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마음을 위해
장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는 대구에도 종일 비가 내렸지요. 다른 지역에 비해 비나 눈이 적은 편이지만, 이번 장마는 대구도 예외가 아닌 듯합니다. 오늘 아침, 강의를 하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는데요. 잠시 소강 상태인지 비가 그치고, 바람도 제법 선선하게 불었습니다.
아! 비가 온 것이 불과 2~3일 정도에 불과한데, 마치 수 년만에 처음으로 비가 그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산을 접고 걸어가는 가벼움, 맑은 공기, 선선한 바람,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는 여유...... 간만에 새로운 세상 만난 것 같아 기분 좋게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보다 맑은 말이 훨씬 많은데도 맑은 날 좋은 줄 모르고 살아갑니다. 한 번씩 이렇게 먹구름 끼고 비가 쏟아져야만 파란 하늘이 행복인 줄 알게 되니 얼마나 어리석고 바보 같은 인생인가요. 맑은 날이 이토록 좋은 줄 평소에도 깨닫고 살아간다면, 매일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사람은 망각의 동물입니다. 자꾸 잊어버립니다. 과거에 그토록 개고생을 해 놓고, 지금 이 만큼 살게 된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데, 저는 또 뭔가를 바라고 욕심 부리고 있으니 참으로 바보 같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반성을 하게 됩니다. 비가 잠시 그치고 날이 갠 덕분에 삶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우울하거나 이게 아닌데 싶을 때, 지금 내게 주어진 현실에서 감사할 만한 일을 찾아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사람의 마음은 어제 가장 힘들까요? 크게 보자면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과거에 대한 후회이고요. 둘째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입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마음이 편안해야 합니다. 과거와 미래 때문에 늘 혼란과 고통 속에 산다면 지금을 놓쳐버리게 되고, 그러면 다시 또 과거와 미래를 망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마음을 '지금'에 안착시킬 수 있을까요.
첫째,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람과 사물을 대할 때, 평소보다 조금만 마음을 더 내어서 관찰하고 집중하는 연습을 해 보세요. 그 동안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과 사물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새로움은 곧 신선함이고, 신선함은 그것을 대하는 내 마음을 다르게 해줍니다.
아버지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면, 하루가 다르게 늙어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거든요. 가끔 어떤 고집이나 아버지 특유의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 있지만, 이렇게 당신 얼굴에 관심을 갖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모난 마음이 확 줄어듭니다.
속상하고 우울할 때, 화가 날 때는 주변 사람이나 사물을 다르게 보겠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관찰해 보는 것이 도움 됩니다. 고정관념이란 게 참 무섭거든요. 사람마다 사물마다 내가 아는 것 외에 다른 모습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과거 실수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나'를 평가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딱 하루만 살펴봐도 감정과 기분과 행동과 태도가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며칠이 지나면 더 많이 바뀔 테고, 몇 년이 지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 내 모습을 계속 질질 끌고 다니면서 그것이 나의 전부인 양 단정짓는 습관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3년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준비했는데, 면접관이 3분만에 나를 평가해버리면 기분이 어떤가요? 허탈하고 화 나겠지요? 나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없이 많은 내 모습이 존재하는데 과거 잘못했던 점만 떠올리며 나 자신을 평가하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할 리 없지요.
좋아질 수 있다! 좋아지고 있다! 잘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외치며 초긍정의 생각과 말을 되풀이해야 합니다. 삶을 좌우하는 건 무의식이며, 무의식은 의식적인 생각과 말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 줍니다.
셋째, 미래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어떻게 확신과 신념을 갖느냐고 묻는 사람 많은데요.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조차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염려는 매일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나쁜 생각, 부정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이게 맞나' 짚어 보지 않았으면서, 좋은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하니까 옳고 그름을 따지려 드는 것이지요. 이 또한 생각하는 습관의 고질적인 단점입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확신과 신념 가질 수 있습니다. '나'란 존재는 애초부터 잘되려고 태어난 사람입니다. 신이 우리를 만들 때 죽어라 죽어라 하면서 만들었을까요? 절대 아니겠지요. 행복하고 성장하고 나누고 기뻐하면서, 그렇게 살라고 이 땅에 보냈을 겁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태양이었고 사랑이었고 행복이었습니다. 그 소중한 진실을 잠시 잊고 살았을 뿐이니까, 이제라도 원래의 가치로 돌아가는 것이 마땅한 태도입니다.
비는 또 내릴 겁니다. 그러다 다시 파란 하늘과 햇볕이 내리쬘 테고요. 수시로 변화하는 날씨 때문에 내 마음 이랬다 저랬다 할 필요 없습니다. 사람과 사물에 대한 관심, 나 자신을 믿는 마음, 미래에 대한 확신과 신념. 세 가지를 통해 편안한 마음 유지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