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사건인데 화가 나지 않는다

기분, 그리고 시간

by 글장이


한참 운행중인데 차에서 끼익 하는 소리가 납니다. 별 것 아니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운전중에는 작은 소리도 민감하게 들리거든요. 일정을 뒤로 하고 가까운 정비소에 들릅니다. 엔진오일 한 번 봐주세요. 아니나 다를까, 엔진오일이 똑 떨어졌습니다. 얼른 조치하고 다시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소리도 안 나고, 차도 더 매끄럽게 잘 나가는 듯했습니다.


감자가 제철이지요. 아버지와 어머니 지인들이 여기저기에서 감자를 한 박스씩 보내왔습니다. 택배로 보내면 편할 텐데, 일부러 차에다 싣고 가져오신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겸사겸사 아버지와 어머니 얼굴도 뵙고 말이죠. 문제는, 그 무거운 감자 박스 제가 다 날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감자를 날랐습니다. 감자국, 감자조림, 카레, 고등어조림 등 한동안 감자만 먹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집니다. 비 예보가 없어서 안심했다가 폭삭 젖고 말았지요. 옷이며 가방이며 다 젖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하고 갈아입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비를 쫄딱 맞아 본 것 같습니다.


운행중에 엔진오일 바닥난 일, 지인들이 보내준 감자 박스 나르는 일, 그리고 비를 쫄딱 맞은 일...... 10년도 더 전에 사업 실패하고 망했을 때에도 똑같은 일들이 제게 일어났습니다. 그때는 엔진오일 떨어진 일로 화를 냈습니다. 감자 박스 나르면서 욕을 했고요. 비를 쫄딱 맞았을 땐 차라리 죽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엔진오일 떨어지면 그냥 채웁니다. 감자 박스도 신나게 나릅니다. 비 맞으면 즐깁니다. 똑같은 일인데 왜 10년 전에는 화를 내고 욕을 하고 죽고 싶다 생각했을까요? 왜 지금은 저의 감정과 태도가 전혀 달라진 것일까요?


상황과 환경과 조건은 변하지 않습니다. 엔진 오일도 감자 박스도 비도 "그냥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건 그저 내 마음 하나뿐입니다. 엔진오일이 저를 화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제가 화를 선택한 것이지요. 감자 박스와 비가 저를 욕하게 만들고 죽고 싶든 마음 생기도록 조장한 것이 아니라, 제가 그런 미운 마음을 선택한 것입니다.


더운 여름에 바다에 가면 낭만과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똑같은 바다인데, 겨울에 가 보면 왠지 쓸쓸하고 외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다는 좋은 놈일까요 나쁜 놈일까요. 바다는 좋은 놈도 아니고 나쁜 놈도 아니고 그저 바다일 뿐입니다. 내 마음이, 나의 생각이 바다를 "어떠하다" 라고 평가하는 것일 뿐이죠.


사건과 사물과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첫째는 나의 마음 상태이고요. 둘째는 시기입니다. 내 마음이 불편하면 옆 사람 숨소리고 거슬립니다. 내 마음이 행복하면 옆 사람 방구 소리도 예쁘게 들립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10년 전에는 나쁘게만 느껴졌는데, 지금은 마냥 좋게만 보입니다. 당장 헤어질 것처럼 싸워도, 사흘만 지나면 별 일 아니란 듯 알콩달콩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 집중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요? 그렇지요. 마음과 시간입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수시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또한, 모든 일을 시간을 두고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요. 내 마음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모든 일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바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성장하며 성공하는 비결이겠지요.


즐겁고 유쾌하면 발걸음도 가볍고 온 세상이 내 편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일을 할 때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임하게 됩니다. 사람을 만날 때도 밝고 너그럽게 대합니다. 실수나 실패를 하더라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도전합니다.


기분 좋기만 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불쾌하고 우울한 심정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하는 일마다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게 뻔합니다. 기분이라는 것이 이토록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지요. 아니, 기분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분에 관심을 갖지 않은 채 살아갑니다. 그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내가 기분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 기분이 나를 통제하도록 그냥 이끌려 살아가는 것이죠. 자신의 기분을 최고 상태로 유지하는 것에 모든 걸 바쳐야 합니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 유쾌하고 밝은 기분을 만들고 그 상태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기분을 최고로 만들고 또 유지할 수 있을까요? 첫째, 지금 내 기분이 어떠한가 수시로 관심을 갖고 체크해야 합니다. 생각이나 감정이라는 말로도 실천해 본 적 있는데요. 아무래도 좀 어렵더라고요. 기분이라는 단어가 가장 쉬웠습니다. 지금 내 기분이 어떠한가? 질문하고 체크하는 걸 습관으로 만드세요.


둘째, 만약 지금 자신의 기분이 떨떠름하거나 그저 그런 수준이라면 당장 전환시켜야 합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사진을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거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을 듣거나, 땀 흘려 운동을 하거나, 친구 만나 수다를 떨거나, 기분 좋아지는 상상을 하거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즉시 기분이 좋아지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즉각 실행할 수 있는 간단하고 명쾌한 방법일수록 좋겠지요.


셋째, 표정이나 제스처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기분이 우울하면 어깨가 축 처집니다. 반대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으면 기분이 우울해집니다. 감정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듯, 행동도 감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항상 어깨를 펴고, 표정은 밝게 하고, 양 손은 허리춤에 올리고, 씩씩하게 걷고, 다부지게 말하고, 모든 행동을 0.5초 정도 빠르게 하고, 목소리도 한 톤 높여 말해야 합니다. 누가 나를 곁에서 보면 무슨 기분 좋은 일 있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매 순간 그렇게 들뜬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기분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내가 바라는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까지 받아들이게 되면, 그야말로 천하무적이 되는 것이죠.


당장 폭발할 것처럼 일어나는 분노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속상하고 분하고 괘씸한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거나 사라지고요. 사람에 대한 원망이나 서운함도 시간이 갈수록 약해집니다. 격한 감정일수록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오래 가지 않거든요.


일기 쓰는 사람은 경험해 보았을 겁니다. 자신이 쓴 일기를 읽어 보면,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이유조차 기억나지 않는 분노와 짜증이 가득 적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이 내 감정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오래지 않아 사라질 감정 때문에 우리는 엄청난 욕설과 분노와 불쾌한 마음을 일으킨다는 얘기입니다. 한심하고 안타까운 노릇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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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오늘 하루만이라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최상의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그리고, 숨을 크게 쉬면서 시간을 허락해 보세요. 그 동안의 삶과는 뭔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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