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소중한 인생인가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못마땅하다면, 지금 괴롭고 힘들다면, 과거의 삶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 내가 했던 말과 행동의 결과가 바로 지금이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후회만 하고 있다면, 내일도 달라질 게 없다.
지금을 만든 것이 과거라면, 미래를 만드는 것은 지금이다. 최근 수 년간 자신의 삶에 아무런 변화나 성장이 없었다면 모든 걸 제쳐두고 달라지기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삶을 껴안고 끙끙대며 살면서도 이를 바꾸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인생은 어리석다.
지금을 살아가는 데에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집중이고, 둘째는 희망이다. 아무리 좋은 미래라도 먼 시간을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간은 쌓이고 모인다. 지금 행복할 수 있어야 내일도 행복한 법. 따라서, 지금이라는 시간에 집중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도 품는다. 인간 존재의 본질은 확장이다. 더 나은 삶을 향한 경험과 학습이야말로 살아가는 이유인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아마 대부분 사람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 거라 짐작한다. 중요한 생각이긴 하지만, 이보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이 있다. 방향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꿈꾸는 삶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것인지, 이 길의 끝에서 당당할 수 있을지, 수시로 점검하고 수정/보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머리로만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생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사람 머리라는 게 온갖 잡념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생각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또 글쓰기를 말하려 한다. 지금 내 삶의 모습이 어떠한가 제대로 짚어 보는 데에 글쓰기 만한 도구가 없다. 꿈, 목표, 비전 등 내가 추구하는 인생을 그려 보는 데에도 글 쓰는 것보다 좋은 방법 알지 못한다. 현재의 모습과 미래의 이상 사이 간극을 채우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로드맵을 짜는 최고의 방법 또한 글쓰기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 모양일까. 억울하고 분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하나하나 분석하기보다는,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미움으로만 시간을 보냈다. 잘못된 과거를 붙잡고 늘어져 현재까지 망쳤던 거다.
글을 쓰고 작가가 되어 '인생 역전' 해야겠다는 허황된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지금 내가 이 따위 마음으로 쓰고 있을 게 아니구나. 같지도 않은 소설 때려치우고 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지금의 내 모습,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과거의 내 말과 행동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바라는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인지, 과연 나는 이 모든 것을 해내고 견디고 달라질 수 있을 것인지......
스스로를 향한 질문과 답변만으로도 삶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보이고 들리면 믿음이 생긴다. 모든 것을 잃고 퀘퀘한 감옥 방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내가 살아낼 수 있겠다 결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글 쓰면서 생겼다. 내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 글 쓰면서 가졌다. 나 못지않게 타인의 삶도 소중하다는 생각? 글 쓰면서, 난생 처음 알았다. 아무리 거지 같은 삶을 살고 있어도 나에겐 여전히 누군가를 도울 힘이 남아 있다는 사실! 글 쓰면서 깨달았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시련과 고통과 좌절과 절망과 실패가 아니라 그저 '경험'이었음을, 나는 글을 쓰면서 받아들이게 되었다.
베스트셀러 작가 되어 본 적도 없고, 어느 공모전에 당선되어 본 적도 없고, 세바시에 나온 적도 TV에 출현한 적도 없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나는 지금도 무명 작가일 뿐. 자칫 건방지다는 소리 들을 법도 하지만, 기꺼이 용기를 내어 글 쓰는 삶을 전하기로 작정했다. 정신 번쩍 차리고서야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글을 쓴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아픔이 치유되거나 일확천금 생기지 않는다. 변화와 성장에는 시간이 걸린다. 글 쓰는 것도 꾸준함이 필요하다. 느리다. 오래 걸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이 글쓰기의 전부가 아니란 사실이다. 한 줄을 쓰면서 하나의 생각을 품고, 한 편을 쓰면서 하나의 철학을 갖는다.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과정에서 가치를 찾는 최고의 도구가 바로 글쓰기다.
사람들은 잘 쓰는 방법에만 관심이 있다. 무엇을 쓰려 하는지, 왜 쓰려고 하는지, 얼마나 뜨거운 열정으로 그 이야기를 전하려 하는지, 이런 생각들이야말로 가치관과 철학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을 써 보면 알 수 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떤 삶이 내게 주어진 것인지,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래서 쓰면 쓸수록 생각을 더 깊이 하게 되고, 깊이 있는 생각들이 모여 인생을 쌓아가게 되는 것이다.
책 한 권 내 보겠다는 단순한 생각이라도 좋고, 글 좀 잘 쓰고 싶다는 바람도 좋고, 그냥 일기만 꾸준히 쓰겠다는 개인적 목적이라도 좋다. 나는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