설이라고요? 네, 맞습니다. 초고는 횡설수설하는 글입니다. 엉망이라고요? 그렇지요! 초고는 엉망인 글입니다. 헤밍웨이는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했던 말, 다들 들어 보셨죠?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요? 글쎄요. 초고 창피할 일은 없는데요. 초고는 남한테 보여주는 글이 아니니까요.


죄다 쏟아냅니다. 땅 속에 들어가서 손에 잡히는 돌 모조리 끄집어내고 나면, 그 중에서 다이아몬드 고르는 것이죠. 돌덩어리 고작 두 개 건져올리면 거기서 무슨 보석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자신이 쓴 초고를 '평가'하는 초보 작가들 많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시간 낭비하는 겁니다. 평가는 퇴고 후에 하는 것이고, 그나마 평가할 만한 실력 갖췄을 때 가능합니다. 글을 평가할 능력이 있는 수준이라면 이미 하루키 되었다는 얘긴데 글쓰기 가지고 얘기할 게 뭐 있겠습니까.


다음으로, 퇴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죄다 쏟아낸 초고를 3~4일 묵혀둡니다. 그런 다음 다시 꺼내 읽어 보면, 마치 내가 쓴 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퇴고 시기가 딱 되었다는 뜻입니다.


줄이고, 지웁니다. '고쳐 쓰겠다'는 생각도 욕심입니다. 초보 작가는 실력이 뻔합니다. 아직 문장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인데 백날 고쳐 봐야 별다를 게 없겠지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문장을 줄이고 군더더기 덜어내는 겁니다. 이것만 해도 상당한 작업입니다.


퇴고는 정성입니다. 문장 하나하나 온힘을 다해 읽고, 이렇게도 줄여 보고 저렇게도 빼 보면서 시간을 투자하는 과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퇴고 힘들다고 하는데요. 퇴고를 하면서 힘들다고 하는 사람보다, 아예 원고 저리 치워 놓고 손도 안 대면서 힘들다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정성을 쏟지 않으니, 힘들다는 말이 핑계와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만 해야 합니다. 만약 지금 초고를 쓰는 중이라면, 앞뒤 물불 가리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마구 쏟아부으면 됩니다. 어차피 퇴고할 때 머리 다 빠집니다. 고생을 앞당길 이유가 없지요. 초고 쓰면서 괴로워해 봐야 퇴고할 때 또 괴로울 게 뻔하니까 말입니다.


만약 지금 퇴고 진행중이라면. 마음가짐을 달리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는 시간에? 컨디션 좋을 때? 대충 훑어 보면서? 그렇게 퇴고하면 하지 않느니만 못합니다. 목숨 걸어야 합니다. 자신의 수준에서 더 할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시간과 정성 쏟아부어야 합니다. 글쓰기 어렵다는 말은 퇴고에서 비롯된 것이죠. 다듬고 수정하는 작업에 혼을 담아야 비로소 책이 출간될 수 있습니다.


글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글 잘 고치는 사람만 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미 쓴 글이 있어야 합니다. 고치는 작업이야말로 작가 인생의 백미죠. 백 명이 초고를 쓰면, 퇴고에서 팔십 명 떨어져 나갑니다. 바꿔 말하면, 퇴고 견디면 성공한다는 뜻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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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고 원칙입니다. 싹 다 쓰고, 절반 덜어냅니다. 읽을 만한 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초고 쓰는 분, 응원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막 쓰세요. 퇴고 중인 분, 온 마음 담아 응원합니다. 묵묵히 견뎌내고 반드시 성취하실 거라 믿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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