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마음 지키기
처음부터 거리를 두거나 콕 집어 엑스 표시를 한 사람에게서 상처 받는 일은 드뭅니다. 상처란 흔히 믿었던 사람이나 친구 또는 가족으로부터 받게 되는 법이지요. 나는 충분한 사랑과 정성을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에 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접하게 되었을 때, 서운한 마음 이루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살면서 이런 일은 흔하게 일어납니다. 상대가 나를 못살게 굴려고 혹은 의도적으로 괴롭히기 위해서 나쁜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오해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말하는 사람의 실수, 받아들이는 사람의 편견, 서로의 입장 차이...... 이런 이유로 마음 다치게 되면 나도 아프고 상대도 불편합니다.
서운한 마음이 쌓이게 되면 결국 관계에 금이 가게 되지요. 오랜 시간 함께 지낸 사람과 불편하게 등을 돌리게 되면 상처와 아픔도 함께 지낸 시간 못지않게 오래 갑니다. 불행이 뭐겠습니까. 불편한 마음 갖고 살면 그게 곧 불행입니다. 오늘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서운한 말을 듣거나 그런 행동을 접했을 때, 어떻게 해야 마음을 견고하게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첫째, 다른 사람이 나의 행복을 좌우하게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누군가의 말과 행동이 거슬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 모든 사람이 내 입맛에 맞는 말과 행동만 하기를 바랄 수는 없겠지요. 의도적이든 아니든,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입니다. 나는 내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것이 마땅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타인의 말과 행동에 영향 받으며 살아가는데요.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이 아니라 나의 생각입니다. 비가 내리는 것도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동네 개가 짖는 것도 내가 일일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이죠.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내 마음 하나 다스리는 것뿐입니다.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든, 나의 철학과 가치관을 바르게 지켜 나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덜 다치고 덜 상처 입습니다.
둘째,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름의 문제임을 확실히 깨달아야 합니다.
나는 까만 색을 좋아하지만 상대는 흰 색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나는 빨간 색 썬글라스를 쓰고 있지만 상대는 파란 색 썬글라스를 끼고 있을 수도 있지요. 같은 사물을 보면서도 그 색을 다르게 해석하는 겁니다. 서로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개인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는 바를 옳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울러, 상대가 나와 다른 얘기를 하면 적대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고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이건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밖을 내다 보면 "앞산"입니다. 반대쪽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뒷산"인 거지요. 앞산이 옳은가 뒷산이 옳은가.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든, 그것은 지금 그 사람이 어느 쪽에 서 있는가 하는 문제일 뿐입니다. 공격적으로 받아치고 화를 내고 서운해 할 게 아니라, 지금 저 사람은 저 쪽에 서 있구나 그냥 바라보고 넘길 수 있어야 내 마음 잘 지켜낼 수 있습니다.
셋째,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습관적으로 해야 합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왜 하필이면 나야!"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살다 보면 이런 생각 할 때가 많지요. 그런데, 위에서 말한 내용은 모조리 바꿔 쓸 수 있습니다.
"나한테 이럴 수도 있지."
"하필이면 나일 수도 있지."
"나한테만 이런 일 생기지 말란 법 있나?"
내가 막 화가 났을 때는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 나는 정당하고, 나는 바르고, 나는 옳고, 나는 합법적이고, 상대는 모조리 잘못 되었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데요. 가끔 누군가 내게 와서 자신이 엄청 화가 났다며 말하는 걸 들어 보면, 사실 별 것도 아닌데 왜 저리 화를 내는가 의구심이 들 때도 있거든요. 그렇습니다. 내가 화 나면 화를 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 화 내면 왜 저러나 싶은 겁니다.
그냥 세상은 그런 겁니다. 꽃길만 펼쳐진 곳도 아니고 가시밭길만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고 이럴 수도 있습니다. 별 일 다 생기고 억울하고 분하고, 또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다가, 실망하고 좌절하고...... 그래서 인생을 희노애락이라 부르지 않습니까.
모질게 살아 봤습니다. 내 것 지키겠다고 이 악물고 전투적으로 하루하루 보내기도 했었고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절 제가 독한 마음 품었던 상황들이 제 인생에 남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상대에게 상처와 아픔만 주었지요.
'빌런'이라고 불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고, 노인이나 약자를 학대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거짓과 위선을 일상처럼 저지르는 사람들. 저도 그런 사람들 보면 한 대 때려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대부분 사람은 그런 '빌런' 아니지 않습니까. 조금만 이해하고 그럴 수 있다 생각해주면 좋은 마음 지켜낼 수 있습니다.
내가 주어진 내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듯이, 그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 열심히 살아아고 있거든요. 잠시라도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사람이 무슨 억화 심정에서 나를 못살게 굴겠습니까. 뭔가 이유가 있든가, 아니면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부처님 되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화도 많이 내고 감정적으로 위태롭기 때문에 조금은 마음을 가다듬어 보자는 뜻입니다. 서운해 하고 화를 내면 가장 힘든 것은 나 자신입니다. 다른 사람 때문에 소중한 내 인생과 감정 에너지를 낭비한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저도 [자이언트 북 컨설팅] 운영하면서, 지난 8년간 서운하고 섭섭한 일 많았거든요. 오죽하면 다 때려치우고 그냥 글만 쓸까 생각까지 했을까요.
시간 지나면서 다양한 일 많이 겪다 보니까, 유난히 나쁜 사람 있는 게 아니라 세상이 원래 그렇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쁜 사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더란 말입니다. 멀쩡히 길 가다가 새똥 맞으면 누가 기분 좋겠습니까. 누구에게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면, 사람이 그리 밉게만은 보이지 않을 테지요.
저도 여전히 화를 내고 서운해 할 때 많습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마음 불편할 때가 훨씬 줄었습니다. 당연히 글을 쓴 덕분이지요. 아무 딴지 걸지 않고, 함부로 조언하지도 않고, 그저 내 말을 귀담아 들어주기만 하는 백지 덕분에 불 같은 성질도 많이 줄어들 수 있었던 겁니다.
서운한 마음 가득한가요? 그 감정 때문에 가장 많이 다치는 건 내 마음입니다. 다독거려주고, 미안하다 말해주어야 합니다. 상대에게 복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 마음 닦아주는 일이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