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뿐인 인생
소년일 때는 제가 소년인 줄 몰랐습니다. 그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이 제게도 분명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제 인생에 존재했던 소년을 잊고 살았습니다.
저는 지금 당당한 남자가 된 걸까요? 아니면 아직도 소년의 티를 벗지 못한 채 작고 여리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작은 빛이 은은하게 풍기는 소년도 귀한 존재이지만, 결국은 남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 또한 인생이겠지요.
소년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남자가 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건장하고 힘 있는 남자로 거듭날 수 있는 걸까요?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이 비슷한, 지금 시점에 남자를 생각해 봅니다. 적어도 남은 인생은 남자로 살고 싶습니다.
첫째,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세월이 바뀌고 시대가 달라진다 해도, 남자는 주변 사람들이 어깨를 기댈 수 있는 듬직함과 진취적인 사고방식을 지녀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과 도전을 서슴지 않는 용기를 가져야 마땅하겠지요.
둘째, 도전해야 합니다. 머릿속으로만 용기를 갖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미지의 길을 개척하고 우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넘어서서 뒤를 따르는 이들에게 평탄한 길을 마련해주는 것. 이것이 남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셋째, 책임을 져야 합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책임을 지기 싫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감정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면 두렵지 않습니다. 책임 지는 것이 마땅찮게 여겨지니까 망설이고 주저하는 것이죠.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오직 내가 책임지겠다 생각하면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넷째, 뭘 하겠다 했으면 끝장을 봐야 합니다. 이것 저것 일만 잔뜩 펼쳐놓고 수습 못 하는 사람 많은데요. 남자는 자기 손을 거쳐가는 모든 일들에 대해 끝을 보는 습성을 가져야 합니다. 시작과 끝이 불분명한 사람을 남자라고 하지는 않겠지요.
다섯째, 웃을 줄 알아야 합니다. 인상 팍팍 쓰고 분위기 잡는 게 남자가 아닙니다. 호탕한 웃음! 이로써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유쾌하고 밝게 만들어주는 에너지원이 되어야 합니다. 남자의 웃음이야말로 세상을 밝게 하는 근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고난과 시련 앞에서 쭈글이 되지 않고, 용기 내어 당당히 도전하겠습니다. 일이 잘못 될까 봐 노심초사 걱정과 근심 속에 웅크리고 살아가지 말고, 어깨 펴고 힘차게 한 걸음 내딛는 남자가 되겠습니다.
살다 보면 별 일 다 생깁니다. 이 일 때문에 이쪽으로 치이고, 저 일 때문에 저 쪽으로 휩쓸려 갑니다. 그러면서 삶이 지치고 힘들다며 푸념하고 불평하는 것이지요. 인생에 파도가 많다는 사실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이제는 그만 휩쓸리고 중심 잡아야 할 때입니다.
파도에 휩쓸려 떠다니는 인생을 어제로 끝내고, 이제부터는 파도를 직접 만들어야겠지요. 내가, 당신이 만든 파도에 수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전진해야 합니다.
힘들지요. 어려운 일 많습니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기만 하면야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회사에 가면 관계와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집에 오면 가족 챙겨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을 느끼고, 인생에서는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바쳐 뭔가 이루어야 한다는 압박도 받습니다.
그 와중에 '남자는 징징거려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통념까지 존재하는 바람에 어디 가서 하소연도 제대로 못 합니다. 남자의 애환과 삶이 담긴 책도 소설 외에는 찾아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런 말을 하면 약한 남자로 찍힐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겠지요.
이왕 남자로 살게 된 거라면, 진짜 남자로 거듭나 살아 보는 것이 좋겠지요. 총 쏘고 싸움 잘하고 근육 빵빵하다고 해서 남자가 아닙니다. 옷 잘 입고 겉모습 말쑥하고 좋은 시계 차고 다닌다 해서 남자가 아니지요. 자기 일에 몰입하고 성과 내고 어떤 경우에도 고개 숙이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사람. 모든 결과에 수긍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존재. 힘들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한 걸음 내딛는 근성 있는 영웅. 딱 한 번 주어지는 인생을 멋진 남자로 살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소년이 남자가 되는 순간. 가슴에 작은 불씨 하나 지피고, 오늘을 남자로 살아내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