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를 늦추기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엉뚱한 메시지가 날라오면 화가 납니다. 바쁘게 일하는 중에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이 아무 생각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한심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다 있구나 어처구니 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금 무슨 말씀 하시는 겁니까?"
"생각 좀 하고 말씀하시면 안 될까요?"
"지금 이게 저한테 하실 말씀인가요?"
메시지를 보는 순간 꼭지가 돌아서 위와 같은 답장을 바로 날려버립니다. 그러면, 상대는 무안함을 느끼거나 되려 화를 내거나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보입니다.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저는, 너무 성급하게 답장을 보냈다는 사실에 후회를 합니다.
사람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때도 다르지 않습니다. 말을 할 때는 지켜야 할 예절이 있지요. 때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무개념의 말을 하는 사람도 있고요. 행동 하나하나 눈에 거슬리는 사람도 있고, 옆에 있는 사람한테 폐를 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속이 상하고 짜증이 납니다.
"말을 좀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은 대체 왜 하는 거지요?"
"말에 가시가 있네요. 지금 싸우자는 겁니까?"
도저히 참지 못해 위와 같은 말을 뱉고야 맙니다. 그럴 때마다 상대는 무안해 하거나 아니면 화를 내거나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참지 못하고 괜한 말을 뱉았다는 생각에 또 후회를 합니다.
고통과 시련의 시간을 겪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감정 중에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 바로 "후회"라는 사실입니다. 시간을 돌이킬 수도 없고, 없었던 일로 만들 수도 없습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입니다.
살면서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바로 그 후회를 줄여나가는 것이겠지요.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후회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신중하게 말하고 주의 깊게 행동해야 마땅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욱하는 감정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을 너무 자주 또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자꾸만 후회할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나 오늘을 돌이킬 때 또 후회를 하며 가슴을 칠 거란 생각을 하면 끔찍하고 몸서리가 쳐집니다.
저처럼 '성질 더러운' 분들 많이 계시죠? 그래서 후회도 많이 하고, 매 순간 욱하는 감정 때문에 사건 사고도 많이 겪었을 겁니다. 이제 우리, 조금씩이라도 후회를 줄여가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호흡을 크게 하면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호흡을 가만히 지켜보면, 생각보다 아주 얕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겁니다. 호흡이 얕다는 건 생각과 판단과 결정도 얕다는 걸 의미합니다. 의도적으로 깊이 들이마시고 또 깊이 내쉬는 연습을 하면, 당장이라도 마음 상태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둘째,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없애야 합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 메시지에 답을 할 때는, 10초만이라도 시간을 두는 습관 가져야 하고요.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때도,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의 눈을 바라보는 시간 5초라도 가져야 합니다. 즉시 반응하면 무조건 오류가 발생합니다. 오류 생겼다 하면 예외 없이 후회라는 걸 하게 되지요.
셋째, '내 승질이 드릅다'는 사실을 수시로 인정해야 합니다.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지요. 착하고 순한 사람도 있고, 불 같은 사람도 있고, 우유부단한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처럼 불 같은 사람들은 실수도 잦고 후회도 많이 하니까 조금만 그 성질 줄여 보자는 거지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똑바로 보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입니다.
호흡을 깊게 하고, 즉각 반응을 멈추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이 세 가지는 결국 '느린 삶'과 맥이 통합니다. 네, 맞습니다. 저는 지금 삶의 속도를 늦추자는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빨라도 너무 빠릅니다. 스마트폰과 SNS는 인류 문명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지요. 좋은 건 좋은 것이고 편리한 건 편리한 겁니다. 허나, 그 폐해도 명확히 짚어야 합니다. 도무지 생각이란 걸 할 틈이 없고요. 판단할 기회도 숙고할 여지도 없습니다. 그냥 막 몰아붙이고 쓸려가는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인생인가요.
뒷동산에 올라가 밝은 달을 보면서 시를 읊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숨을 크고 깊게 쉬기만 해도 즉시 시계가 멈춘 듯한 느낌이 들 겁니다. 즉각 반응을 하지만 않아도 세상과 타인을 바라보는 습관 생길 것이고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해도 욱하는 감정 줄일 수 있습니다. 삶의 속도를 늦추면 훨씬 많이 보이고 많이 들립니다.
KTX에서 내려 무궁화호 갈아타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요. 속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즐기고 누리면서 살아가는가 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후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고요. 한 번쯤은 일상의 속도를 줄여 보길 권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