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마다 세상을 구하기로 한다
크게, 더 크게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 때가 있다. 친구한테 서운한 말 듣고 속상할 때도 많다. 생각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 받을 때도 적지 않고, 믿었던 사람한테 뒤통수 맞고 화가 솟구친 적도 셀 수 없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이 다양한 종류의 사건(?)으로 감정적 동요를 겪는다. 감정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따라서 우리는 자주 지치고 활력을 잃곤 한다.
불편한 감정이 생길 때마다 나는 '지구를 구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이 생각을 떠올리는 순간, 조금 전까지의 모든 일과 감정이 지극히 '사소한' 것들로 바뀐다. 순식간이다.
'지구를 구한다'는 표현은 거창하긴 하지만 실제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으로 누군가를 돕는 것. 바로 이런 행위 하나조차 위대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타인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하는 한 마디의 말. 괜찮다는 위로와 다시 시도해 보라는 격려. 다른 사람을 '위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곧 '지구를 구하는' 일 아니겠는가.
존재의 본질과 선한 영향력을 생각할 때마다 내게 일어나는 대부분 일이 사소하고 작게 느껴진다. 가족과의 갈등이나 친구의 한 마디, 업무 스트레스, 배신, 분노 따위 모든 감정들은 '위대한' 말과 행동 앞에서 맥없이 쓰러진다.
위대한 생각을 습관적으로 하면 사고의 크기가 확장된다. 간장 종지 같았던 심보가 원대한 꿈을 향해 펼쳐진 대양처럼 바뀐다. 가슴 속에서 뭔가 뜨거운 게 솟구치는 듯하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더 큰' 인생을 향해 생각이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해 볼 만하다. 권하고 싶다. 생각하는 건 자유다. 돈도 들지 않는다. 그리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효과는 엄청나다.
주의할 점이 있다. '큰 생각'은 때로 뜬구름 잡는 것처럼 허망하고 공허할 때가 있다. 자칫하면 망상에 젖어 현실을 회피하고 망상 속에 살게 되는 치명적인 위험이 따르게 된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 '큰 생각'을 실행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으로 세상과 타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야 하고,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 수많은 실행안 중에서 나는 글쓰기/책쓰기라는 도구를 선택한 것이다.
사사로운 일에 연연하느니 좋은 글 한 편을 쓰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좌절하고 절망하며 눈물 흘리고 있느니 세상에 남길 글 쓰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내가 쓴 글로 누구 한 사람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지금 내가 갖게 된 악감정에 휘둘리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지 않겠냐고, 나는 그리 생각했었다.
실제로 얼마나 도왔는가? 지구를 구했는가? 이런 질문은 중요하지 않다. 결과 지향적인 질문은 사람을 맥빠지게 만들고 의욕을 잃게 한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헛되지 않았다는 신념과 확신이다. 점 하나 찍는 것으로 충분하다. 또 다른 누군가가 나를 이어 점 하나를 찍겠지. 세상은 그런 점들이 모여 달라지는 것이니까.
스티브 잡스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겠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생각이 그 정도 되니까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는 비운을 겪고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던 거다. 하워드 슐츠는 집과 직장 사이 제 3의 공간을 선물하겠다는 마음으로 스타벅스를 만들었다. 커피 판다는 생각으로 장사 시작했으면 오늘날 스타벅스는 만날 수 없었을 테지. 아기 분유값조차 없었던 조앤 롤링은 자신의 삶에 마법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그리고 해리 포터는 실제로 그녀의 삶에 마법을 선물했다.
생각의 크기가 인생의 크기를 결정한다. 누군가의 한 마디에 짜증 팍팍 내는 사람과 세상 위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 두 사람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 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힘들고 어려운 일 피해갈 수 없다. 답답하고 화 나는 일 수시로 생긴다. 세상은 이렇게 우리를 향해 '그냥 쪼그라져 있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그리 만만한 사람들은 아니지 않은가.
오늘도 수많은 악당(감정, 사건)들이 내 앞에 나타나겠지. 슈트 챙겨야겠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