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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Aug 01. 2023

책 쓰는 동안에는 주제만 생각한다

고도의 집중과 몰입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집필할 당시에는 막노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침 6시에는 인력시장에 나가야 했기 때문에, 새벽 4시에 일어나 글부터 쓰곤 했지요. 저녁 7시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는 밤 9시부터 다시 글을 썼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첫 페이지를 집필하기 시작한 때부터 마지막 탈고 순간까지, 단 한 순간도 "글쓰기" 생각을 내려놓은 적 없었습니다. 밥 먹을 때도 책 주제만 생각했고, 화장실에서 똥을 쌀 때도 글쓰기만 떠올렸습니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많은 아쉬움 속에 출간되었지만, 그럼에도 저는 첫 책에 대한 애착이 남다릅니다.


주제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말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독자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다고 해서 책이 되는 건 아닙니다. 글을 쓰고 싶지만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 글쓰기에 대해 아예 관심 없는 사람들이 저의 독자들이었습니다. 둘째는 도움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어야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정한 독자들에게 글쓰기에 관한 도움을 준다! 이것이 첫 책의 주제였지요.


두 번째 책은 《최고다 내 인생》입니다. 이 책을 쓸 때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눈만 뜨면 내 인생을 최고라고 여겼고, 또 그에 관한 스토리를 풀어내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2016년 3월에 집필했으니, 당시에도 여전히 막노동을 하고 있었거든요. 사업 실패하고 감옥 다녀와서 노가다하면서 살고 있는데, 계속 내 인생 최고라고 외치고 다니니까 가족 포함 주변 사람들이 저를 미친 놈 취급했습니다.


그런데요. 두 번째 책을 쓰는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최고다 내 인생"을 외치고 쓰고 나니까 정말로 제 인생이 최고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지금의 축복 같은 삶은 그 시절의 확언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저는, 두 번째 책을 집필하면서도 초고부터 탈고까지 주제만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삶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을 독자로 삼고, 그들에게 당신의 삶이 최고란 사실을 전하는 걸 목표로 정했지요. 눈만 뜨면 최고다 내 인생! 길을 걸을 때도 최고다 내 인생! 공사 현장에서 삽질을 하면서도 최고다 내 인생!


《아픔공부》를 집필할 때는 "하나도 아프지 않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자!"라는 생각만 하면서 살았고요. 《강안독서》를 쓸 때는 "독서와 내 인생 쓰기"에 대해서만 생각하면서 지냈습니다. 《책쓰기》를 집필할 때는 그야말로 책쓰기만 생각했고요. 《일상과 문장사이》를 쓸 때는 "일상에서 보고 듣는 모든 것이 글감이다!"라는 생각만 치열하게 했습니다.


《작가의 인생공부》를 집필할 때는 글을 쓸 때 필요한 문법을 비롯한 모든 원칙들을 인생에 대입하여 메시지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오직 주제만 생각하였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생각과 노력을 핵심 독자에게만 쏟아부었습니다.


현재까지 일곱 권의 개인 저서를 출간했으며, 전자책도 네 권 냈습니다. 책 한 권 쓸 때마다 해당 주제에 대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에, 저는 글 쓰는 삶을 살게 되었고, 제 인생을 최고라 여기게 되었으며, 아픔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졌고, 독서도 치열하게 하며, 책도 쓰고 있고, 일상에서 글감 찾고, 작가로서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독자를 위한 책을 쓰는 과정에서 작가인 제 삶도 더불어 좋아진 것이지요.


책 한 권을 쓰는 동안에는 오직 "주제"에 대해서만 생각해야 합니다. 초고 집필 기간을 약 두 달 정도로 본다면, 적어도 60일 동안만이라도 자신이 정한 "주제"에 미쳐야 한다는 말입니다.


책쓰기 붐 탓인지, 책 출간하는 사람은 많아졌는데요.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했으면서도 자기 책에 어떤 내용을 썼는지 기억조차 못하는 작가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이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며, 독자 앞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 것인가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작가는 자신이 쓴 책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독자를 위해서 자신이 경험한 바와 알고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이지요. 집필 기간 동안만이라도 그 내용에 집중하고, 또 자신이 쓴 내용에 책임질 수 있어야만 독자가 기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떤 주제로 책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는 예비 작가들도 많은데요. 이런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풀어 볼 수 있습니다. 책 한 권을 쓰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일단 주제를 정하고, 그런 다음 집필하는 동안 계속 집중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면 제법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거든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만 쓰는 게 아니라, 쓰는 과정에서 새롭게 배우고 익히고 알게 된 내용까지 모조리 써야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글을 쓰는 동안 성장한다고도 말하는 것이지요. 같은 분야의 책 열 권만 읽어도 전문가 됩니다. 글 쓰는 동안 자신감도 붙고요.


잘 쓴다 못 쓴다 이런 생각만 갖고 있는 사람 많습니다. 본질은 집중입니다. 글쓰기 기본 법칙만 안다면, 나머지는 얼마만큼 집중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나는 거지요. 강사마다 강의하는 모습이 다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강의 내용에 미쳐 있는" 강사를 좋아합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가 주제에 미쳐 있다는 사실을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매력적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써야 하지 않을까요.


사람이 뭔가에 집중을 하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됩니다. 딱 두 달만 변신해서 책 한 권 써 보길 권합니다. 쓰는 동안 자신도 성장하고, 그 책을 읽는 독자도 행복할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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