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금, 당장!
인력시장에도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덤벼드는 사람 있고요. 하루 건너 하루씩 쉬엄쉬엄 일하는 사람도 제법 많습니다. 자기한테 맞는 쉬운(?) 일만 골라서 하려는 얄미운 일꾼들도 없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가장 답답한 사람들이 있는데요. 업체에서 차를 몰고 나와 일꾼을 섭외할 때, 한참을 망설이고 재고 따지는 사람들입니다. 막노동 현장은 시간 싸움이거든요. 조금이라도 빨리 일을 시작해야 공사 기간 맞출 수 있고, 그게 전부 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시간을 끄니까 업체 사람 눈밖에 날 수밖에 없었겠지요.
특별한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시간만 끄는 겁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 보면, 답변도 항상 비슷합니다. 노동의 종류와 일당이 맞는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인가, 너무 힘든 일은 아닌가, 거리는 어느 정도 되는가, 위험하지는 않은가...... 노가다를 하러 온 건지, 서비스 받으려고 나온 건지 분간하기조차 힘들었지요.
오래 전, 회사에 다닐 때도 비슷한 사람들 만난 적 있습니다. 회의를 하든 뭘 하든 빨리 결단을 내려야 업무를 진행하는데, 세월아 시간을 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딱히 이유도 없습니다.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더 쉬운 방법을 찾기 위해, 더 마땅한 직원을 고르기 위해...... 그러면서도 제대로 연구를 하거나 궁리를 하지도 않습니다. 탱자탱자 시간만 보내는 거지요.
프로젝트 마감 시한 다가오면, 위에서 언급했던 모든 '신중한' 태도는 사라지고, 대충 얼렁뚱땅 마무리하기에만 급급합니다. 결국 업무 결과는 형편없고, 경쟁 팀들한테 밀려 혼만 났지요.
시간은 들이는 만큼의 효과와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 쓰는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촉박해서 문제라면 모를까, 남는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낭비하는 수준이라면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겠지요.
글을 쓰고 싶다며 저를 찾아왔는데, 도무지 시작을 하지 않는 사람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빨리 써라!" 독촉한 적 없습니다. 마음 열릴 때까지 충분히 고민하고, 쓰고 싶은 마음 생기면 그 때 쓰라고 합니다. 문제는, 쓰고 싶은 마음 간절하면서도 시작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 보면 다양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조금 더 준비를 해서, 조금 더 내공을 쌓아서, 조금 더 자신감 키워서, 조금 더 글감 모아서, 조금 더 실력 쌓아서, 조금 더 시간을 비워서...... 수십 년 살면서도 하지 못했던 일을 지금 와서 당장 어떻게 한다는 얘기일까요.
실제로 글쓰기 준비하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준비할 것도 없고요. 내공 쌓고 자신감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글감 찾고 실력 쌓으려고 애쓰는 사람도 없습니다. 다들 '그냥' 시간만 보내는 겁니다. 두려움과 불안. 진짜 이유를 회피하는 것이지요.
시간 많이 끌어서 일 잘하는 사람 본 적 없습니다. 시간 많이 끌어서 결과 잘 만드는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시간 많이 끌어서 글 잘 쓰는 사람 본 적도 없고요.
오늘 당장 한 편의 글을 쓰는 것과 일 년 동안 준비한 후에 한 편의 글을 쓰는 것. 어떨 것 같습니까? 일 년 준비한 사람의 글이 훨씬 나을 것 같지요? 실제로는 비슷합니다. 별 차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당장 한 편의 글을 쓴 사람은 일 년이라는 시간을 아낀 것입니다. 지혜롭고 현명한 태도지요.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열흘 후에 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다음 달에 할 이유가 없지요. 뭔가 불안하고 두렵고 초조하니까, 괜히 시간만 보내는 겁니다. 아무 이유 없이 시간 보내는 것도 습관입니다.
될 대로 돼라는 식의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특히 글쓰기는 '퇴고'라는 기적 같은 기회가 있지요. 아무리 엉망으로 써도, 나중에 다 고치고 다듬을 수 있습니다. 퇴고에서 오래 걸리는 건 얼마든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고 쓰면서 시간 끄는 것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다 고칠 텐데, 그렇게 시간 많이 끌면서 에너지 낭비할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가장 소중한 게 시간입니다. 마구 급하게 서두르는 것도 좋지 않은 습성이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별 이유도 없이 미루고 질질 끄는 것도 마땅찮은 태도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 있지요. 결단이 빠릅니다. 시작합니다. 계속합니다. 그리고 끝장을 봅니다. 그들은 시간을 끌지 않습니다. 시간이 돈보다 귀한 가치라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어떨까요?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는 명목으로 하염 없이 시간을 소모합니다. 결과는 늘 별로인데도 말이죠.
몸을 앞으로 45도 기울이고, 한 번 해 보겠다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내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하겠다고 덤벼야 기회도 오고 운도 따르고 귀인도 만납니다. 성공의 문은 항상 시작하고 계속하는 이들에게만 열립니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지금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오늘 합니다. 신중한 태도? 심사숙고? 그런 건 '퇴고'할 때 해도 얼마든지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