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평가

세상의 편견에 맞서

by 글장이


2년 하고도 10개월. 막노동 현장에서 잡부로 일했습니다. 그야말로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이었죠. 사람이 일을 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함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능력으로 세상에 기여하기 위함이지요. 이 두 가지 이유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릴 수 있을 때,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일하는 사람 중 대부분이 자기 일을 사랑하지 않거나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돈 벌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노동 대비 임금이 지극히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고요. 세상에 기여하기는커녕, 하루하루 밀린 업무 처리하기 급급하다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인생 3분의 2를 일하며 보내는 우리가 일에서 만족이나 희열을 느끼지 못하는 현실은 심각하게 짚어 보아야 할 현상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하던 일을 때려치우고 만족스러운 일을 찾기에는 현실이 팍팍하고요. 또한,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을 구할 만큼 능력을 갖추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지요.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 정도 되어야 세상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도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작가와 강연가라는 직업으로 먹고 삽니다. 왜 다행이냐 하면, 글 쓰는 일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과 지식을 전하는 일도 지극히 만족스럽고요. 두 가지 일을 통해서 먹고 살 만큼 충분한 돈을 벌고 있기도 합니다. 생계 수단으로서, 그리고 세상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저는 제 일에 만족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세상이 보는 시각을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몇 가지 내용이 있지요.


글 써서 먹고 사는 게 가능한가요?

베스트셀러 작가 되는 게 쉽나요?

글도 재능 있는 사람이나 쓰는 거지.

굶어죽는 작가도 많다고 하던데.

글 쓰는 것도 일종의 3D업종 아닌가요?


위 내용 중에서 한 가지라도 속 시원하게 답하기기 힘듭니다. 실제로 평생 글만 쓰는 사람 중에서 생계에 위협이 될 만큼 경제 사정 힘든 작가도 없지 않습니다. 베스트셀러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매일 책상 앞에 앉아 머리 쥐어짜면서 한 줄 한 줄 채워 나가야 하니까 중노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먹고 살 만한 상황에 이르렀고 작가로서 제법 이름도 알려졌는데, 저는 왜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는 걸까요? 글 쓰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는 위와 같은 세상의 시선을 바꾸고 싶은 마음도 간절합니다.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이 질문을 받는 수많은 아이들 입에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답변이 나오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직업을 사랑하고 매일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작가? 그걸로 밥이나 제대로 먹고 살겠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 많습니다.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야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이도 적지 않고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못할 거라면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작가라는 직업을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돈 벌 수 있는 직업"으로 전할 수 있을까요?


첫째, 일을 사랑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매일 글을 씁니다. 글감이 있든 없든,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무조건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씁니다. 아침에 눈 뜨면 글 쓰고, 밤에 잠자기 전에 글 씁니다. 난 글쓰기를 사랑해! 난 글쓰기가 너무 좋아! 난 글쓰기에 미쳐 있어! 이런 모습을 세상 사람들한테 당당하게 보여줍니다.


그런 제 모습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글쓰기나 작가에 대해 물으면, 그 때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사랑과 만족과 감사를 전합니다. 처음에는 몇 사람에 불과하겠지요. 그러다가 열 명 스무 명으로 늘어날 겁니다. 8년째입니다. 자이언트 수강생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지요.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에게 저의 직업과 소명과 가치관을 전하며 살아갈 겁니다.


둘째, 열심히, 참으로 열심히, 정성을 다해 일해야 합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모습을 보고 누가 그 일을 동경하겠습니까. 제가 인상 팍팍 쓰고 한숨 푹푹 내쉬면서 글 쓰고 있다면, 아마 사람들은 저를 불쌍히 여기며 아무도 작가 하려고 들지 않을 테지요.


글 쓰는 게 좋으니까, 온 정성을 쏟아부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을 글 쓰고 책 읽는 세 사용합니다. 머리가 아플 때도 있고 속상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글을 쓸 때만큼은 거짓과 가식 없이 쓰려고 노력합니다. 누가 옆에 와서 제가 글 쓰는 모습 지켜본다면, "와! 나도 쓰고 싶다!" 라고 말할 수 있도록. 저는 그렇게 매 순간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마케팅과 모객을 힘들어 합니다.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는 특별한 방법에 목을 메고 달려들지요. 개인적으로 그런 방법 좋아하지 않습니다. 억지스러운 것 같거든요. 지난 8년 동안 마케팅에 한 푼도 쓰지 않았습니다. 비법 따위 배워 본 적도 없고요. 매일 글 쓰는 모습을 공유했을 뿐입니다. 월 평균 13.7명 신규 입과자, 그리고 단 한 번도 우하향 곡선을 긋지 않은 [자이언트]의 비밀입니다.


셋째,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세상의 편견이란 게 어디 쉽게 달라지겠습니까. 작가라는 직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을 바꾸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어쩌면 제가 살아있는 동안 실현하지 못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절대 조급해 하지 않습니다.


글 쓰면서 배웠습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요. 빨리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이란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뻔히 드러난 사실을 뒤로 하고, 자꾸만 그런 요령이나 비법이 있는 것처럼 강조하는 광고에 이제는 휘둘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지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지금 바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멀리 있는 '그 때'가 아니라, 오늘 재가 쏟는 정성 자체에 만족하고 보람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책이 나와서 많이 팔리면, 독자들이 열광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면...... 그런 생각은 저 멀리 있는 허상입니다. 신기루입니다. 쓰는 시간이 힘겹고 고통스럽고 조급하고 불안하고 초조하고 귀찮고 괴롭습니다.


시간을 받아들이고 나면, 지금 쓰는 시간이 즐겁고 좋습니다. 나중에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든 그것은 나중 일이고요. 오늘,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 또, 지금 이 글 속에 나의 삶과 정성을 담고 있다는 사실. 이런 것들이 마음을 충만하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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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좋은 일을 하면 사람들은 작가가 되고 싶어 할 겁니다. 작가가 좋은 글을 쓰면 사람들은 자기도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말할 겁니다. 작가가 행복하게 글을 쓰면 사람들도 행복하게 글 쓰고 싶다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좋은 글을 쓰려고 애쓰고 행복하게 글 쓰고 있습니다.


쓸 수 있어서, 전할 수 있어서, 작가라서 강연가라서 다행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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