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하게 계속 밀어붙이다
2017년에 만난 사람입니다. 글을 한 편 써서 저한테 주었는데요. 제법 잘 썼습니다. 술술 잃히고, 메시지도 분명합니다. 조금만 틀 잡으면 멋진 작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피드백 해주었습니다. 그 사람, 지금까지 한 줄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등산하면서 만난 사람도 있습니다. 젊은 친구였는데요. 아마 서른 전후쯤 된 모양입니다. 이런저런 말을 섞으며 금방 친해졌거든요. 원래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쉽게 친해집니다. 죽이 잘 맞아서, 앞으로 자주 정해진 시간에 만나 함께 등산하자 화이팅도 했었지요. 그 사람, 그 후로 두 번 보지 못했습니다.
2016년 1월 4일에 블로그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는 블로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냥 글만 써서 올렸지요. 스킨, 대문, 이웃, 포스팅 등 기본 용어의 뜻조차 몰랐습니다. 이웃을 맺게 된 다른 사람들 블로그 하는 거 보면서, 감탄하고 감동했지요. 어쩜 이리 다들 잘도 할까. 8년이 지난 지금, 그들 중 대부분은 사라졌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흔한 사람들이 누군지 아십니까? 재능 있는데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실력 있는데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널렸습니다. 천지사방에 있습니다. 성공하는 데 있어 재능이나 실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무엇이 성공을 좌우할까요? 네, 맞습니다. 무식할 정도로 지속하는 힘! 바로 '끈기'입니다.
지속하는 과정에서 우리를 방해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많습니다. 이런 방해물을 '빌런'이라 부르지요. 인생을 가로막고, 우리로 하여금 포기하게 만들고, 금방 지치게 하며, 핑계와 변명을 일삼게 만듭니다. 악당들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첫째, 성과에 대한 조급함입니다.
급해도 너무 급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전화와서, 성공하고 싶은데 방법 알려달라 합니다. 목소리 딱 들어 보면 벌써 느낌이 옵니다. 아주 환장한 사람 같습니다. 숨이 찹니다. 목소리가 떨립니다. 그런 급한 마음으로는 무엇을 해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성공에는 반드시 시간과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탑을 쌓아야지요. 하루이틀, 한 달 두 달 만에 성공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SNS 광고에서 "빨리, 쉽게 성공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만나 보고 싶습니다. 5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들의 거짓과 가식과 허풍과 과장을 밝혀내는 데 필요한 시간입니다.
자기 인생 돌아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빨리" 성공한 일이 몇 가지나 됩니까? 그런 마음으로 지금껏 살아서 무엇을 얼마나 이뤄냈습니까? 저는 철저하게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했습니다. 책도 느리게 읽고, 글도 느긋하게 쓰고, 사업도 공들여 합니다. 덕분에 자이언트 만들어냈고, 제 인생도 전과자 파산자에서 작가와 강연가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증거가 선명한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속도 줄이세요. 마음 속에 여유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점수 매기려는 습성입니다.
블로그 며칠 하고는 방문자 수 체크합니다. 헬스클럽 일주일 다니고 거울 보며 근육 확인합니다. 글 세 편 써 놓고 작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책 열 권도 읽지 않고 남는 게 없다며 투덜거립니다. 누가 보면 한 10년쯤 노력한 줄 알겠습니다.
시작하는 사람들이 결과를 확인하려 합니다. 출발하는 사람들이 기록을 재려 합니다. 도전하는 사람들이 성과를 측정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점수를 매기려 하지요. 모두가 아마추어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겠다 생각해야 하는데, 다들 선생님이 되어 평가를 하려고 드니까 자꾸만 힘만 빠지는 겁니다.
점수 매기지 말고 그냥 가세요. 묵묵히 계속하다 보면 좋은 점수 받게 됩니다. 하나 해 놓고 체크하고, 하나 해 놓고 점수 매기고, 하나 해 놓고 평가하고...... 숨이 막혀서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을 겁니다.
셋째, 자꾸 의심합니다.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이미 같은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입니다. 이미 검증이 되었단 소리죠. 그런데도 자꾸만 의심을 합니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기도 하고 롤모델에 대한 의심이기도 하고 인생 자체에 대한 의심이기도 합니다.
하지 않을 거면 모르겠지만, 이왕 할 거라면 의심하지 말고 믿고 나아가야 합니다. 절대 신뢰가 있어야 지속할 수 있고, 또 성과도 낼 수 있는 거겠지요. 더구나, 코치나 강사를 곁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믿음을 가져야 마땅합니다. 함께, 끝까지 가는 거지요.
마음 속에 의심이 일어나면 에너지가 떨어집니다. 에너지 떨어지면 '하기가 싫어집니다.' 의욕 상실! 최악이죠. 급기야는 "이렇게 해 봐야 다 무슨 소용 있겠어!"라는 비관주의 허무주의로 흘러가 버립니다. 할 수 있다! 될 수 있다! 끝까지 간다! 스스로 열정 부여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넷째, 시작이 미약하다는 사실에 좌절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씩씩하게 걷는 아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영어책 펼치자마자 원어민처럼 술술 말하는 사람 당연히 없겠지요. 아령 몇 개 들고 근육 울퉁불퉁해지는 사람 절대 없습니다. 시작은 미약합니다. 누구나 부족하고 모자랍니다. 이 마땅한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집니다. 표시도 나지 않습니다. 자신은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나중에 자신을 돌아보면, 언제 이렇게 성장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 뿌듯하고 감동 받게 됩니다.
시작 단계에서는 누구나 잘 못합니다. 그 잘 못하는 일을 많이 하고 계속하고 반복하면 결국 잘하게 되는 것이죠. 정도를 따라 순행해야 합니다. 비법, 묘법, 지름길, 역행, 특별한 노하우...... 이런 말들에 현혹되는 사람들이 인생 망치는 거지요.
다섯째, 발밑을 보지 않고 자꾸 멀리만 봅니다.
계속하고 있는 '지금'이 좋아야 합니다. 나중에 '책 내면 좋겠다'가 아니라, 글 한 편 쓰고 있는 지금의 자신을 대견하게 여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결승지점에 골인하는 자신도 훌륭하지만, 계속 달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어야 삶이 좋아집니다.
끝만 보면서 지금 괴로운 사람은 인생 자체가 불행할 수밖에 없지요. 산 정상에 올라 야호 외치는 순간도 좋겠지만, 한 걸음씩 산을 오르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고 행복해야 마땅합니다. 정상에 서 있는 시간은 불과 10분도 채 되지 않습니다. 소리 한 번 지르고 사진 한 방 박고 나면 끝이죠. 묵묵히 주변 구경하면서 한 걸음씩 땀 흘려 오르는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멈추는 사람 많습니다. 포기하는 사람 넘칩니다. 시작하는 사람만 많고 계속하는 사람 드뭅니다. 판 벌리기만 하고 수습은 하지 않는 사람 천지입니다. 우직하게 계속하는 사람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이런 시대에 누군가 꾸준히 '삽질'을 한다면, 그 많은 물과 보석 모두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