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 보람과 비애

차라리 일하겠다

by 글장이


치열하게 일합니다. 하루 네 시간 수면, 스무 시간 활동합니다. 밥 먹고 쉬는 시간 외에는 무조건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강의자료를 만들거나 수강생 원고 검토 및 상담을 하고, 또 강의도 합니다. 친구 전화 오면 받습니다. 별 특별한 용건 없다 싶으면 그냥 끊습니다. 안부? 그런 건 필요 없습니다. 무슨 일 있었으면 벌써 연락 왔겠지요.


대구 내려갈 테니 얼굴 한 번 보자는 사람도 많습니다. 같이 밥 먹자는 사람도 있고, 상담 좀 하겠다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대부분 거절합니다. 만나 보면 십중 팔구는 하소연이나 푸념 아니면 쓸데 없는 수다입니다. 저한테는 목숨보다 소중한 시간인데, 그렇게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낭비할 만큼 다 했습니다.


이런 저를 보고 이기주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의 소중한 시간은 고려하지도 않고,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해 만나자고 하는 사람이 누구 보고 이기주의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돕습니다. 글쓰기/책쓰기 관련 상담 최선을 다해 합니다. 제가 해야 할 일, 제 도움이 필요한 일은 기꺼이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전형적인 워커홀릭인 저는 매일 두 가지 감정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하나는 기쁨과 보람이고요. 다른 하나는 고독과 비애입니다.


첫째, 기쁨과 보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과거 저는 사업에 크게 실패해서 인생을 통째로 날려먹은 적 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삶은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 모든 성취와 성공은 일에 몰입한 결과입니다.


매일 글 쓰고 책 읽었습니다. 노가다판에서 삽질하며 살아갈 때도, 단 하루도 빠짐 없이 집필하고 독서했습니다. 강의 준비는 약 스무 시간 정도 합니다. 강의 시작 전에는 반드시 리허설을 하고요. 강의자료는 매월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만듭니다. 파워포인트 약 500매 분량을 매달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누가 제 옆에서 한 달만 지켜본다면, 이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그렇게 치열한 노력과 정성으로 일에 빠져 산 덕분에 지금의 자이언트를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SNS에서 "빨리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과 같은 광고 문구를 볼 때면 머리 끝까지 화가 치솟습니다. 세상에 그런 방법은 없거든요. 멀쩡하게 두 눈 뜨고 그런 광고를 클릭하는 사람들 보면 더 어이가 없습니다. 얼빠진 사람들이지요.


워커홀릭 덕분에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당연히 기쁘고 보람 느낄 수밖에요.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고 묻는다면, 저는 두 번 생각지도 않고 답할 겁니다. 지금처럼 살 거라고요. 지금처럼 치열하게! 목숨 걸고 일할 겁니다.


둘째, 고독과 비애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혼자 있어 외롭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제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때로 답답함을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 만나 어울리고 술도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 추면서 스트레스 풀어야 또 열심히 일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하는 사람 많은데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한테는 그런 시간 필요 없습니다. 글 쓰고 책 읽는 시간이 즐거움이고 보람이라고 이미 말했지요. 혹시 손발이 오그라듭니까?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글 쓰고 책 읽을 때 가장 마음 편안하고, 강의할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스트레스를 대체 어디 가서 푼다는 말입니까.


뜻이 통하는 사람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사람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일은 고통이고, 고통을 참아야 성공하고, 그래서 인생은 힘든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성공을 위해 고통을 참기만 해야 한다면, 그 성공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반문해 봅니다.


워커홀릭의 고독과 비애는 철저히 혼자라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견디지 못할 아픔과 슬픔이란 뜻이 아니라, 동반자가 드물다는 사실에서 오는 섭섭함과 답답함이지요.


눈 뜨면 일합니다. 일하지 않는 날은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있습니다. 잠실 교보에서 사인회 하는 날, 그리고 어쩌다 외부 특강 있는 날. 그 외에는 무조건 집에서 글 쓰고 책 읽고 강의 준비하고 강의합니다. 가족조차 저를 보며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하지만,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의 삶이 거저 바뀌지는 않았겠지요. 목표를 정할 때, 제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말도 못 합니다.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일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를 찾아와 '간절하다' 말하는데요. 사전에서 '간절하다'는 말을 다시 찾아 보길 바랍니다. 정말로 간절하면 저를 찾아올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확실한 길을 찾았을 테니까요.


일전에 누군가,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처음 듣는 사람한테서 연락이 왔더군요. 한 번 만나고 싶다고요. 무슨 이유로 그러는가 물었더니, 그냥 한 번 뵙고 싶다 합니다. 시간이 없다며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은대 건방지다 온갖 소문을 다 내더군요.


괜찮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런 사람의 험담 정도는 저한테 티끌만큼의 상처도 줄 수 없습니다. 저는 건방지지 않고요. 또한, 그 사람 만나지 않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파 본 사람이 건강의 소중함을 압니다. 실패해 본 사람이 성공의 위대함을 알지요. 이별해 본 사람이 사랑의 가치를 압니다. 잃어 본 사람이 가진 것의 귀중함을 압니다.


저는 모든 것을 잃은 경험 있고, 또 6년이 넘는 시간을 허공에 날려버린 경험도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인생과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귀한 가치이자 전부입니다. 만나서 히히덕거리는 것이 인간관계 전부는 아니죠. 그들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여 더 큰 가치를 전달해주는 것도 사람 아끼는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힘이 닿는 데까지 공부하고 노력하고 일할 겁니다.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환경 때문에, 조건 때문에, 돈 때문에...... 구차한 변명과 핑계, 제 인생에는 없습니다. 신이 주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살아갈 겁니다. 주변에서 누가 뭐라 하든, 저는 제 길을 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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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홀릭이 문제일까요? 아니면, 스마트폰홀릭이나 SNS홀릭이 더 문제일까요? 저는 그냥 일하는 걸 선택하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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